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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탐구생활 ㅣ 슬기로운 중년 생활을 위한 셀-프 문답
이소 인문상담소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4월
평점 :
나를 알아가는 첫걸음으로서 기억 속 경험을 면면히 살펴보는 작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자기 개념을 발달시켜 온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고,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철부지였던 아이의 행동을 받아주는 누군가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이제 마음속의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 주세요.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걱정하지마, 너를 믿어." p.36
40~50대 전후의 여성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갱년기일 것이다. 누구나 겪게 되는 것이지만, 누구도 같은 증상을 겪지는 않는 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불면증, 우울증, 고혈압, 치매 등등.. 다양하기에, 각자가 겪게 되는 갱년기라는 것은 누구에게도 같은 모습일 수가 없다. 갱년기뿐만 아니라, 퇴직이나 노후 걱정 등과 함께 자식을 다 키우고 나서 공허함과 외로움에 빠지게 되는 것도 바로 중년층이다.
이 책은 중년의 감정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과 대화해보는 '자문자답서'이다. 요즘 들어 부쩍 짜증이 늘어난 엄마는 왜 그러는 걸까, 갑자기 눈물이 많아진 아빠는 왜 그러는 걸까, 싶은 마음에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빠 마음 탐구생활>과 <엄마 마음 탐구생활> 두 권으로 출간되었는데, 내가 만나본 것은 엄마 편이다.
그동안 우리가 포기했던 것 중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이 있습니다. 가치가 없거나 쓸모가 없어서 포기했던 것이 아니기에 포기해야만 했던 나 자신에게 미안함이 앞섭니다.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던 시절이라, 스스로 포기하는 것에 대해 위로도 못한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p.144
실제 상담이론 활동지 기반의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6장까지는 자녀의 질문에 답을 해나가는 형식으로 과거와 현재의 나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0장까지는 배우자와 소통과 공존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15장까지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기실현에 한발 다가서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인생의 길 위에 엄마는 지금 어디쯤 있는지를 돌아보고, 조부모 세대, 엄마 세대, 자녀 세대의 각 차이점과 절충점에 대해 생각해보고, 엄마가 자란 집의 분위기, 어린 시절 주로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 당시의 꿈과 기억에 남는 거짓말 등에 대한 질문과 답을 해나가면서 엄마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고, 함께하는 자녀는 자신이 몰랐던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각 장마다 '탐구활동 돌아보기'와 '심리학 탐구'라는 코너가 있는데, 심리학 이론들을 가볍게 풀어 담고 있어 실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듯한 기분도 들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머뭇거렸던 순간을 돌아보고, 나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가를 찾아볼 때 중년의 삶 속에서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할 무언가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삶에 지쳐 방전되었다고 느낄 때,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중년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보면 어떨까 싶다. '누군가의 부모'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가족도, 본인도 몰랐던 속마음을 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