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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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미워하면 나도 미워하면 되는데 나를 미워하게 되더라.

누군가 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꼭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고 하면 그 사람을 좀 싫어할 필요가 있더라.    p.52~53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어피치, 튜브, , 무지, 프로도, 네오, 제이지,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의 사랑스러운 여덟 캐릭터와 젊은 작가들이 만났다.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그 세 번째는 소심한 오리 튜브와 국민 시팔이 하상욱 작가이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은 각자 서로 다른 성격에 콤플렉스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특하지만 친근한,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따뜻하고 위로를 안겨주는 캐릭터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페이지 구석구석에서 그들 캐릭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겁 많고 마음 약한 오리, 튜브. 평소에는 소심한 성격이지만 화가 나면 입에서 불을 뿜으며 밥상을 뒤엎는 미친 오리로 변신한다. 작은 발을 부끄러워하는 소심한 튜브도 화가 날 땐 솔직하게 감정을 터뜨리며 오리발 킥을 날린다. 작가 하상욱, 스스로를 고매한 시인이 아니라 '시팔이'라 불러달라고 자청하는 그의 촌철살인 유머와 위트가 이러한 튜브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 카카오프렌즈 시리즈가 사실 글보다는 라이언이나 어피치등 카카오 프렌즈 친구들이 더 눈에 들어오는 책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튜브만큼이나 작가의 글도 마음에 콕콕 박혀서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꿈을 꾸기 힘들었고, 나이가 드니 꿈을 깨기 힘이 드네.

하고 싶은 걸 몰라서 힘든 것보다,  할 수 없단 걸 알아서 힘이 들더라.    p.194~195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 거라고 기대한 건 아니지만, 하기 싫은 일을 이렇게나 많이 하면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 '나이 먹고 힘들까 봐 하는 일들이 나이 먹는 내내 나를 힘들게 하네', '안 해도 되는 말을 해버리면, 꼭 해야 되는 말이 생기더라', '시간이 없을 땐 하고 싶은 게 많고, 시간이 있을 땐 하기 싫은 게 많고,', '나이가 들면 세상을 더 알게 되는 건 맞지만, 세상을 다 알게 되는 건 아니다' 등등 피식 웃게 만드는 농담 한마디처럼, 빵빵 터지는 말장난처럼 읽히는 글들이 때로는 그 짧은 문구 속에 세상이 다 담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상처 받고 울고 싶을 때 위로 따윈 필요 없다고 소리칠 수 있는 용기를 안겨 주기도 한다.

 

'일이 힘들면 관계가 귀찮고, 관계가 힘들면 일이 안되고.', 학생 때는 '공부가 하기 싫지만 학교 친구는 좋고',  직장인이 되니 '일은 하고 싶지만 회사 사람이 싫은' 그렇게 인생은 아이러니 투성이다. 게다가 왜 그렇게 영혼 없는 위로나 겉치레들은 많은지.. 전혀 마음이 담기지 않은 그런 위로들은 살면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어쩌면 내가 듣고 싶었던 위로는 "넌 할 수 있어"가 아니라 "넌 할 만큼 했어"가 아니었을까.라는 작가의 말이 공감과 위로라는 말조차 버거운 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게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그래서 미친 오리로 변신한 튜브가 야무지게 내뱉는 말들이 속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널 아끼니까 하는 말인데."

"그냥 아껴둬."

 

"내가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생각만 해."

 

튜브의 오리발 킥처럼 날리는 속 시원한 위로의 말들이 당신의 하루를 '잊고 싶은 오늘이 아닌, 잇고 싶은 오늘'로 만들어줄지도 모르겠다. 사랑스럽고 너무도 익숙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페이지 곳곳에 나타나서 그 귀여운 자태를 뽐내주는 것만으로 마음 속에 작고 동그란 행복들이 가득 차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시리즈이다. 그래서 다음에 나올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는 누구일지, 또 어떤 작가와의 콜라보로 웃음과 위로를 안겨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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