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전체가 잠들어 있는 어느
새벽, 고요한 맨해튼의 도서관
앞에서 돌사자 용기가 잠에서 깨어난다. 용기는 짝꿍인 인내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인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인내는 매일 밤마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도서관 속으로 사라지곤
했다. 아침이 되기 전에
돌아오지 않은 적이 없었던 인내였기에 용기는 걱정이 된다.
그래서 한 번도 주춧돌 위의 자기 자리를 떠나본 적이 없었던 용기였지만, 인내를 찾기 위해 도서관 안으로 뛰어 들어가게
된다.
크고 웅장한 도서관 안으로 처음 들어와
본 용기는 코끼리 열두 마리만큼 높은 천장과 물소 열 마리만큼 넓은 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세상처럼 느껴진다. 용기는 도서관 내부를 이리 저리 구경하며 미로와도
같은 방들을 헤매고 다닌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방들을 지나가야 인내를 만날 수 있는 것일까.
용기는 모리스 센닥과 신시아 라일런트와 제인 욜런과 제리 핑크니와 주디 블룸의 책 사이를
지나다닌다. 그때 옆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과연
용기는 무사히 인내를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은 뉴욕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자
세계 5대 도서관으로 꼽히는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뉴욕공공도서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림책의
주인공인 돌사자 '인내'와 '용기'는
실제로 5번가 입구의
뉴욕공공도서관 건물 앞을 지키고 있다.
도서관을 누비는 용기와 함께 우리는
애스터 홀, 로스 메인
열람실, 에드나 반스 살로몬
룸 등 뉴욕공공도서관 안의 여러 명소들을 실감나게 방문해볼 수 있다.
뉴욕공공도서관은
3개의 중앙 도서관과 크고 작은 80여 개의 지점 도서관들로 이루어져 있어 그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데, 이 그림책을
통해서 잠시나마 곳곳을 가볼 수 있어서 특별한 경험을 안겨 준다.
사실 뉴욕공공도서관은 여행을 간다면
필수 코스로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유명한 장소이기도 하다.
맨해튼 한복판에 마치 궁궐처럼 버티고 서 있는 건물은 매우 웅장하고, 아름답기도 한 곳이니 말이다. 게다가 도서관 내에는 3천 800만 점이 넘는 도서와 소장품들이
무려 120km에 달하는
책꽂이에 진열되어 있다. 셰익스피어의 첫 작품집, 제퍼슨의 독립 선언문 자필 원고 등 희귀본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곳이라 더욱 가치 있는 장소이다. 개인적으로는 넓은 천장과 아치형 창문이 중세의
성을 연상시키는 중후한 분위기의 3층 열람실에 있는 긴 테이블에서 책을 읽어 봤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었는데, 이 그림책을 통해서 잠시나마 뉴욕으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도
들었다.
도서관만큼 길을 잃기에 좋은 장소도
없을 것이다. 나도 어린 시절
도서관에 갔을 때 미로처럼 빼곡한 서가 사이를 헤집고 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장소는 길을 잃고 헤매고
다녀야만 생각지도 못했던 책을 발견하는 깜짝 선물을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극중 용기와 인내처럼 아무도 없는 한밤의 도서관이라면 정말 멋질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너무 따뜻하고 매혹적인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