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써먹는 심리학 - 실험실을 나온 괴짜 교수의 기발한 심리학 뒤집기, 개정판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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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갈망은 계속 높아만 간다. 그래서 짝사랑은 종종 파국으로 이어진다. 자신을 거절한 여성을 납치한 한 남성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토로했다. "거절당했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 원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나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기존 심리학으로는 이와 같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가정 원칙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p.81

 

유튜브 200만 구독자, 4억 뷰 조회로 ‘지구에서 가장 핫한 심리학자’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리처드 와이즈의 <괴짜 심리학> 후속작이다. 국내에는 <립잇업>으로 이전에 출간되었었고,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원제인 'rip it up'은 뜯어내거나 찢어버린다는 뜻으로, 무언가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도록 요구할 때 쓰이기도 하는 강한 표현이다. 실제로 서문부터 '이 책을 한번 찢어보라'는 괴상한 과제를 내주며 시작하고 있어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세상에는 수많은 심리학 관련 서적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리처드 와이즈면의 책들이 특별한 이유는 심리학자이면서도 '심리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그의 심리 실험에는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그 과정과 결과가 150여 개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지에 소개되었다. 프로이트의 '심리' 대신 제임스의 '행동'에 주목한 괴짜 심리학자의 강력한 변화 프로젝트가 이 책에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다. 다양한 심리 실험 등에 대한 실제 사례들이 수록되어 있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뜬구름 잡는 이론적인 이야기들은 실제 현실에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다양한 과학적 방법을 활용해 직접 행동으로 옮겨볼 수 있는 삶의 기술들을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까? '성격이 행동을 만든다'라는 기존 이론에 따른다면, 자신에 대한 인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형성되기 때문에 새 셔츠를 입거나 새 신발을 신는 것처럼 일시적인 변화로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 가정 원칙은 특정한 유형의 사람인 것처럼 옷을 입는 시도는 자신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p.261

 

'느끼는 것처럼' 행동할 때 뇌가 반응한다는 실험 결과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특정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감정 상태뿐만 아니라 몸에도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하니 놀라웠다. 매일 몇 초 동안 웃음을 짓는 방법을 통해 '행복하다고 생각하기'를 실천하도록 한 결과, 웃는 표정을 짓는 방법을 실천한 그룹의 행복감이 더 많이 상승했다고 한다. 완전히 처음 보는 두 사람이 마치 연인인 것처럼 상대에게 장난을 치게 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호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한 실험도 있었고,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실제 의료 장비를 설치해두고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폐암 진단을 받게 하고 정말로 담배를 끊은 것처럼 행동을 바꾸어 보도록 한 실험 결과도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우리의 믿음이 어떻게 조작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 심리학과 다이어트와의 연관 관계, 자존감을 조종하는 기술 등 실생활에서 바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주로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서적들을 찾아 읽을 것이다. 이 책은 시종일관 '먼저 행동을 바꾸라'고 말한다. 습관은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태어나서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다. 백 번 해도 소용없는 결심은 이제 그만두고, 뭔가 다른 것을 해보자는 것이다. 저자가 보여준 다양한 심리 실험의 결과는 ‘척’하는 행동 하나가 극적인 결과를 만든다고 말한다. 이는 '무언가를 원한다면, 이미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는 주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제 인간 심리에 대한 케케묵은 생각을 버리고, 저자가 말하는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보자. 좀처럼 고칠 수 없었던 나쁜 습관, 10분 이상 지속되지 않았던 집중력, 중요할 때마다 사라지는 자신감, 그리고 마음처럼 안 되는 분노와 우울증 모두 극복할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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