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몇명 스토리 1
윤종문 지음,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총몇명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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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내 전교 꼴등만 하던 학생이 막상 수능에서는 전과목 만점을 받게 된다. 그리고 수능 만점을 받은 그 다음 날 갑자기 죽고 만다. 가족들도 이유를 알 수 없었고, 경찰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사건은 결국 그렇게 종결되고 만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죽은 학생이 수능 전날 악마랑 계약을 맺었다는 거였다. 악마가 나타나 수능 만점을 받게 해 주는 대신, 조건 하나를 걸고 계약을 맺자고 한다면 어떨까.

 

수능을 앞두고 있던 모리는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소설에나 나올 법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웃지만, 실제 현실에서 그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만다. 악마가 나타나 수능 만점을 받게 해줄 테니, 24시간 안에 사람을 죽이고 사진을 찍어 오라고 한 것이다. 게다가 계약을 위반할 시엔 가족 모두의 목숨을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놓는데.. 과연 모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시선을 사로잡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이 작품은 구독자 225만명의 인기 유튜버 '총몇명'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화책 형식에 맞춰 재구성한 책이다. 주인공 민모리와 가족들, 그리고 나천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빠른 호흡의 연출로 긴장감 넘치게 전개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좀처럼 장르를 규정지을 수 없는 이상한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더 이상한 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뭔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계속 이어서 보게 된다는 점이다. 소위 '병맛' 내지는 'B급 감성'이라고 표현하는 그것에 어울릴 법한 스토리 전개는 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탄 상자를 안고 있는 것처럼 조바심 내며 페이지를 넘기게 만든다.

 

 

등장인물들을 살펴 보자면, 고3 수험생으로 시작해 현재는 20살의 대학생인 민모리, 대머리에 눈에 띄게 뾰족하고 긴 아래턱이 특징인 인물로 이상하게도 주변에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자주 일어난다. 모리의 여동생으로 중학교 3학년인 민들레, 긴 턱은 오빠와 닮았으나 머리카락이 있어서인지 모리보다는 조금 외모가 정상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이다. 모리와는 현실남매 그 자체로 자주 다투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오빠를 챙긴다. 모리와 들레 남매의 엄마인 박진숙, 턱이 굉장히 크고 체형이 풍만하며 '삽소리'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남편이 잦은 해외출장으로 집을 오래 비워, 두 아이를 힘들게 키워왔기에 잔소리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모리의 친구인 유승찬, 말할 때마다 영어를 섞어 쓰는 과학자 나천재가 있다.

 

사실 누군가 '발로 그린 듯한 그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대체적으로 인물들의 외모가 평범하지는 않다. 그나마 모리의 친구인 승찬이 가장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라서, 이 작품에 나오는 인물 중에 평범한 보통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이상하고, 비호감인 그림체에 어느 순간 익숙해지고 만다는 것이 이 작품 만의 마력이기도 하다.

 

 

1권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7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공포의 수능 괴담, 모리의 시간 여행, 크리스마스의 악몽, 한밤의 납치, 그리고 공포의 귀성길까지... 오싹하고 기상천외한 미스터리들이 이어진다. 분명히 일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토리인데도 납치, 빙의, 탈출 등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고, 사이비종교, 악마, 시간 여행 등 초자연적인 분위기로 코믹하면서도 무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코믹, 공포, SF, 병맛을 넘나드는 스토리라는 점이 '총몇명' 시리즈에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지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상천외하고, 황당무계한 스토리 전개에 어이없어 질 수도 있다. 극중 모리 엄마가 자주 하는 대사인 '삽소리'를 활용하자면,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쌉소리야? 라는 말이 나올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신선하고, 색다른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책을 읽고 궁금한 마음에 표지 첫 장에 수록된 QR코드를 통해서 유뷰브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했는데, 계속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보게 되는데 뭔가 찜찜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되었다. 기존 유튜브 애니메이션의 팬이라면 만화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총몇명 덕후능력평가 퀴즈', '숨은 복선 찾기', '월간 아무말' 등의 특별 페이지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고, 나처럼 이 책으로 '총몇명 스토리'를 처음 접하게 된 독자라면 너무 재미있어서 훅 빠져들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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