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10 - 팥알짱이랑 콩알짱이랑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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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시리즈 아홉 번째 이야기에서 첫 등장한 수다쟁이 큰유황앵무새의 활약은 열번 째 이야기에서도 계속 된다. 자연스럽게 콩고양이네 식구가 된 것도 모자라 요란하게 아침을 깨우면서 등장하는 유황이! 전에는 늘 마당이가 아침마다 꼬끼오~를 우렁차게 외쳤었는데, 유황이가 오고나서부터는 늘 새치기를 당하고 만다. 유황이가 요란한 소리로 꼬끼~오~~~를 외치며 닭 울음 소리를 성대모사하는 덕분에 온 집안 식구들이 수면부족으로 졸려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졸려서 마루 한가운대 누워서 자다가 마담 북슬에게 혼나고는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잠을 청하는 팥알이와 콩알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두식이가 미아가 된 이야기였다. 몸이 좋지 않은 아저씨 대신 마담 북슬이 두식이와 처음으로 산책을 나가게 된다. 평소 산책 다니는 경로를 알지 못하는 마담 북슬은 두식이가 가자는 대로 이끌려 쫓아가는데, 열심히 달리는 두식이의 속도를 놓쳐 버리고 만 것이다. 아저씨와 함께 와 본 적이 있던 애견운동장 도그런에 도착하고 보니 두식이 곁에는 마담 북슬이 사라지고 없었다. 어... 어어? 사라졌... 북슬 실종! 이 아니고 두식이 실종이 된 것이다.

 

온 식구들이 나서서 두식이 찾기에 나서는데, 여기서도 앵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앵무가 아니었다면 두식이와 식구들의 재회는 영영 어려운 일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만화 속 이야기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이 실제로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두식이와 가족들의 눈물 겨운 상봉 이야기는 그야말로 이번 작품의 백미였다.

 

 

제목도 '콩고양이'이고, 고양이 만화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 시리즈는 시바견이 고양이만큼의 비중으로 등장하고, 그 외에 동물들이 북적북적해서 동물 만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집사가 아기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안경남이 시바견을 데려오고, 거북이 열 마리를 입양하고, 아저씨가 비단잉어를 키우기 시작하고, 어느 날부터 비둘기 부부와 앵무까지 날아와 함께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애묘인도 애견인도 폭풍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게다가 동물들을 좋아한다면 누구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만화가 아닌가 싶다.

 

 

반려동물의 양대 산맥인 개와 고양이.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고, 오랜 시간 함께 한 동물이라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가 많다. 고양이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온 동물이지만, 여전히 야생의 습성을 버리지 않은 동물이기도 하다. 개가 야생의 습성을 버리고 인간에게 완전히 적응한 동물이라면, 고양이는 야생의 습성을 버리지 않고 인간과 함께 사는 동물인 것이다. 개는 사람의 곁에 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주인을 올려다보는 반면, 고양이는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다본다. 게다가 그 표정 또한 세상 만사를 다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눈빛이다. 아마도 그래서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콩고양이 시리즈에서만은 애묘인도 애견인도 하나가 된다.

 

고양이와 개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투닥거리기도 하고,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며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장난꾸러기 고양이 ‘팥알, 콩알’ 콤비와 시바견 ‘두식’, 그리고 다양한 동물 친구들과 집사네 식구들의 색다른 동거 이야기가 매력적인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비롯될 것이다. 반려동물과 체온을 나누며 살았던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반려동물에게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이들이라면, 팥알, 콩알, 두식이네와 함께 하는 일상이 소소하지만 따스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추운 계절, 날씨만큼 마음도 얼어붙게 만드는 일들이 가득한 요즘, 책 속에서 잠깐이라도 위안을 얻고, 쉬고 싶은 당신에게 콩고양이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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