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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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 두고 잊어버려 유통기한을 넘기곤 해.
며칠 정도야, 먹어도 괜찮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 다 상해버려서 먹을 수가 없지.
사람의 마음도 그래. 어떤 감정은 쌓아둔 채 적정 기간을 넘기면 영영 돌이킬 수 없게 변해버리기도 하거든. 그러니까 내 안의 감정을 너무 묵혀두지 마. 꽁꽁 묵혀 둔 감정들이 상해버려서 마음이 무너지지 않게 제 때 마음을 열어서 풀어주라구.    p.24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의 사랑스러운 여덟 캐릭터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카카오프렌즈와 젊은 작가들이 만난 '카카오 프렌즈' 시리즈 신작이다. 라이언, 어피치, 튜브, 무지에 이어 사랑스러운 커플 네오와 프로도가 등장했다. 먼저 만나게 된 것은 카카오프렌즈의 대표 패셔니스타이자 새침한 매력의 소유자 네오의 이야기이다. 발랄한 현실주의자 네오와 <나를 위해 하다>의 작가 하다가 만났다.

 

 

 

 

네오는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새침한 고양이이다. 도도한 자신감의 근원은 바로 단발머리 가발에서 나오고, 부잣집 도시개 프로도와 알콩달콩 아옹다옹 연애 중이다. 하다 작가는 말한다. 가끔은 네오처럼 약간 눈을 치켜 뜨고, 제법 까칠한 표정을 지어보면 어떨까. 내 호의가 타인의 권리가 되고, 착해지고 싶다는 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아주지는 않는 세상이니까, 그러니까 우리의 착한 마음이 약점이 되지 않도록, 사랑스러운 현실주의자가 되어 보자는 거다. 어쩐지 '착해 보이지 말아요'라는 문구 때문에 첫 장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친절한 금자씨가 '친절해 보일까봐' 눈두덩을 시퍼렇게 칠하고 다녔던 것처럼, 우리도 눈 딱 감고 한번 그래 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힘을 들여라, 애를 써라 하고 인사하는 걸까? 안 그래도 모두 힘든 세상인데 말이야. 같은 일을 하더라도, 힘을 덜 들이고 수고를 덜 하고 즐겁고 여유롭게 해내면 그게 훨씬 좋은 일이잖아.
그래서 말인데, "수고하지 마세요" 라고 인사하는 건 어떨까? 나도, 당신도, 너무 수고하지 말고 적당히 여유로운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런 의미에서, 오늘만큼은 수고 대신 칼퇴를 해보자고. 흐흐.    p.166~167

 

SNS에 ‘나를 지키며 사는 삶’에 대해 글을 올리며 7만 팔로워의 공감을 받는 작가답게, 이 책 속의 글들은 온통 '나' 자신을 위한 모습으로 가득 차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힘든 날엔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행복한 돼지가 되어도 좋고, 쇼핑은 단순히 돈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내 정체성과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행위라고 말하며, 오래 앉아 있는 사무직은 아랫배가 나올 수밖에 없으니 아름다운 내 아랫배에 자유를 주기 위해 고무줄 바지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친구들에게 약속 있다고 핑계를 대더라도 하루 종일 집에서 조용히 쉬는 나만의 시간도 꼭 필요하고, 회사는 돈 버는 곳이니까 모든 걸 걸어놓지 말라고 내 삶을 풍요롭게 영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까칠하고, 뾰족하고, 당당하면서도 매력 넘치는 네오의 모습들이 하다 작가의 말들과 고스란히 겹쳐서 답답했던 마음에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안겨준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은 각자 서로 다른 성격에 콤플렉스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특하지만 친근한,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따뜻하고 위로를 안겨주는 캐릭터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페이지 구석구석에서 그들 캐릭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느낌이 든다.

 

"나는 앞으로 누군가에게 사랑 받는 것 대신 스스로 깊고 유능하고 야망 있고 끈기 있는 가끔은 화끈하고 확실한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해."라는 책 속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야만 생기는 가치라면 그게 내 정체성이 될 수 없으니, 무조건 타인에게 사랑 받는 사람, 사랑스러운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자신을 돌보고, 언제나 자기답게 행동하려 하고, 하고 싶은 걸 기어코 해내는 매력적인 당신이 될 수 있도록 이 책은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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