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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ㅣ 헝거 게임 시리즈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평점 :
코리올라누스는 그녀가 헝거 게임의 우승자가 될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의 전략 중에 그녀를 우승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은 없었다. 그녀의 매력이 그에게 영향을 주어 자신을 성공하게 만들기만을 바랐다. 스폰서들을 위해 노래하라고 권유했던 것조차도 그녀 때문에 자신이 받고 있는 관심을 더 끌고 가 보려는 시도였다... 그가 동물원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그녀가 그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그는 확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그녀의 생명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했다. p.176
‘헝거게임’은 독재국가 ‘판엠’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일년에 한 번, 12개의 각 구역에서 추첨을 통해 선발된 십대 소년소녀 24명이 벌이는 생존 전쟁이다. 24명의 참가자들이 펼치는 치열하고 무시무시한 생존 전쟁의 전 과정은 24시간 리얼리티 TV쇼로 생중계되어 캐피톨 시민들의 오락거리가 된다. 독재국가 판엠의 피비린내 나는 공포정치를 상징하는 '헝거게임'에 맞서는 평범한 우리의 주인공, 캣니스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것이 <헝거 게임>, <캣칭 파이어>, <모킹제이>로 이어지는 '헝거게임' 시리즈 3부작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거의 10년 만에 '헝거 게임'시리즈 신작이 출간되었다. 캣니스가 열두 살 여동생 대신 자원하여 참가했던 헝거 게임이 74회 였고, 이번 신작에서 개최되는 헝거 게임은 10회이다.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이 64년 전이니, 당연히 캣니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판엠을 통치한 악랄한 독재자 '코리올라누스 스노우'이다. 물론 18세의 스노우는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때 위대했던 스노우 가문의 열여덟 살 후계자인 스노우는 할머니와 사촌 누나와 함께 캐피톨에서 가장 호화로운 아파트의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지만, 사실은 구역에 사는 인간쓰레기만큼이나 가난했다. 전쟁이 끝나고 10년 동안 스노우 가족은 가진 물건 상당수를 팔거나 교환하면서 겨우 버텨내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노우는 아카데미에서 최고로 꼽히는 학생이었고, 그는 자신의 경제적인 사정을 세상 모두에게 숨기며 살고 있었다.
“죽음이라는 위협이 없었다면 별 교훈이 되지 못했을 거야. 경기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그건 벌거벗은 인간성이야. 조공인들 그리고 너도. 문명이 얼마나 빨리 사라졌니. 너의 좋은 매너, 교육, 가족 배경,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모든 것이 눈 깜빡할 사이에 벗겨졌고 넌 너의 본모습을 전부 드러냈어. 곤봉을 가지고 다른 아이를 때려죽이는 아이. 그게 자연 상태의 인간이야.”
골 박사의 이런 표현에 그는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웃으려 했다. "우리가 정말 전부 그렇게 형편없나요?" p.273~274
헝거 게임 제 10회에서는 처음으로 멘터 제도를 시행하기로 한다. 추첨을 통해 헝거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스물네 명의 조공인들에게 아카데미에서 가장 똑똑한 졸업한 학생 스물네 명이 각각의 멘터를 정해 주는 것이다. 캐피톨에서는 사람들이 헝거 게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관건이었고, 캐피톨의 젊은이와 구역의 조공인을 짝지어 준다는 점에 사람들은 흥미를 느낀다. 스노우는 헝거 게임에 우승해서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갈 계획이었고, 그로 인해 스노우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었다. 그런데 스노우에게 배정된 조공인은 구역 최하위인 12구역의 루시 그레이 베어드였다. 가장 작은 구역인 12번 구역은 웃음거리였고, 해당 구역 출신 아이들은 헝거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늘 5분 안에 죽었다. 게다가 여자 아이라니 누가봐도 가장 승률이 낮을 거라 예상되는 조공인이었는데, 그녀는 게임의 시작 전부터 캐피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과연 헝거 게임에서는 누가 살아 남아 우승하게 될까. 스노우는 어떻게 자신의 가문을 일으키고, 경쟁에서 살아남게 될까.
기존 '헝거 게임' 시리즈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번에 나온 프리퀄 작품 역시 놓치지 말고 봐야 할 것이다. 혁명의 상징이었던 노래하는 새 모킹제이에 담긴 의미와 헝거 게임이 초창기부터 어떻게 변화하고 유지되어 가게 되는 지 그 과정과 그 이면에 숨겨진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악랄한 행동을 하던 인물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고, 그가 악인이 되어 가는 근본 원인부터 과정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 작품도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고, 원작 작가인 수잔 콜린스가 제작으로 참여한다고 하니 스크린에서 만나게 될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