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과학쇼 - 사소하고 유쾌한 생활 주변의 과학
Helen Arney.스티브 몰드 지음, 이경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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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가지고 노는 것은 내면의 과학자를 끌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멋진 도구를 사는데 돈을 쓸 필요 없이, 그냥 부엌 찬장을 열어보세요. 여기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먹을 수 있는 실험 몇 가지를 준비했어요. 식사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토막 과학 지식도 있답니다. 책을 읽으며 남아메리카, 알프스산맥, 그리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넘나드는 당신의 간편한 아침 음료에 대한 복잡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발견해보세요.    p.42


저자인 스티브 몰드와 헬렌 아니는 과학 코미디 라이브쇼의 멤버들이다. 서문을 쓴 매트 파커까지 이들 세 명은 Domestic Science라는 실험 코미디쇼를 BBC에서 방영했고, Featival of the Spoken Nerd라는 스탠드업 과학쇼를 진행했으며, 그들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수백만 뷰를 기록했다. 이들의 유튜브는 https://www.youtube.com/user/fotsn으로 코미디와 과학의 결합이라는 독창적이고 인터랙티브한 쇼를 보여준다.

 

 

이 책은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저자들이 무대에서 실제 과학 실험을 한 내용 중 가장 좋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기이함과 의문으로 가득 찬 움직이는 실험실인 우리의 몸에서부터 시작해, 그 몸에 우리가 집어넣는 음식에 관한 색다른 진실과 이 모든 것의 우두머리인 신경중추, 바로 뇌에 관한 내용으로 이어진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둘러보며 원소 주기율표를 샅샅이 뒤져보고, 친구들을 초대해 집에서 할 수 있는 단계별 실험 가이드와 과학 칵테일 조리법도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지구의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거나 우주의 좋은 위치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삶을 영위하고, 몰락시키고, 재정립하는 미래 기술에 관해 이야기한다. 카테고리를 나누자면, 몸, 음식, 뇌, 원소, 실험, 우주, 미래에 관한 모든 것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반드시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어서 내키는 대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아 읽으면 된다.

 

 

어쩌면 이런 재미없는 것들은 빼고, 우리의 몸에 아무런 손상 없이 미래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제 남편은 이렇게 제안했어요. 우선 우리가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지구에서부터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나중에 다시 돌아왔을 때 우리들의 시간보다 지구에 남아있던 사람들의 시간이 더 빨리 갔는지를 비교해보는 것이 어떻냐는 거였죠.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미래로 의미 있는 거리만큼을 이동하려면 남은 인생을 우리 둘이서만 우주로 돌진해야겠죠. 고맙지만 됐어요. 아무리 우주선에 넷플릭스가 있다고 해도요.     p.197

 

인체의 신비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는 장에서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실험으로 피가 흐르는 자신의정맥을 찾고, 밸브를 발견하고, 눈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고, 공을 느끼는 등 단순히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직접 집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실험으로 시작된다. 읽다 보면 내가 과학 책을 읽는 것인지, 엉뚱한 코미디를 보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게 마련인데, 이상하게도 페이지를 넘길 수록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이 알려주는 내용들이 쉽고, 단순해서 누구나 따라해볼 수 있고, 게다가 유쾌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음식에 관한 과학을 다루고 있는 2장을 흥미롭게 읽었다.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여러 실험으로 시작해, 통조림 국수에 대한 실험, 보이지 않는 담요로 촛불 끄기 아침 식사 시간의 버터와 시리얼, 팬케이크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들까지 정말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여러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에서 즐길 수 있는 실험들은 놀이로도 매우 재미있어 보였다.  정전기 파티를 주최하는 방법, 스스로 움직이는 구슬, 연기가 들어가는 CD, 불타오르는 회전 쓰레기통, 과학 칵테일에 이르기까지 정말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실험 방법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과학 지식들을 깨알같이 담고 있고, 아무런 도구나 준비물 없이도 혼자서 해볼 수 있는 과학 실험들이 가득한 책이라 정말 '과학'이라는 것을 쉽고, 친근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장점이 아닌가 싶다. 사실 처음에는 과학 코미디 라이브쇼라니 대체 어떤 걸지 상상이 가질 않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우리 주변에 이렇게 과학이 많이 숨어 있었구나 싶어서 감탄하게 되었다. 평소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그래서 무심코 지나쳤던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 과학과 연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점도 흥미로웠고, 반짝반짝 빛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도 인상적이었다.

 

교과서를 통해서 딱딱한 이론으로 접하는 과학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험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진짜 과학이 궁금하다면, 평소에 과학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점이 많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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