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10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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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에게 메그는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이자 조언자였고, 성격이 정반대인데도 불구하고 온화한 베스에게는 조가 그런 존재였다. 수줍음이 많은 베스는 조에게만 제 생각을 털어놓았으며, 덤벙대는 조에게 가족 중 그 누구보다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두 언니들은 사이가 정말 좋았지만 동생들을 한 명씩 맡아 보살필 때는 제 나름의 방식을 고수했다. 자기들끼리 '엄마 놀이'라고 부르면서 버림받은 인형을 보살피듯 타고난 모성본능을 발휘해 동생들을 돌보아 주고 있었던 것이다.    p.107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 시리즈 그 열 번째 책은 <작은 아씨들>이다. 1868년 처음 발표된 이래, 수차례 영화로 리메이크되며 오래도록 사랑 받고 있는 작품으로, 내년 2월에 엠마 왓슨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새롭게 만들어져 개봉될 예정이기도 하다. 허영심이 있지만 책임감이 강한 첫째 메그, 열정적인 성격에 작가를 꿈꾸는 둘째 조, 얌전하고 속 깊은 셋째 베스, 사고뭉치 귀여운 막내 에이미, 이들 네 자매가 풀어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만나 보자.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고전 명작' 시리즈답게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새롭게 읽는 즐거움을 안겨 준다. 정말 어릴 때부터 읽었던 작품이라, 이번에 섬세하고 서정적인 일러스트들과 함께 '다시 읽는 시간'이 기대가 되었다.

 

자매들에겐 의지가 되는 큰언니이자 엄마에겐 믿음직한 큰딸인 메그,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경으로 자매들 중 가장 개성이 강한 작가 지망생 조, 몸은 허약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넓은 셋째딸 베스, 그리고 아름답고 귀여운 용모에 다소 엉뚱한 면도 가지고 있는 사랑스런 막내 에이미. 마치 가문의 사랑스런 네 자매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여전히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를 안겨 준다.

 

 

그것은 차라리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자매들은 햇살과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나무 그늘에 앉아 향기로운 바람결에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뜨거운 뺨을 식히고 있었다. 숲 속 작은 동물들도 그들이 이방인이 아니라 오랜 친구라도 되는 듯 겁 내지 않고 하던 일을 계속 했다. 메그는 방석에 앉아 하얀 손으로 곱게 바느질을 하고 있었는데, 분홍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초록 물결 사이에 핀 장미처럼 싱그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베스는 근처 소나무 아래에 잔뜩 쌓인 솔방울을 주워서는 예쁜 물건을 만들려 하고 있었다. 에이미는 양치식물 덤불을 그렸고, 조는 큰 소리로 책을 읽으며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p.320~322

 

낡은 드레스를 내려다보며 갖고 싶은 예쁜 물건들을 아쉬워하는 메그, 오래 전부터 정말 갖고 싶었던 책을 살 수 없어 투덜거리는 책벌레 조, 새 악보를 사고 싶은 베스와 멋진 상자에 든 파버 표 색연필을 사고 싶은 에이미까지.. 이번 크리스마스엔 선물 없이 지내자고 한 엄마 때문에 이들 자매는 볼멘소리를 내는 중이다. 남자들이 군대에서 고생을 하고 있으니 즐기는 데 돈을 쓰지 말자는 엄마의 말은 이해하지만, 이제 열 몇 살인 소녀들에게 크리스마스란 선물과 함께 해야 하는 법이니 말이다. 그렇게 시작된 네 자매의 일상은 잔잔하게 흘러가기도 하고, 좌충우돌 사건들이 이어지기도 하며 다채롭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제법 두툼한 이 책의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일러스트들이 너무 예뻐서 설레이는 마음을 안겨주고, 그림만 따라가면서 읽어도 한 편의 스토리가 완성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 시리즈는 클래식한 프레임에 좀 더 커진 판형으로 가독성을 높였다. 그래서 소장용으로도, 선물용으로도 너무 예쁘고 실용적인 책이기도 하다. 외모도, 성격도 너무 다른 네 자매가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투명한 수채화의 담백한 일러스트와 만나 더 뭉클하게 보여지는 작품이라 다시 읽으면서 설레이는 마음이 들었다.  어린 시절의 나를 잊고 있었던 당신에게,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 속의 자신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이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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