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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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이 써왔던 오사카 사투리를 온전히 간직하고, 오사카를 떠나 있어도 오사카 사투리와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다. 오사카 사투리로 덕 보는 일 따위 없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p.24~25

마스다 미리는 오사카에서 태어나 스물여섯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그 뒤 도쿄로 터전을 옮기고 십 년을 넘기자 그녀는 '도쿄에 사는 오사카 사람의 눈으로 고향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오사카 사람에 대해 통계를 내본 적도 없고 역사나 문화도 잘 모르지만, 그저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오사카와 오사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그녀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추억하는 오사카의 이모저모와 오사카 사람들 특유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에세이와 만화이다. 사실 마스다 미리의 작품들 대부분이 공감할 부분이 많고 술술 읽히는 편이었지만, 이 작품은 아무래도 지역적인 특색이 강하다 보니 처음 듣게 되는 단어나 상황들이 많아 조금 낯설기는 했다.

그러나 그만큼 일본의 지역 색이 우리 나라의 그것과도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되기도 했고, 그들의 일상문화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한 작품이었다. 경상도니, 전라도니 지역에 따라서 너무도 확연하게 다른 말투와 식습관과 문화가 우리 나라에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본도 그에 못지않게 지역 색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흥미롭기도 했고 말이다.

도쿄에서도 남자들의 별것 아닌 행동이나 동작이나 시선에서 '나도 이미 젊지 않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지만, 오사카라는 땅에는 그것과는 좀 다른 독특한 포인트가 있다. 요컨대 남자들이 나를 열심히 '웃기려고 애쓰느냐' 마느냐.   p.107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오사카하면 사람들에게 먼저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짭쪼롬한 다코야키, 역사와 전통의 한신 타이거즈, 개그계의 본산 요시모토 흥업,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각종 랜드마크, 도톤보리 거리의 맛집들... 그 중에서도 마스다 미리가 손꼽는 오사카의 명물은 다름아닌, 붙임성 좋고 재미있는 오사카 사람들이라고 한다.

오사카 사람들은 한 집에 한 대 다코야키 기가 있다던데.. 오사카 사람은 오코노미야키를 밥이랑 같이 먹는다던데.. 오사카 사람은 무빙워크에서 십중팔구 걷는다던데... 등등 마스다 미리는 도쿄에서 도쿄 사람들에게 이런 애기들을 많이 들어 왔는데, 그러한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고 재미있고,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사카 말을 도레미로 표현하는 거였다. 놀자고 친구를 부를 때 '미리짱'은 솔파솔!, '노올자!는 파파솔~ 헤어질 때 인사 '아안녀엉'은 솔파~솔파~ 이런 식으로.. 귀엽고 엉뚱한 마스다 미리만의 해석으로 특유의 어감을 표현해주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마스다 미리는 언젠가 꼭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세 가지 있었다고 한다. 하나는 오사카를 소재로 한 책, 그리고 엄마와 대중목욕탕에 관한 책이라고 한다. 이 세가지 책은 모두 비채의 마스다 미리 컬렉션으로 출간되고 있는데, 지난 번에 만났던 <여탕에서 생긴 일>과 이번에 만난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에 이어 곧 출간될 <엄마라는 여자>라는 책도 기대가 된다. 엄마, 여탕, 오사카, 우연히 전부 이응으로 시작되는 세 개의 키워드가 그녀에게도 매우 커다란 존재였다며, 이 시리즈를 '이응' 삼부작이라고 이름 붙이겠다고 하니 귀엽게 그지 없다. '이응'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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