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버드 수학 시간 - 삼수생 입시 루저의 인생 역전 수학 공부법
정광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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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수학은 우리 일상과 더 밀접해질 것이다. 더 와닿게 얘기하자면 앞으로 이런 것들이 산업이 될 것이고 직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수학 교육은 1980넌대 후반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유명했던 <수학의 정석>이 지금도 여전히 학생들에게 제1의 수학 교재인 상황이니 말이다. 물론 시험 자체가 새로운 변화에 뒤처져 있는 것이 문제이지, 이 책이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p.44

 

학창시절이 끝나자 마자 가장 먼저 잊어 버린 학문이 아마 '수학'이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대학생이 되고 나서, 이제 다시는 들여다 볼 필요없겠구나 싶어서 제일 좋았던 과목이 '수학'이었고 말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대체 이런 교과목은 왜 필요한가, 살면서 아무 짝에도 쓸 일 없는 이런 학문을 위해서 왜 우리는 이렇게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가 말이다. 쓸모 없고, 재미없고, 어렵고, 지루하고...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두 번 다시 눈길조차 주고 싶지 않은 그런 공부가 수학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늘 수학을 사용하고 있다며, 수학은 그냥 학교 교과목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삼수생이 미국에서 새롭게 수학을 배워 하버드에 들어가고 보스턴 최고의 수학 강사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좌충우돌 미국 수학 적응기와 교습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수학 공부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나이 마흔에 하버드대 익스텐션 스쿨에 입학, 수학 교육 전공으로 2년 만에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지 보스턴의 스타 강사로 수많은 제자들을 하버드대, MIT, 존스홉킨스대 등 명문대에 진학시켰다. 평범한 수학 투덜이가, 삼수를 하고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던 그가, 영어라곤 "예스, 노"만 하는 수준이었던 그가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수학을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앞선 세 유형 중 등반가가 돼라. 산을 오르는 것은 결국 본인이다. 다만 나는 먼저 그 길을 올라본 선배로서 좀 더 효율적으로 올라가는 팁을 알려줄 수 있을 뿐이다. 현명한 체력 안배, 알맞은 등산화, 적절한 수분과 당분 보충, 안전한 등산 스틱 사용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빠르고 쉽게 정상에 도달할 테니까. 마찬가지로 수학에 왕도(王道)는 없어도 정도(正道)는 있다.    p.172

 

왜 수학은 이토록 어려울까? 문제 풀이와 공식 암기가 전부인 양 공부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의 수학 교육의 현주소를 짚어주고, 뭐가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미국의 수학 교육과 비교해가면서, 맥락과 의미를 따라가면 수학 공부는 생각보다 쉽고 즐겁다고 말한다. 간단히 말해 우리의 수학 교육은 '컴퓨터가 되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그들의 수학 교육은 '컴퓨터 쓰는 법'을 배우는 거라는 얘기다. 이 차이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수학과 결코 친하게 지낸 적이 없던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자신이 겪은 무수한 시행착오, 직접 지도한 학생들의 사례, 하버드에서 경험한 새로운 수업 스타일 등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그가 제시하는 '수학을 이기는 5가지 방법' 또한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하나, 수학 계통도를 보며 개념 간 연결 고리를 파악하라.
둘, 기초 쌓기엔 개념서 다독보다 문제 풀이가 더 좋다.
셋, 쉬운 문제 여럿보다 어려운 문제 하나를 붙들어라.
넷, 매일 10분보다 하루를 제대로 투자하라.
다섯, 무조건 암기하기보다 묻고 이해하며 공부하라.

 

저자는 개념 간 연결 고리를 표현한 수학 계통도를 항시 살피며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이렇게 의미와 맥락을 좇아 공부할 때 수학은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어진다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초등 수학부터 고등 수학까지 6개 핵심 줄기로 한 번에 꿰는 수학의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차함수의 최댓값과 최솟값이 NASA 우주 탐사 프로젝트로, 소인수분해가 미래 암호 기술로, 행렬과 통계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하며 '진짜' 수학의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수포자'였던 과거가 있는 사람들부터 현재 수학 공부가 너무 힘든 학생과 자녀의 수학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에게도 매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수학? 누구나 잘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그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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