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내향인의 섬세한 성공 전략
모라 애런스-밀리 지음, 김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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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인 자신을 사랑하라. 하지만 은둔 성향이 자신의 전부가 아님을 기억하라. 자신을 돌볼 때는 열심히 사랑해주고, 외부 세계와 마주하기로 했을 때는 온전한 자신으로 소통하라. 매일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지키면서도 세상에 긍정적으로 관여하며 건강한 은둔형 인간이 되도록 스스로를 독려하자. 당신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때를 위해 최상의 모습을 아껴두고 있을 뿐이다.    p.104

 

현대 사회에서 '내성적'이라는 말은 결코 미덕이 될 수 없다. 경력 관리, 인간관계,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드높이며 자신을 전시하는 시대, 이 같은 편견에 맞서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책을 만났다. 마케팅 회사 대표, 포브스 팟캐스트 진행자,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활동 중이지만 스스로를 ‘은둔형 사업가’라 칭하는 저자가 ‘내성적이어도’가 아닌 ‘내성적이어서’ 이뤄낸 성공담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의 필수 조건 대부분이 실제로는 모두 헛소리라고. 그녀가 인터뷰한 150명 이상의 회사 중역들의 고백이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자신 역시 선천적인 은둔형 인간으로 극도로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회의나 강연이 두렵고, 집에 있을 때가 가장 편하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주로 영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업주이다. 타고난 성향만 보자면 거의 매일 화장실에 숨어 있어야 하며 집을 떠날 수 없는 사람임에도 그녀는 어떻게 성공한 사업가가 된 걸까.

 

 

나는 두둑한 월급보다 지금 당장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시간에 대한 통제권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하는 시간을 줄인 만큼, 타인의 기대보다 적게 일한 만큼 돈, 명성, 승진, 한창때라는 느낌을 잃게 된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일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부분적인 유연근무제나 근무 시간 분할 등의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당신의 시간은 당신의 것이며, 어떻게 사용할지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p.139

 

저자는 서른 살도 되기 전에 회사를 아홉 번이나 옮겼고, 거의 모든 날마다 화장실에서 울었으며, 공황발작을 겪은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지나치게 많은 미팅과 넘쳐나는 커뮤니케이션을 피해 ‘혼자 숨어 있고 싶은’ 욕망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쉬고 다시 일하며 유연한 일상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이다. 사교적이지 않아도, 24시간 치열하게 일하고 싶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진짜 '나 자신'이기만 하면 된다. 그녀는 내향인들만의 깊은 사고력과 그에 기반한 창의성,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진중한 태도 등의 장점을 어떻게 사업적으로 발현시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균형 잡힌 일과 여가를 구성하는 방법부터 집 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않고 인터넷상에서 인맥을 관리하는 방법까지 불안과 씨름하는 이들에게 각자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처방전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인터뷰한 100여 명 이상의 유명인사와 CEO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혼자 있는 시간의 힘과 고독의 가치, 검증된 비즈니스 기술, 현실적이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실제 사연들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타고난 성향이나 성격을 고치거나 연기하지 않고도 내재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화장실에서 우는 사람은 당신만이 아니다. 혼자여도, 불안해도, 숨고 싶어도 괜찮다. 내향적인 성격이 약점이 아니라고, 다수가 아닌 혼자일 때 더 충만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는 흔치 않을 것이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자신을 긍정하고 싶다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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