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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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우리 일상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버렸고, 우리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왔던 많은 것들이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다시 여행을 하게 될까, 낯선 사람과 악수를 하고, 영화관에 가고, 아무 두려움 없이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를 거닐고, 걱정 없이 마스크를 끼지 않고 밖에 나갈 수 있을까.

 

이 모든 것들은 사실 대단한 의지를 가지고 행할 수 있던 것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일상들의 기억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그 혼란의 한복판에서, 불안과 우울의 날들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이런 책이 필요하다. 

 

 

작년에 발표되었던 이적의 <당연한 것들>은 ‘코로나 19로 마음이 복잡한 날들, 희망을 꿈꾸며’ 지은 노래이다. 당연했던 것들을 잃어 버리고 사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던 그 노랫말이 이번에는 그림책으로 새롭게 탄생되었다. 이적의 시적인 가사 속에 함축되어 있던 많은 감정들이 그림과 만나면 또 어떤 이야기를 그려낼지 기대가 되었다.

 

 

독특하게도 이 책은 그림 작가가 세 명이다. 호주, 미국, 한국 이라는 각기 다른 곳에서 코로나를 경험하고 있는 세 명의 작가가 이적의 노랫말에 그림을 그렸다. 세 작가의 그림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른 점도 이 그림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모노톤으로 심플하게 그려낸 일상의 풍경들과 싱그러운 빛깔의 수채화로 채색된 계절의 풍경들, 그리고 독특한 색감의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까지... 이들 각자가 표현해내고 있는 기억의 조각들이 모여서 한 권의 그림책이 완성된다.

 

 

초판 한정으로 책 속에 퍼즐이 포함되어 있다. 책을 펼칠 때 조심스럽게 개봉해야 한다. 무심코 뒷장을 펼치다가는 퍼즐이 와르르 쏟아질 수 있다. 퍼즐을 한조각 한조각 맞춰 보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의 조각들을 완성시킬 수 있다.

 

책 속에 퍼즐이 들어 있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는데, 그래서 더욱 재미있는 그림책이었다. 퍼즐일 다 맞춘 뒤에 퍼즐 유액같은 걸로 고정을 시켜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책 장 넘길 때마다 퍼즐이 쏟아져서 당황스러운 사태를 막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랫말에 그림을 입혀 또 다른 서사를 만들어낸다는 점도 인상적이었고, 개성도 스타일도 뚜렷하게 다른 세 명의 그림 작가들이 함께 작업한 그림책이라는 점도 너무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작년 한해 동안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바뀐 풍경들 속에서 별것 아닌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건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다. 그리고 점점 더 삭막해지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곁에 있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고, 결국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어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의지와 노력만으로 언제든지 누릴 수 있다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이 엄청난 경험도 언젠가는 끝이 날 거라고, 우린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이 그림책을 다시 한번 펼쳐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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