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사람 - 까꿍TOON
최서연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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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사람 중에 가장 외향적인'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긴 제목부터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책이다. 스스로를 '내향인 49% + 외향인 51%'라고 설명하는 작가 최서연은 영어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 중인 대학생이다. 미술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만화를 배운 적도 없는 대학생이 그린 만화라는 설명에 큰 기대감 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몇 페이지 넘기기도 전에 까꿍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다. 이 책은 평범한 2000년생 대학생 최서연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려 SNS에 올리면서 시작된 '까꿍TOON’의 주요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처음 신어보는 구두가 하수구에 껴서 결국 굽이 빠져 절뚝거리며 귀가하고, 단발 레이어드를 하러 미용실에 가서 커트를 했는데, 미용사분의 만족감과는 다르게 세기말 인간이 거울 속에 있었다. 그 모습 아래 적힌 멘트, '시간을 거스르는 자'. 무심코 던지는 멘트들이 정말 너무 웃겼다. 민증 사진 찍는 걸 미루다가 대충 되는대로 찍었더니, 결국 민증 사진을 사용한 대학교 학생증 사진으로 첫날부터 본인 맞냐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친구들과 구두약속을 했다가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다는 마음으로 대동단결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약속을 취소하기도 한다.

 

누구나 읽다가 이거 내 얘긴데, 이건 내 친구랑 똑같잖아. 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재미가 가득한 책이었다.

 

 

까꿍의 하루는 그렇게 지하철에서 만난 다양한 유형의 빌런들, 사랑니 발치, 독서실에 등장한 비둘기, 셀카 불청객, 알바의 세계, 인생샷 촬영 실패, 대면시험 등등 주위를 둘러 보면 어디서나 만날 법한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자칫 평범할 수도 있는 에피소드들은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와 공감가는 멘트들로 빵빵 터지는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최대한 심플한 배경에 인물 몇 명만 나와서 짧은 대화로 이루어진 단 두 페이지 짜리 만화인데,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유쾌해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맛깔나게 풀어내는 입담 좋은 사람처럼 이 책은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일상을 사랑스러운 재미로 만들어 낸다. 코로나로 인해 바뀌게 된 대학생들의 일상 속 이야기들도, 보람차고 기도 차는 알바 생활의 리얼한 이야기들도 파란만장하다.

 

무더운 여름 푹푹 찌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아무 생각 없이 배꼽잡고 웃을 수 있는 힐링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자석처럼 재미난 일을 끌어당기는 까꿍의 하루가 참을 수 없는 웃음의 순간들을 안겨줄 테니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확진자 수를 비롯해서 웃을 일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지쳐 있는 우리에게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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