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코드 (특별합본판) - 재능을 지배하는 세 가지 법칙
대니얼 코일 지음, 윤미나.이지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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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연습을 제대로 이해하면, 브론테 자매를 정확히 볼 수 있는 길이 나타난다. 초기 작품의 미숙함은 그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한 문학적 위상과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선결 조건이다. 그들은 미숙한 모방으로 시작했음에도 위대한 작가가 된 것이 아니라, 미숙한 모방에 엄청난 양의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쏟아부었기 때문에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작은 책들이라는 좁지만 안전한 공간에서 미엘린을 쌓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어린 시절에 쓴 글은 협동적인 심층 연습의 산물이었다. 그 연습을 통해 그들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근육을 발달시켰다.     p.56

 

냉혹하고 포악한 아버지에게 시달리며 엄마 없이 자란 세 자매 샬럿, 에밀리, 앤은 위대한 작품을 남기고 젊은 나이에 죽었다. 사람들은 셋 모두 탁월한 작가라는 이유로 브론테 자매를 타고난 천재처럼 여긴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에 쓴 작은 책들은 미숙하고, 뻔하기 짝이 없었으며, 독창적인 창작물과 거리가 멀었다. 그야말로 어린 천재의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브론테 자매들은 다양한 형태로 많은 분량의 글을 썼는데 15개월 주기로, 평균 80쪽에 달하는 작은 책을 스물두 권씩 썼다. 그들에게 글쓰기는 마치 롤플레잉 게임처럼 일종의 사교 행위였던 것이다. 막무가내식 글쓰기, 오싹할 정도로 엉망인 맞춤법, 눈에 띄는 미숙한 사고의 흐름과 성격 묘사 등은 그들이 타고난 소설가라는 관점의 근거를 흔들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들이 꽤 오랫동안 신층 연습을 해왔기에 결국 영국 문학 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을 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어느 날 아침, 평범한 아이가 눈에 띄게 비범한 행동을 하는 것이 비디오카메라에 포착된다. 한 달치 연습을 6분 만에 해치운 것이다. 게다가 이 소녀는 평소에 음악적인 재능이 특별하진 않다는 말을 들어 왔다. 좋은 귀를 타고나지 못한 데다 리듬감은 평균 수준이었고, 그나마 의욕은 평균 이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날, 정확히 5분 54초 동안 소녀의 실력이 향상되는 속도가 10배나 빨라진 것이다. 정작 본인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평범한 사람이 마술에 걸린 것처럼 생산성이 극대화된 구간에 빨려 들어가 있는 그 짧은 시간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책은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소녀의 연습실과 재능의 용광로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작은 아이들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믿기지 않을 만큼 복잡하고 놀라운 일들을 해낸다는 것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불가능하지 않다.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예전에 우리 막내딸 조이는 개를 기르는 뚱뚱한 왕과 왕비에 대한 노래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려고 한 적이 있다. 맘대로 잘되지 않자 조이는 자주 멈추었고 실수를 했고 거듭 시도했다. 서툴지만 근사한 소리가 났다. 조이는 당차게 말했다. "나는 이 노래를 수천 번, 수만 번 연습할 거예요. 그러면 굉장히 잘하게 될 테니까요.      p.296~297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탤런트 코드는 미엘린이라는 신경 절연 물질을 비롯해 과학계의 여러 혁명적인 발견을 바탕으로 수립된 개념이다. 저자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은행 강도, 바이올리니스트, 전투기 조종사, 예술가, 스케이트보더 등의 사례를 통해 특정한 행동 규칙에 대해 살펴 본다. 당사자들조차 짐작하지 못하는 이유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놀라운 재능의 실체를 파헤쳐 탤런트 코드를 해독해내는 것이다. 실내 코트가 달랑 하나뿐인 궁핍한 러시아 테니스 클럽에서 어떻게 미국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여자 선수들을 세계 랭킹 20위권에 올릴 수 있었을까? 텍사스 댈러스의 허름한 상가에 자리 잡은 음악학교는 어떻게 굵직한 팝 스타를 줄줄이 배출하고 음반 계약 성공률 90퍼센트라는 기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영국 외딴 시골에 있는 가난하고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집안에서 어떻게 세계적인 작가를 셋이나 길러낼 수 있었을까? 모든 경우에 똑같은 질문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런 특별한 재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어떻게 발전하는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류의 오랜 관심사인 재능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뉴욕의 허름한 음악 아카데미에서 모스크바의 오래된 테니스 코트까지, 보잘것없는 곳에서 배출한 엄청난 능력의 개인과 집단을 연구하면서 이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재능 폭발의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들에게 발견된 공통된 특징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타고난 유전자나 좋은 환경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노력이 쌓여 때가 되면 맞이하는 임계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특별합본판은 저자가 후속작으로 출간한 매뉴얼북 <재능을 폭발시키는 52가지 학습의 기술>을 책 속 책으로 통째로 수록하고 있다. 세계 곳곳 재능의 용광로를 취재하며 수집한 효과적인 스킬 향상 비법을 정리한 책으로, 실제 학습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 52가지가 담겨 있는 최고의 매뉴얼이다. 방대한 취재와 조사를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재능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왜 비슷한 조건에서 똑같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는지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다면, 새로운 형태의 자기계발서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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