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이 10년 후 나에게 : Q&A a day 빨강머리앤 Q&A a day
더모던 편집부 엮음 / 더모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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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는 일기장을 사용했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각종 다이어리들을 활용해 일상을 기록하고, 추억들을 간직했다. 그리고 요즘은 다이어리북의 형태로 굉장히 다양한 종류들이 나오고 있어,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다이어리를 함께 사용하곤 한다. 다이어리북이 매력적인 것은 단순히 스케줄을 정리하거나 일기를 쓰는 용도가 아니라, 여러 가지 질문이 수록되어 있어서 생각하게 만들어 주고, 내가 한 권의 책을 만들어가는 기분이 들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만난 것은 너무도 사랑스러운 캐릭터 '빨강머리 앤'과 함께하는 Q&A 다이어리북이다. 매월 마다 앤의 일러스트와 대사가 수록되어 있고, 매일의 페이지에는 하루하루의 질문이 한글과 영문으로 쓰여 있는 다이어리북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365개의 질문에 답을 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이 책이 특별한 것은 같은 질문에 10년간 10개의 대답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질문에 해당되는 페이지가 두 페이지인데, 그 안에 10년의 매일이 담겨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17일에 내가 쓴 내용을, 내년 3월 17일에 읽어 보면 기분이 어떨까. 그렇게 매년의 시간이 쌓이다 보면 결국 내가 10년 동안 어떤 일상을 살아왔는지, 당시에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다.

 

10년 간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꽤나 두툼한 페이지이지만, 판형이 컴팩트하게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라 무겁지 않아서 참 좋다. 게다가 크기는 작지만 튼튼한 양장본이라,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손때가 곱게 묻어가는 동안에도 끄덕 없을 것 같아 든든하다.

 

 

오늘이 3월 17일이니, 우선 오늘에 해당되는 페이지를 펼쳐 보았다. 질문은 이렇다.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어? 언제 그렇니?' 각각의 질문에는 마치 이모티콘처럼 작고 귀여운 앤의 얼굴이 실려 있는데, 엉엉 우는 앤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 너무 사랑스러웠다. 누구나 외롭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런 감정은 당시의 상황이나 주변 환경에 아주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당연히 올해 쓴 답과, 내년에 쓴 답과, 몇 년 뒤에 쓴 답이 같을 수 없다.

 

페이지를 몇 장 더 넘겨보는데, 재미있는 질문들이 많았다. '평생 화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있어? 왜 화해할 수 없을 것 같아?', '올해 안에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뭐야?', '최근에 한 가장 큰 실수는 뭐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의 105쪽 첫 문장이 뭔지 적어줄래?', '금요일이나 토요일을 보내는 특별한 방법이 있니?', '가장 하기 싫은 집안일과 가장 좋아하는 집안일이 뭐야?', '지난 한 해 동안 너에게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뭐야?', '너의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 제목은 무엇이 될까?', '너의 버킷리스트 10가지를 써봐' 등등.. 질문을 보자마자 바로 답을 할 수 있는 가벼운 것부터, 잠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은 질문들까지 흥미진진했다.

 

 

매일매일 사랑스러운 앤이 던지는 질문에 답을 기록해 나가다 보면 현재를 돌아보게 되고, 나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위로도 해주고, 잠시 쉬면서 힐링의 시간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눈뜨자마자 정신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평범한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그 수많은 하루하루가 쌓여서 오늘의 나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이렇게 다이어리북을 통해서 무심코 지나치는 매일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사소한 일상들을 기억하게 하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고,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만들어주는 아주 특별한 다이어리이다.

 

일 년은 365개의 경험 조각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퍼즐과도 같다. 그러니 1년 중 어느 날에 시작해도 괜찮다.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서 10년 뒤에 우리는 지극히 사소하지만, 그럼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나만의 '3,650개의 하루'를 갖게 될 테니 말이다.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에도 너무 좋은 다이어리북이지만, 소중한 친구, 연인, 가족, 지인에게 선물하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정말 너무 예쁜 책처럼 생긴 다이어리북이라, 받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될 테니 말이다. 나를 위해,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위해 '빨강머리 앤 Q&A a day'를 선물해보자. 무심코 흘려 보낼 뻔했던 우리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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