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노믹스 - 유튜브 시대, 스토리 마케팅으로 수익을 창출하라
로버트 맥키.토머스 제라스 지음, 이승민 옮김 / 민음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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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광고가 논리인 양 내세우는 것이 사실은 ‘수사(修辭)’일 따름이다. 수사는 증거를 제시하고 결론을 도출하며 과학을 흉내 내지만, 둘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과학은 도출된 명제를 뒷받침하는 것이든 거스르는 것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증거를 따져 본다. 하지만 수사는 제 주장을 거스르는 점은 모두 무시하거나 반박하고 오로지 제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만 내세워 주장을 편향되게 제시한다. 다시 말해서, 과학은 진리를 추구하고, 수사는 승리를 추구한다. 본질적으로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이 제품의 특성이 다른 제품을 능가한다고 설득하는 수사적 논쟁의 공론장이다.    p.43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의 저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토리텔링 강연자인 로버트 맥키가 디지털마케팅 전문가 토머스 제라스와 함께 오늘날 디지털 생태계에 최적화된 스토리 마케팅 전략을 알려 주는 책이다. 로버트 맥키라 하면 할리우드에서 그의 세미나 수업을 받지 않은 영화인은 없다고 할 정도로 시나리오 강의로 명성이 드높다. 그의 저서는 미국의 주요 영화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하며, 작가 지망생이나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거쳐갈 수밖에 없는 일종의 바이블과도 같다. 이번 책은 전 세계 27개국, 35개 도시, 10만 명 이상의 수강자가 들은 그의 인기 강연 <스토리> 를 토대로 쓰였다.

 

스토리와 마케팅이라니 언뜻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장르가 아닌가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광고와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이제는 ‘광고 중심 마케팅’의 시대가 아니라  ‘스토리 중심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을 말이다. 예전의 광고는 끼어들기 전략과 속임수로 ‘관객’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보통 유튜브를 비롯해 영상 컨텐츠를 볼 때 몇 초 되진 않지만 우리는 대부분 광고를 스킵하고 넘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광고가 사람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붙잡고 유의미한 정서적 경험으로 보상해 줄 수 있다면, 누구나 광고를 무시하지 않고 보게 되지 않을까.

 

 

잡스는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원하지만 의식적으로 깨닫지 못하던 바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바로 독특한 정체성, 즉 스스로를 반항적이고 창의적인 엘리트로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그래서 잡스는 아름다움과 촉감과 우아함으로 이런 특징을 표상하는 기기를 만들어,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책상에서 주머니로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잡스가 꿈꾸던 휴대전화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던 무언의 욕구에 말을 걸었다.
애플은 그의 비전을 탁월한 광고 시리즈로 스토리화했고, 그렇게 브랜딩의 역사를 새로 썼다.    p.138

 

마케팅이 메시지를 스토리화하면 소비자는 귀를 기울이게 마련이다. 그러니 소통에 스토리를 접목하는 것은 소비자의 관심과 주목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열쇠인 것이다. 자, 그렇다면 스토리화된 마케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스토리의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스토리가 어떻게 인간의 정신과 조응하는지, 어떻게 소비자 행동을 움직이는지, 그리고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설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스토리텔링의 바탕이 되는 보편적 형식의 구성 요소들을 해부하고, 책을 읽는 이들이 스스로 창작의 기술을 키울 수 있도록 스토리의 기본 요소들을 깊이 있게 파헤치고 있어 대단히 흥미롭다.

 

그렇다면 스토리란 정확히 무엇인가. 이 책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등장한 모든 스토리에 필수적인 핵심 사건은 단 세 단어로 압축될 수 있다. '갈등이, 삶을, 바꾼다.' 그러므로 최선의 정의는, '인물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야기하는 갈등 중심 사건들의 역동적 상승'이라 하겠다. 하지만 우리가 평생 스토리를 보고 들었으니 하나쯤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짐작한다면 큰 착각이다. 이는 연주회에 다녀 봤다고 해서 작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태도이다. 잘 짜여진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과 '형식'에 대해 제대로 연마할 필요가 있다. 스토리 기법을 연구함으로써 훌륭한 영화, 연극, 소설처럼 관객의 관심을 끌고 잡아 두고 보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스토리화된 마케팅의 달인이 된다면, 애플, 레드불, 도브 등의 브랜드처럼 전 세계의 공감을 얻게 될 것이다. 디지털 환경과 인간의 심리에 최적화된 스토리 마케팅이 궁금하다면, 다양한 기업들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이 전통적인 광고를 뛰어넘어 어떻게 수익을 창출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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