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영화 공식 원작 소설·오리지널 커버)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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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베스를 살려주신다면 평생 그분을 사랑하고 따르겠어."
조가 메그 못지않게 진심 어린 표정으로 대꾸했다.
"차라리 심장이 없었으면 좋겠어, 너무너무 아파."
메그가 잠시 숨을 고른 뒤 말했다.
"삶이 이렇게 힘든 거라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모르겠어."
그녀의 동생이 힘없이 덧붙였다.    p.387

 

<작은 아씨들>이야 이미 여러 판본으로 읽었고,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나온 이 버전이 가장 아름다운 버전인 것 같다. 1868년 초판본과 같은 표지이고 그레타 거윅 감독의 영화 <작은 아씨들> 속 ‘조의 책’을 그대로 재현한 오리지널 커버 특별판이다. 영화 속 ‘조’의 꿈이 이뤄지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표지라서 고전이 150년의 시간을 건너 현재의 독자들에게 읽히듯, 영화의 그것과 현실을 연결시켜주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은 금박으로 반짝이는 표지도 예쁘고, 영화 스틸컷이 무려 33컷이나 수록되어 있어 976페이지라는 엄청난 페이지를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초판 한정으로 무비 포토카드도 5장 별도로 수록되어 있어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더욱 특별한 소장판이 될 것 같다. 작가가 한 권으로 생각하여 작업했던 1부와 2부를 합친 완역판이라 묵직한 페이지를 자랑하는데, 그에 비해 가격은 상당히 착하게 나왔다. 그러니 더더욱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책이다.

 

<작은 아씨들>은 1868년 처음 발표된 이래, 수차례 영화로 리메이크되며 오래도록 사랑 받고 있는 작품이다. 올해 개봉했던 그레타 거윅 감독의 버전이 무려 여덟 번째 스크린 각색작이니 말이다.

 

 

"당신이 가난해서 다행인걸요. 난 부자 남편은 감당 못 해요!"
조는 딱 잘라 말하고 나서 다시 부드럽게 덧붙였다.
"가난을 두려워하지 말아요. 난 오랫동안 겪어봐서 가난이 두렵지 않아요.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한 한걸요. 그리고 스스로를 늙었다고 말하지도 말아요. 마흔은 인생의 황금기예요. 당신이 일흔 살이었대도 난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p.950

 

자매들에겐 의지가 되는 큰언니이자 엄마에겐 믿음직한 큰딸인 메그,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경으로 자매들 중 가장 개성이 강한 작가 지망생 조, 몸은 허약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넓은 셋째딸 베스, 그리고 아름답고 귀여운 용모에 다소 엉뚱한 면도 가지고 있는 사랑스런 막내 에이미. 마치 가문의 사랑스런 네 자매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여전히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를 안겨 준다.

 

 

배우가 되고 싶은 메그 역에 엠마 왓슨, 작가가 되고 싶은 조 역에 시얼샤 로넌, 음악가가 되고 싶은 베스 역에 엘리자 스캔런, 화가가 되고 싶은 에이미 역에 플로렌스 퓨, 그리고 이웃집 소년 로리 역의 티모시 샬라메와 마치 고모 역의 메릴 스트립까지...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 또한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 영화 버전 중에서도 가장 호평을 받지 않았나 싶다. 메그는 배우가 되고 싶은 욕망 대신에 사랑하는 이와의 가정을 선택하고, 조는 여성들이 쓰는 소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편집장과 사사건건 맞서야 했고, 베스는 피아노를 잘 치지만 몸이 약해 건강에 문제가 있고, 에이미는 파리에서 미술을 배우며 꿈을 좇는다. 성격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고, 각자의 꿈도 다르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함께 성장하는 네 자매의 이야기는 어릴 때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도 여전히 따뜻하고, 뭉클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영화 <작은 아씨들>을 재미있게 보았다면, 혹은 어린 시절에 읽었던 고전을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물론 이미 읽었고, 다른 판본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 책은 정말 너무 예뻐서 소장용으로도 가치가 있으니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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