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욕망의 법칙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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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 향하는 첫 단계에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주목을 끌어야 한다. 그러나 점점 더 높이 올라갈수록 방식을 계속 수정하고 조정해야 한다. 절대 같은 전술로 사람들을 물리게 해서는 안 된다. 마타 하리는 거짓말을 지나치게 많이 했다. 설사 그녀가 스파이가 아니었다고 해도, 당시에는 그렇게 가정하는 것이 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모든 거짓말을 감안할 때, 지극히 의심스럽고 사악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당신의 신비감이 사기꾼이라는 평판으로 천천히 변형되도록 허용하지 마라. 당신이 조성한 신비감은 무해하고 유쾌한 일종의 게임처럼 보여야 한다. 결코 선을 넘어서는 안 되며, 따라서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p.58

 

로버트 그린은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 3부작으로 ‘부활한 마키아벨리’라는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세 작품 모두 600페이지를 가뿐히 넘으며 700페이지를 향해 달려가는 두툼한 두께의 책이라 읽기에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작년에 <유혹의 기술>이 더 가볍고 작아진 에센셜 에디션으로 <인간 관계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었다. 이번에는 <권력의 법칙>이 읽기 쉬운 버전으로 새롭게 <인간 욕망의 법칙>으로 나왔다.

 

<권력의 법칙>은 현대판 <군주론>에 비견되는 책으로 3부작 중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인 680쪽의 분량이다. 이번에 나온 에센셜 버전은 352페이지로 거의 절반 정도의 분량임에도 역사상 최고의 권력자만의 알던 노하우를 정리한 48가지 법칙을 모두 담고 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라, 목숨을 걸고 평판을 지켜라, 무슨 수를 쓰든 관심을 끌어라, 자비나 의리가 아니라 이익에 호소하라, 친구처럼 행동하고 스파이처럼 움직여라, 상대보다 멍청하게 보여라, 별다른 노력 없이 성과를 달성한 척하라, 사람들의 환상을 이용하라 등등 제목만 보더라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 권력의 법칙들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당신이 한쪽을 향해 서약하는 순간, 마법은 사라진다. 당신은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존재가 된다. 사람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당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선물을 주고 온갖 호의를 베풀며 자신에게 구속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들의 배려를 장려하고 관심을 촉구하라. 하지만 절대 서약은 하지 마라. 하지만 기억하라. 목표는 사람들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을 정하기 어려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당신이 구애자들의 희망을 계속 자극하는 한, 당신은 관심과 욕망을 끌어들이는 힘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다.        p.201

 

이 책은 친구는 질투심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남보다 더 빠르게 배반할 수 있으니, 친구를 멀리하고 적을 이용하라고 말하며 왜 친구보다 적이 더 유용한지에 대해 말해준다. 게다가 사실 적보다 더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친구이며, 적이 전혀 없다면 적을 만들 방법을 찾아보라고 까지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은 결코 직접 하지 말라며, 일은 남에게 시키고 그 성과를 가로채어 명예를 차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으며, 결코 실수나 비열한 행위를 직접 하지 말라며, 다른 사람들을 앞잡이로 이용해 자신을 감추고, 오점 없는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도 하고 있다. 이렇게 권력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도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대담하고, 자신만만하게 보여주고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권력을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선악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보는 능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모든 이야기를 고대 로마와 중국사에서부터 현대 세계사에 이르기까지 3천 년의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들려주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고대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부터 독일의 비스마르크, 르네상스 시대의 코시모 메디치, 18세기 프랑스 혁명기의 조제프 푸셰, 20세기 초 팜므 파탈의 대명사 마타 하리, 1920년대 미국에서 알 카포네를 상대로 사기극을 펼친 빅토르 루스티히 등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전략들을 치밀하게 분석해 보여주고 있다. 역사를 '권력'이라는 테마로 새롭게 재편집해 읽는 재미도 있고, 관계와 권력에 대한 게임의 법칙을 배울 수 있는 가이드로서도 훌륭한 책이다. 교활하고 무자비하며 매혹적이며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인 '권력'의 모든 것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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