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다들 별 다섯 개짜리가 되고 싶어 하지 않나요? 만약 여러분이 별 네 개짜리 근로자라면 꽤 잘하고 있다는 증거예요. 별 세 개라면 좀 더 속도를 올릴 수 있겠죠. 별 두 개라면 이제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본격적으로 덤벼들어 보여줄 때가 된 겁니다. 이것이 바로 별 하나는 자동 해고인 이유입니다. 매일 아침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하러 가고, 늘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니 직원들도 똑같이 하리라 기대해야만 하죠.     p.140~141

 

팩스턴은 '퍼펙트에그'라는 완벽한 달걀 요리를 해주는 기계를 개발해 전 세계에서 주문을 받았던 한 회사의 CEO였다. 하지만 가장 큰 고객이었던 클라우드가 비용을 줄이겠다며 계속 할인을 요구했고,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계약을 파기하게 된다. 나머지 고객만으로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충분치 않았던 그는 결국 사업을 접고 무일푼 신세가 되고 만다. 팩스턴은 지금 자신의 생계를 파괴해버린 회사인 클라우드에 구직 신청을 하려는 참이다. 다른 직장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언젠가 클라우드의 대표를 만나 클라우드가 어떻게 자신의 회사를 무너뜨렸는지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업 스파이인 지니아는 녹색에너지 정책으로 엄청난 면세 혜택을 누리는 클라우드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위장 취업을 한다. 마더클라우드 시설로 향하는 버스에서 팩스턴을 만난 그녀는 자신이 직 교사였으나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결국 일을 그만두고 클라우드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사실 지니아는 자신의 일을 위해 팩스턴이 필요할 뿐이었다. 팩스턴은 교도관으로 일했던 경력 때문에 보안 요원으로 배정되었고, 지니아는 창고에서 물류 운반 일을 할당받게 된다. 그녀는 임무 수행을 위해 보안 요원의 접속 권한이 필요할 거라 생각해 그를 이용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각자 다른 목적으로 클라우드에 입사한 두 사람은 과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엠버가 웃었다. "전에는 미국의 평균 주간 근무 시간이 몇 시간이었는지 알아? 40시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쉬었지. 그리고 연장 근무 수당도 받았어. 건강보험은 급여에 포함됐었고. 그거 알아? 보수는 기이한 신용 시스템이 아닌 돈으로 받았어. 집도 소유했었지. 일과 별개의 삶도 유지했어. 그런데 지금은 어때?" 그녀가 식식거렸다. "당신들은 일회용품을 포장하는 일회용품이나 다름없어."     p.394

 

거대 기업 클라우드는 최첨단 드론으로 최저가로, 주문한 물품을 한 시간 내에 배송해준다. 블랙프라이데이 대학살 이후 사람들은 쇼핑하러 밖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죽을까 봐 두려워했다. 클라우드는 상점까지 나갈 수 없거나, 근처에 상점이 없거나, 또는 상점까지 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나 가족을 돕는 것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대량 총기 사건, 실업 문제 등으로 세상은 점점 더 살기 어려워지고 있었고, 삶이 황폐화된 세계 속에서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했으니 말이다. 클라우드는 미국 전역에 백 개가 넘는 마더클라우드 시설을 운영하며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일하는 거대한 온라인 유통 기업이 된다. 클라우드는 역대급 실업난에 처한 3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줬고, 최저가 상품과 의료보험을 제공했으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세수를 창출하고, 녹색 에너지 정책을 선도하여 탄소 배출량 감축을 주도해왔기에 세상의 구원자처럼 여겨진다. 그렇다면 숙식을 해결하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꿈의 직장 클라우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작가인 롭 하트는 2012년 한 여성이 일하는 주문 처리 센터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형편없는 급여 등에 관해 고발하는 기사를 읽고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5년여에 걸친 방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미래 기업 클라우드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 그리고 거대 기업의 지배를 받는 미래 세계를 창조해냈다. 너무도 현실성 있는 근미래를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있어 스릴러로서의 재미와 함께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는 작품이었다. 론 하워드 감독으로 곧 영화화 될 예정이라 스크린에서 펼쳐질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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