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너머 -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
조던 B. 피터슨 지음, 김한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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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것이다. 그런 일들이 백 가지 천 가지 쌓이면 당신의 삶은 비참해지고 결혼 생활은 파탄 난다. 따라서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한 체하지 마라. 서로 협의해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상의하라. 싸움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 순간에는 불쾌할지라도 낙타 등에 붙은 작은 지푸라기를 떼어내야 한다. 모두가 사소하게 여기는 일상적인 사건일수록 이런 조언은 특히 중요하다. 삶은 반복이며, 반복되는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p.115

 

무기력에 빠진 청년들을 향한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한 조던 피터슨이 <12가지 인생의 법칙>이후 3년 만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치워라’는 말이 특히 유명한데, 그는 전작으로 전 세계에서 ‘피터슨 현상’을 일으키며 200만 부가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후 그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딸의 수술, 아내의 신장암 투병, 그리고 자신이 신경안정제 의존증에 걸려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약을 끊으며 금단 현상을 겪고, 발작과 심한 불안을 거치며 1년 넘게 치료가 계속되었고, 그 지옥 같은 상황에서 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번 작품의 부제는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이다. 이번에는 실제 죽음의 위기를 겪고 나서 얻게 된 인생의 지혜들이기에, 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조금 더 현명한 12가지 법칙이 될 것이다. 제목이 '질서 너머'라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우리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행동으로 목표하는 결과를 얻을 때 우리는 질서의 영역 안에 존재하고, 그런 결과를 긍정적으로 여긴다. 하지만 질서정연한 모든 상태는 비록 편하고 안전하긴 해도 나름의 결함이 있다. 세계는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예상 밖으로 변하고 있는데, 세계에 질서를 부여해 이미 아는 것을 얻은 것에 안주한다면, 그 질서는 곧 딱딱하게 굳어버리게 마련이니 말이다. 그러니 한 발을 질서의 영역에 두고, 다른 한 발로 그 밖에 있는 미지의 세계를 디뎌야 한다는 것이 피터슨의 말이다.

 

 

 

흔히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에는 부당함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다. 그래서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널려 있는데, 다들 악행을 저지르고도 벌받지 않고 지나간다” 또는 “세상 사람들은 모두 운이 좋아 건강하게 잘 사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니 얼마나 불공평한가?”라고 말한다. 이렇듯 ‘왜 나에게?’라는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불공평하다는 피해의식에 물들어 있다.    p.391

 

피터슨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12가지 법칙은 이렇다.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3년 전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제시한 이후, 우리 세상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지게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혼돈과 질서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고 있는 피터슨이 새롭게 제시한 인생 법칙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법칙이 가장 와 닿았던 것 같다. 옷장 속에 쓰레기를 계속 쌓아두고 숨기기만 한다면 우리가 가장 준비가 안 되었을 때 그 동안 쌓인 것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우리를 덮칠 거라고 말한,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이다. 우리는 사소하지만 성가신 일들을 표출하거나 해결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놔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어떤 사소한 일도 매일 일어난다면 그건 '중요한' 일이다.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싸움도 두려워하지 말고, 혼돈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안개를 걷어내고, 거기 숨어 있을 것 같은 날카로운 모서리가 진짜인지 환상인지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그 중 일부가 진짜일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진실을 묻어두지 않고 눈으로 확인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위험을 미리 알아차리고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혼란스러운 시대, 우리는 마음과 영혼을 곧추세우고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방식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조던 피터슨의 이 책이 새로운 통찰을 얻는데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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