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힘 곤도 마리에 정리 시리즈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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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금 더 현명했더라면 이런 식으로 '정리 노이로제'에 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조건 버리기만 생각하고 정리를 하면 그때의 나처럼 불행해진다. 정리를 통해 가려내야 할 것은 버릴 물건이 아니라 '남길 물건'이다. 나는 그때 머릿속에 스치듯 떠올랐던 '물건을 잘 봐'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그 전까지 나는 버릴 물건에만 주목해서 진짜 소중히 해야 할, 남길 물건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것이다.     p.57

 

요즘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공간 크리에이터'라는 다소 낯선 직업을 가진 전문가가 등장해 출연자들의 집을 비우고, 정리해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방송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공간 구성, 인테리어, 수납 등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공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물건은 계속 늘어나고, 치우고 버려도 어느 순간 돌아보면 언제나 제자리 걸음인 게 현실이니 말이다. 정말 신기한 건 한번 마음먹고 시간을 내어서 정리를 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세계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라 불리는 곤도 마리에의 이 책을 만나 보기로 했다.

 

‘곤마리하다(to konmari)’가 ‘정리하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로 사전에 등재되었을 정도로 곤도 마리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리의 여왕’이다. 곤마리 열풍을 몰고 온 <정리의 힘>은 전 세계 1,200만 독자의 삶을 바꾸어 주었고,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녀의 모토는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였고, 물건만 남기고 버리는 작업을 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까지 파악하게 된다는 거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곤마리 정리법의 핵심이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곤도 마리에가 업무 공간 정리법을 다루었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정리를 하면서 물건을 마주 보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는 것과 같다는 점, 버릴 것은 버리고 비우는 정리를 통해 자신이 과거에 했던 선택을 인정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는 점이 너무도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의류, 책, 서류, 소품 정리를 끝냈다면, 드디어 '추억의 물건'을 정리할 차례다. 추억의 물건을 마지막에 정리해야 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버리기 어려운 물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가슴 설렜던 물건을 버리면 추억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말 소중한 추억은 그런 물건을 버린다고 해도 절대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잊고 싶은 과거의 추억이라면 잊는 것이 좋다. 우리는 '지금'을 살고 있다. 과거가 아무리 화려했어도 사람은 과거를 살지는 못한다. 지금 가슴 설레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p.145

 

과연 '한 번 정리하면 절대 다시 어지럽혀지지 않는 정리법'이라는 게 존재할까. 곤도 마리에는 이 책의 서문에서부터 그렇다고 장담한다. 자신의 정리법은 기존의 정리, 정돈, 수납법 관점에서 보면 매우 비상식적이지만, 그렇게 정리한 사람들의 삶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고 말이다. 그러니 깨끗이 정리해도 사흘만 지나면 대개 다시 어지럽혀지는 경험을 해봤다면, 모든 물건들에 의미와 추억을 부여해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꼭 필요하다. 곤도 마리에는 우선 우리가 평소에 잘못 알고 있었던 정리 상식부터 바꿔 준다. 정리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습관처럼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의식부터 버려야 한다. 조금씩 정리하라는 팁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수납의 편리함에 의존할 수록 물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이다. 그러고 나면 정리의 1단계는 바로 버리기에서 시작된다. 이 책에 따르면 '한 번에, 짧은 기간에, 완벽히' 정리하는 것이 올바른 정리 방법이라고 한다. 의식이 바뀔 정도의 충격을 실감하기 위해서는 짧은 기간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실용적인 점은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정리를 해나가는 방법들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물건을 버리는 순서와 기준, 버릴 수 없는 물건을 다루는 요령, 의류, 책, 서류, 소품, 추억의 물건 순으로 정리하는 방법, 옷 개기와 옷장에 옷 거는 요령, 책 정리 방법과 소품류, 동전, 사진, 방치된 물건 처리 법 등등을 비롯해 효과적인 수납 컨설팅으로 마무리가 된다. 정리를 통해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고, 자신의 역사를 돌아보게 되고, 결국 인생을 극적으로 바꾸게 된다는 대목에 이르면, 이건 정말 '정리의 마법'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지금, 인생을 새로 시작하고 싶거나, 지금의 생활을 더 좋은 상태로 만들고 싶거나, 바꾸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정리'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매일매일 설레는 하루를 위해서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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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오나 2020-10-27 14:40   좋아요 0 | URL
그죠? 추억의 물건이 가장 정리하기 어렵죠.ㅎㅎ ‘신애라하다‘라는 표현도 너무 괜찮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