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소비 권력의 취향과 열광을 읽다
최명화.김보라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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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비재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들여다보자. 급격한 변화 가운데서도 왜 어떤 것은 인기 브랜드가 되고, 어떤 브랜드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가? 왜 홍보해야 할 제품의 제조사를 비꼬는 광고가 화제가 되고, 팔아야 할 제품을 때려 부수는 영상이 인기를 얻는 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시장 환경과 더불어 새로운 소비 세대의 성향과 심리를 알아야 한다. 복잡하고 황당해 보이는 이들의 소비에도 분명한 패턴이 존재한다.    p.40

 

요즘 광고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기발함을 넘어서 이런 것도 광고가 되나 싶을 만큼의 의아함까지 들게 만드는 것 같다. '바나나우유' 왕관을 쓴 빙그레 왕자에, 병맛, B급 유머로 버무려 당황스런 광고 영상, 게다가 곰표 로고가 새겨진 팝, 과자를 정기 구독하는 '월간 과자' 등등.. 이런 게 재미있나? 내지는 도대체 저건 왜 잘나가는 거야? 싶은 그런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성공하는 마케팅과 실패하는 마케팅에 대해 들려주는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초’, ‘최연소’라는 타이틀과 함께 맥킨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마케팅의 최전방에서 뛰어온 CMO 캠퍼스 최명화 대표와 기업 및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있는 한국경제신문 김보라 기자이다. 이들은 새로운 소비 권력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MZ세대)의 가치관, 습관, 감성, 취향, 코드를 마케팅의 관점으로 들여다본다.  이들 세대는 코로나 이후 언택트가 보편화되기 훨씬 전부터 온라인 커머시 시장을 주도해왔다.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무섭게 성장한 스타트업들은 MZ세대가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기업들은 모든 세대의 구매력을 앞서고 있는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브랜드들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시장을 뜨겁게 달군 마케팅 사례부터 말 한마디 잘못해서 며칠 만에 중단된 최악의 광고에 이르기까지 기업들과 소비 세대가 소통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에게 "오늘 컨디션 어때?라고 물었는데 "구찌해"라고 답한다면? 명품을 떠올려선 안 된다. 구찌 Gucci 는 MZ세대에게 '좋다', '멋지다'는 의미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망해가는 모습을 보이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현재 MZ세대가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 1,2위를 다투고 있다. 구찌 전체 매출의 50퍼센트 이상은 35세 이하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나온다. 매출과 영업 이익도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오래된 명품 기업들이 '구찌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구찌는 어떻게 죽어가던 브랜드를 되살려냈을까?     p.156

 

과거의 마케팅 공식은 단순했다. 최고, 최초, 최대 가운데 하나를 잡고 미디어 광고에 돈을 쏟으면 소비자들에게 먹혔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는 그 공식이 먹히지 않는다. 이 책은 최근에 성공한 핫한 사례를 펼쳐 보이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마케팅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마켓컬리, 야놀자, 빙그레, 곰표, 휠라, 구찌, 나이키, 아모레퍼시픽, LG전자, 오뚜기 등 기업들의 전략과 노력들을 꼼꼼한 취재를 통해 풀어낸다. 무엇보다 현재의 트렌드가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고, 그걸 바탕으로 지금 당장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만의 장점일 것이다.

 

본캐보다 더 중요해진 부캐가 열풍이 되었고, 멀티 페르소나에 익숙한 세대는 '사귀기'의 전 단계인 '삼귀기'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낸다. 연애에도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 소모적인 인간관계를 극도로 싫어하는 MZ세대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이들 세대는 소비에 있어서도 '인스타그래머블'한지를 먼저 따지고 행동을 결심한다. 이 외에도 상반기 음악계를 장악한 트로트, 앞다퉈 유튜버가 되고 있는 CEO들, 재벌가의 탈권위,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착한 팬심 등등... 트렌드를 읽어내고, 성공하고 실패한 마케팅 사례를 보여주고, MZ세대의 성향을 분석한 다음에는, 이를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중 몇 가지만 짚어 보자면, 힘 빼고 자연스럽게 보여줘라, 고객은 모실 왕이 아니라 함께할 인재다,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에 새 친구를 소개해줘라, 사람들에게 화답할 스토리텔러를 고용하라 등이다. 똑같은 걸 팔아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마케팅은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면, 지금 현재의 핫한 마케팅에 숨어 있는 비밀을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마케터, 기획자, CEO는 물론이고 평범한 소비자들에게도 너무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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