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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맵 - 에너지·기후·지정학이 바꾸는 새로운 패권 지도
대니얼 예긴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5월
평점 :
2020년 2월,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은 하루 생산량 1,300 배럴을 기록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앞섰는데 이는 2008년 대비 세 배가 넘는 규모였다. 하지만 바로 그 시점에서 2020년의 대재앙이라 할 만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전 세계 경제가 다 함께 활동을 멈췄다. 그리고 대부분의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역시 큰 타격을 받은 셰일 산업에선 투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셰일오일이나 천연가스의 생산량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p.112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너지 및 국제 관계 전문가인 대니얼 예긴은 클린턴부터 트럼프까지 미국 4개 행정부의 에너지부 자문위원회에 몸담았다. 석유가 탄생시킨 부와 권력의 흐름을 대담한 분석과 통찰로 정리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황금의 샘> 이후 10년 만에 그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에는 ‘에너지’, ‘기후’, ‘지정학’이라는 보다 심층적인 키워드를 통해 부와 권력 그리고 기회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누가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으로 부상할 것인지를 들려준다.
이 책은 셰일 혁명은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러시아와 중국이 한편이 되어 미국에게 대항하는 새로운 냉전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그 안에서 에너지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전 세계 석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 3인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러시아의 미래에 대한 예측과 코로나 바이러스와 기후 문제, 에너지 전환 등이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예긴은 “앞으로 ‘무엇’을 활용해 이동하느냐에 따라 일자리와 돈의 흐름, 국가 간 관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이 한국의 미래와 더불어 새로운 에너지 및 지정학적 지도에서 한국이 갖는 위치와 새로운 지형에서 한국이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지도를 읽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읽는 이들 사이에서 그 속도와 정도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종종 심하게 일어나긴 했으나 적어도 그 방향과 흐름만큼은 누구든 알아차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대유행병의 결과로 인해 지도 위에는 갑자기 알 수 없는 빈틈들이 나타났고 세계는 지금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세계 경제의 회복기 이후를 바라보려 노력하면서 우리는 어떤 에너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p.573
여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의 첫 번째 장은 '미국의 지도'이다. 미국을 세계 최대의 석유 수입국에서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으로 변화시킨 '셰일 혁명'에 대해 설명하며 시작한다. 셰일 혁명은 세계 석유 시장을 완전히 뒤바꿔놓았고 에너지 안보의 개념 자체를 변화시켰지만, 코로나 이후 석유 시장의 커다란 위기 속에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다. 두 번째 장인 '러시아의 지도'에서는 러시아의 방대한 에너지 자원과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관계, 그리고 북극의 LNG개발에 대해 들려준다. 세 번째 장인 '중국의 지도'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점적으로 탐구한다. 네 번째 장인 '중동의 지도'에서는 중동에 세워진 국가들의 지도를 바꾸려는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들려준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등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여섯 번째 장에서는 풍력 및 태양관 산업 등 에너지 전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반적인 경제경영서나 미래예측서에 비해서 정치, 경제, 지리, 역사를 넘나드는 책이라 읽는 게 만만치 않았다. 복잡다단한 세계를 움직이고 부와 권력, 기회를 가를 변곡점을 한 발 먼저 읽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미국 유수의 언론들은 대니얼 예긴 외에 에너지가 초래하는 거대한 국제 정세와 경제 흐름을 예긴만큼 정확히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대니얼 예긴은 여전히 현안이 생길 때마다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찾는 세계 최고 에너지 전문가이니 말이다. 세계지도를 넘나들며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에너지와 지정학, 그리고 글로벌 경제의 촘촘한 연결고리가 궁금하다면, 에너지를 둘러싼 각국의 야망과 힘겨루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이 거대한 세계를 움직이는 숨은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