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 실험실에 갇혀 살던 중년 뇌과학자의 엉뚱하고 유쾌한 셀프 두뇌 실험기
웬디 스즈키 지음, 조은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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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아름다운 뇌가소성의 한 가지 예일 뿐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 그리고 그것의 기간과 강도가 뇌에 영향을 준다. 탐조 전문가가 되면 뇌의 시각 체계가 변하여 아주 작은 새들까지 구분할 수 있게 된다. 탱고를 매일 추면 정확한 발놀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운동 체계가 변한다. 몇 년간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실에서 배운 인생의 교훈은 내가 매일 뇌의 형태를 빚고 있으며 당신도 그렇다는 것이었다.   p.34

신경과학자로서 권위 있는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종신 교수 자격까지 얻었으며, 여성 과학자들의 롤 모델이기도 한 웬디 스즈키는 어느 날 문득 아주 놀라운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꿈에 그리던 경력을 쌓느라 사회생활과 연애를 멀리했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지 못했으며, 오로지 일만 하느라 다른데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다. 몸은 정상 체중보다 9킬로그램이 더 나갔으며, 과학 외에 일상생활은 엉망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기로 결심하게 된다. 신경과학에 관한 자신의 모든 지식을 삶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뇌 전체를 균형 있게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뇌와 몸을 연결해야 했다. 그녀가 번아웃을 극복하고 새로운 뇌 영역과 몸 전체를 깨우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어떤 것일까.

그녀는 스스로 운동과 뇌가소성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한 표본이 되어 셀프 두뇌 실험을 했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결론으로 운동하는 뇌의 잠재력을 주제로 한 테드(TED)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 강연은 640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는데, 바로 그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화제의 강의를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운동과 뇌가소성의 관계를 이해하고 뇌를 활성화하면 누구나 스스로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밝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은 모두 완벽한 허구다. 현실 세계에서 운동은 에디 모라의 알약이나 윌 로드먼의 가스처럼 엄청난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겠지만, 내가 직접 경험했던 것처럼 의식적인 운동은 매일 사용하는 다양한 뇌 기능에 명확하고 두드러진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확인해본 바에 따르면, 운동이 청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었다. 나는 '운동이 뇌를 바꿀 수 있을까?' 수업을 통해 그것을 다뤄볼 완벽한 기회를 잡았다.    p.144

뇌가소성이란 인간의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지식이나 경험이 쌓일 때 두뇌 신경 연결망이 더해져 변화하는 성질을 말한다. 저자는 신경과학자로서 뇌가소성, 즉 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뇌의 능력에 주목했고 번아웃 극복의 핵심이 황폐해진 뇌를 쉬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뇌 전체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데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두뇌에 치우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신체와 두뇌의 균형을 맞추자 새로운 뇌 영역이 깨어나고,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체중 감량, 운동의 중요성이야 누구나 다 알고 있겠지만, 실제로 그것을 몸으로 체감하고, 직접 실천하는 경우는 아는 것에 비해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뇌과학이라는 매우 논리적인 이론을 통해 실제로 몸을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것을 체감하게 만든 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웠다. 아인슈타인도 사는 게 복잡할 땐 몸을 움직였다고 하니 가히 뇌를 깨우는 브레인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 '운동은 당신을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라는 것에 대해 보통 사람들은 거의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몸을 쓰는 것이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니.. 어쩐지 이해가 안될 수도 있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의식적인 운동은 다양한 뇌 영역을 활성화한다. 운동이 어렵다면 오감과 인지기능을 자극하는 방법도 있다며 몇 가지 직접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신경과학, 뇌과학.. 이라고 하면 뭔가 더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데,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되어 있는 이야기라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과학적인 여러 지식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신경과학 분야 최신 연구로 밝혀낸 '운동하는 뇌'의 비밀에 대한 과학 입문서로도 훌륭하고, 우리의 운동 습관, 생활 방식에 관해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는 특별한 자기 계발서로도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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