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게 4 - 수수께끼를 풀어 드립니다 십 년 가게 4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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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마법이 존재하고, 그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가 있다. 그 사실은 알고 있었다. 다만, 타바는 지금까지 마법에 흥미를 느낀 적이 없었다. 타바는 마법을 쓸 수 없고, 마법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돈벌이에 이용할 수 없다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지금 타바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마법의 힘 말고는 없다... 그야말로 지금 타바에게 필요하다.     p.11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의 히로시마 레이코가 시간의 마법을 소재로 그려낸 판타지 동화 <십 년 가게> 그 네 번째 이야기이다. 이번 작품에서 새로 등장하는 마법사가 있다. 표지에 그려진 수염을 길게 기르고 덩치가 아주 큰 할아버지 마법사인데, 위아래가 붙은 파란색 작업복에 커다란 밀짚모자를 써서 농부처럼 보인다. 각종 물건을 봉인하고 또 풀려나게 하는 '봉인 가게의 포'라는 마법사는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가 되었다.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놀랄 만큼 고요한, 벽돌 건물이 나란히 늘어선 골목. 그곳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끼운 하얀 문을 단 '십 년 가게'가 있다. 가게 안은 수많은 오래된 물건들로 빼곡히 차 있어 가게가 아니라 창고 같은 풍경이다. 이런저런 잡동사니가 넘칠 듯이 가득하지만, 오묘하게 매력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짙은 갈색 조끼와 바지를 입고, 은테 안경을 걸친 젊은 남자가 가게의 주인, 복슬복슬한 주황색 털과 선명한 에메랄드 색 눈동자의 커다란 고양이가 직원이다. 고양이는 두 발로 서서 조씨에 나비넥타이까지 매고 있는데다, 사람처럼 말도 할 줄 알았다. 바로 이 곳이 십 년 동안 물건을 맡아주는 마법의 시간 가게이다.

 

 

그 순간, 키나는 마음을 정했다. 고스 가족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다니, 말도 안 된다. 무엇보다 그 나무에도 나무 집에도 추억이 가득하다. 역시 잃고 싶지 않다.
'수명 일 년? 좋아, 지불하겠어. 하나도 아깝지 않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니까.'
키나가 결심을 하는 순간, 응접실로 한 남자가 들어왔다.      p.83

 

사업 실패로 인해 전 재산을 잃고, 가지고 있는 물건도 전부 빼앗기게 된 타바, 열정적인 포도주 수집가인 그는 어떻게든 포도주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는 십 년 가게에 포도주를 맡기는데, 과연 그는 계획대로 다시 부자가 되어 잃어버린 물건을 전부 되찾을 수 있게 될까. 올해 열 살인 키나는 제멋대로인 이웃 가족 때문에 할아버지의 나무를 베어 버리기로 했다는 것에 화가 난다. 정원 한구석에 있는 커다란 나무 위에는 나무로 만든 집이 있었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도 그곳에 깃든 추억은 키나를 든든히 지켜주었다. 이 커다란 나무도 십 년 가게가 옮겨서 보관해줄 수 있을까.

 

 

'십 년 가게'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손님들이 맡긴 물건에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가 더해졌다. 시리즈를 차근차근 따라 왔다면 모두 탐정이 되어 수수께끼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에는 매 작품마다 새로운 마법사가 등장해왔다. 1권에서는 마법사 트루, 2권에서는 색깔을 만드는 마법사인 텐과 카멜레온 팔레트, 3권에서는 날씨를 바꾸는 마법사 비비, 그리고 4권에서는 봉인 가게의 포가 등장했다. 시리즈 특별판으로 나온 <십 년 가게와 마법사들> 에서는 각각의 마법사들이 주인공이 되어 등장하니 챙겨보면 좋을 것 같다.

 

누구나 각자의 이유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물건들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자신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그런 물건들을 더 이상 가지고 있을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 시간의 마법을 이용해보고 싶어 지지 않을까.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말이다. 그럴 마음이 들었다면, 당신도 '십 년 가게'를 이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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