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시즌2 : 10~14 세트 - 전5권 (리커버 에디션) 미생 (리커버 에디션)
윤태호 글.그림 / 더오리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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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건 좋은데 너무 힘들게 일하진 말아요.

힘들게 일하면 일로 보상을 받고 싶고, 일로 성취하고 싶고 일로 만족하고 싶어져요.

가족은 상관없어져요. 자기 자신도요.    -14, p.249~250

<미생>이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롭게 옷을 갈아 입었다. 이 작품은 2012 1월 처음 연재를 시작해, 2016 1월 시즌 2의 이야기로 이어졌고, 작년 봄 시즌 2 13권까지 출간이 된 상태였다. 이번에 바로 다음 이야기인 14권이 새롭게 출간이 되었는데, 출판사가 바뀌면서 기존의 표지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리커버 에디션의 표지는 실재의 공간에 가상의 인물을 그려 넣는 식으로 표현되어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만화 속 인물들이 실제 극 중에서 매일같이 드나들어야 하는 곳을 실사로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어 더욱 생생하게 현실처럼 그려져 있다.

 

 

<미생> 2012년 첫 연재 후 수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가히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2014년에는 tvN 드라마로도 방영이 되어 최고의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기존에 출간된 버전으로 13권까지 읽어 왔다면, 계속되는 이야기이므로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14권만 구매해서 읽으면 될 것이다. 혹은 이 작품이 궁금했는데 분량이 많아서 선뜻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시즌 2의 이야기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시즌 2는 아직 5권 밖에 출간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시즌 1의 이야기를 읽지 않았더라도 상관없이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늘상 말하곤 한다. '일이나 해.' 무시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하거나 배려 받지 못하고 힘들어질 때 위로처럼 툭 던져주는 그 말. '일이나 해.'

하지만 모두 알고 있다. '일이나' 하기엔 '일이나'로 끝나는 ''은 없다는 걸.

어떤 일은 잘하고 싶어서, 어떤 일은 하기 싫어서, 고과에 반영되니,  회피하고 싶으니, 내 능력으론 안 되는 일이니... '일이나' 하고 있기는 매우 힘들다.

돈 받은 만큼만 일하고 싶지만 돈 때문에 일하는 것 또한 빈궁하고 무참하여 일에 나를 얹는다.      -14, p.256~258

시즌 1의 이야기가 대기업의 이야기였다면, 시즌 2는 위태로운 중소기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기업 계약직 사원인 장그래는 중소 기업의 사원이 되었고, 오상식 과장은 오상식 부장으로, 김동식 대리는 과장이 되었다. 특히나 신간인 14권에서는 전체의 프리퀄 스토리인 오상식의 과거 젊은 시절을 담고 있다. 또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빨간 눈에 담긴 사연이 드디어 밝혀지고 있어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3년 기준 한국의 대기업이 약 3천개, 고용 인원이 192만 명이라면, 한국의 중소기업 수는 340만개, 중소기업 고용 인원은 1,342만 명이라고 한다. 전체 노동자의 12.3프로가 대기업 현관을 향할 때, 대기업의 1천 배에 육박하는 중소기업을 향해 전체 노동자의 87프로에 달하는 종사자가 크고 작은 골목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마도 시즌 2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월급날 월급은 자연히 입금되는 것이라 생각했던 대기업 인턴 장그래가 직원 7명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서 회사가 월급날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나고 엄청난 성과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처럼, 대기업에서는 당연하던 많은 것들이 중소기업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장그래는 자신이 버는 돈이 눈에 들어오는 회사에서 '내 몫'의 월급 이전에 '내 몫'의 일을 하고 있는지를 더 첨예하게 고민한다.

오늘도 당연히 일을 했고, 내일도 여전히 일을 하고 있을 당신에게 이 작품은 묻는다.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여전히 '미생'인 당신이 '완생'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가 완전히 살아 있는 자가 되기를 응원한다. 세상 모든 직장인들을 위한 작품 <미생> 그리고 새롭게 시작되는 발걸음, 시즌 2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 긴 여정을 독자로서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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