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 단순한 삶이 불러온 극적인 변화
에리카 라인 지음, 이미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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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앞에서 망설여질 때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떠올리자. 명확하게 결정을 내릴 수 없을 때 유용한 방법이다. 이를테면 어떤 선택의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없고 좋은 선택, 더 좋은 선택, 그리고 가장 좋은 선택이 있는 경우에 특히 쓸 만하다... 당신의 가치관을 고려한다면 이 가운데 한 가지는 분명히 당신에게 가장 적합할 것이다. 더 좋은 것, 다시 말해 마음속 깊숙이 간직한 자신의 가치와 꼭 맞는 것을 선택하기 위해 겉으로 보기에 매력적인 것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신감이 쌓일 것이다.    p.59~60

 

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대는 스마트폰 알림, SNS계정에 쌓이는 쪽지들, 집안 곳곳 쌓여 있는 책들, 각종 물건으로 꽉 차 있는 수납 공간들.. 매일 같이 꼭 해야 할 일들, 챙겨야 할 것들이 있고,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면서 정신 없이 보내다 보면 어느 새 하루가 다 버리는 게 다반사이다. 이러한 풍경은 비단 나의 하루만은 아닐 것이다. 현대인들의 삶은 점점 복잡해지고, 빨라지고 우리는 그만큼 '미니멀 라이프'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들로만 채워진 집에서 잘 정리 정돈된 인간관계와 여유 있는 라이프를 즐기는 것은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판타지 같은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에리카 라인 역시 과거에 누구보다 복잡하고 정신 없는 인생에 끌려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인 일들에 완전히 지쳤을 무렵 미니멀리즘을 만났고,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은 사고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이 책에서 한 가지 기준만 잊지 않으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가장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쏟고, 덜 중요한 것은 그냥 지워버려라.'라고 말이다. 미니멀 라이프라고 해서 무조건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원하는 삶을 창조해야 한다고 말하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내게 필요한 모든 시간을 가지고 있다."
1년이 넘도록 곱씹고 있는 문장이다.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한 덕분에 나는 대부분의 상황은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으며 온전히 내 것이다... 늘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면, 자신에게 이미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믿어 보자.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믿음을 접으면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확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203~204

 

보통 미니멀 라이프라 하면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하는, 물리적 잡동사니에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것 뿐만 아니라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정신적 잡동사니와 눈에 뛰진 않지만 행복과 안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감정적 잡동사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나만의 기준을 찾게 된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위해 좋아하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때, 그러니까 어떤 희생을 하더라도 고수할 가치에 대해서 고민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핵심 가치를 선택한다. 그러한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가족, 집, 일, 인간관계, 건강 등 삶의 영역마다 각각의 가치를 떠올려 가치 나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집에서, 인간관계에서, 업무에서 잡동사니를 걷어낼 수 있게 되고 진짜 중요한 것을 위한 자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정리와 수납, 물건 버리기 등에 대한 미니멀리즘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이 있어 왔지만, 일과 시간에 대해서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책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물리적 환경을 정비하는 데에서 그치면 안 되고, 돈과 시간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결국은 중요하지 않을 물건을 사느라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 중요한 것만 하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기만 한데 말이다. 그 동안 쓸데없는 것들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단순함의 힘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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