크레이지 가드너 1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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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의 로망을 산산조각 내주겠다는 만화 <극한견주>를 정말 배꼽잡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극한견주>를 처음 만났던 것이 4년은 된 것 같은데, 시리즈는 4권으로 완결이 되었다. 이번에는 마일로 작가가 '식물 금손'에 도전하는 홈가드닝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현재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 <크레이지 가드너>는 24화까지 올라와 있고, 단행본에는 12화까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단행본으로 이 시리즈를 처음 접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13화부터 24화까지 웹툰을 정주행 해버리고는 새로운 내용이 업데이트 될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마성의 작품이다.

 

 

몇 년 전부터 플랜테리어가 유행하면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많아 졌지만, 사실 식물을 돌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햇빛을 많이 보게 해주고, 물만 잘 주면 살겠지 싶겠지만 식물마다 필요한 환경이 달라서 제대로 키워내는 것이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대체 왜 남들은 멀쩡하게 잘만 키우는데, 우리 집에만 오면 식물들이 죽는 걸까 싶었던 적이 있다면, 나름 식물 똥손이라 자부한다면 마일로 작가의 '실물 금손' 도전기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양지를 선호하는 식물을 음지에 두어 빛이 부족해지니 웃자라거나 시들어버리고, 비실거리는 식물에게 힘내라고 영양제를 듬뿍 줬더니 과다투여로 죽어 버리고, 손짓 한 번에 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물을 준다고 준 것 같은데 식물이 점점 말라가다 결국 시들고 마는 경험을 마일로 작가 역시 수 차례 반복해왔다. 식물을 죽이고, 사고, 죽이고 사는 시행착오들을 특유의 유쾌함과 극한의 유머와 함께 굉장히 현실 밀착형으로 그려내고 있어 정말 식물 초보들에게도 공감과 이해를 저절로 불러 온다.

 

 

'본격 교양 식물 만화'라는 부제처럼 식물 가드닝에 대한 정말 디테일한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준다는 점도 특징이다. 막연하게 플랜테리어를 한 번 해보고 싶다거나, SNS에서 자주 보는 홈가드닝의 세계에 입문해보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기초 단계부터 차근차근 전문가의 수준까지 배울 수 있다. 마일로 작가는 식물 집사를 자처한 5년 동안의 경험을 고스란히 만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시베리아의 눈처럼 하얀색 털이 사랑스러운 사모예드 솜이도 중간 중간 등장해 너무 반가웠다. 덩치는 우람하지만 터널과 작은 개를 무서워하는 귀여운 허당 솜이가 마일로 작가의 식물집사 노릇을 어떻게 방해(?)하고 지켜보는 지도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으니 말이다. <극한견주>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번 신작도 놓치지 말기를 추천한다.

 

 

전작인 <극한 견주>가 대형견을 키우며 겪는 에피소드와 반려인의 애환을 담았다면, 이번 신작 <크레이지 가드너>는 식물 망손으로 시작해 식물 덕후에 이른 과정을 광기의 식물 만화로 탄생시켰다. 사랑스러운 모종, 벌크업한 듯한 대품종 식물에 해충까지 귀염뽀짝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식물들에 대한 정보 또한 아주 쉽게 보여주고 있는데다, 분갈이, 해충 예방, 화분 구입 정보 등 온갖 식물 키우키 팁들이 가득하다.

 

깨알 같은 책 속 부록 〈마일로의 식물 119코너〉도 식물을 길러본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식물 전구를 비롯해 광합성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식물별로 잘 맞는 화분이 있는지, 초보자가 키우기 쉬우면서도 예쁜 식물은 뭐가 있는지 등 초보 식물러들의 질문에 작가가 경험으로 터득한 답을 들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단행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마일로 작가의 작업 공간과 식물 공간도 공개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자. 어쩌다 보니 반려식물이 200개가 되고 만, 본격 식물 집착 개그 만화를 통해서 식물이 안겨주는 기쁨과 힐링, 그리고 번뇌와 해탈의 콤보를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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