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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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님 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흉악 사건 피해자 시신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번에는 상궤를 한참 벗어났습니다. 시체 손상은 원한 때문에, 해체는 이상 심리로 인해, 혹은 운반하려고 그랬다면 납득이 가지만 이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두부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용해시키다니... 완전히 인간을 장난감으로 보고 있어요."

"내가 알기로 인간이라는 존재는 지구상에서 가장 잔혹한 생물이에요. 그 중에서도 개구리 남자라는 존재는 인격이 다를 겁니다....."    p.105

잔혹하게 훼손된 시체, 마치 어린아이가 쓴 듯 삐뚤빼뚤한 글씨의 쪽지, 마치 아이가 장난감 대신 시체를 가지고 논 듯한 느낌의 유아성에 기인하는 순수한 잔인함..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마치 개구리 가지고 놀 듯 엽기적인 살인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일명 '개구리 남자'가 돌아왔다! 전편을 읽을 때만 하더라도 시리즈로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못했기에 매우 기대가 되었다.

이야기는 오마에자키 교수의 집에서 일어나는 폭발 사건으로 시작된다. 오마에자키 교수가 전작에서 한노시 50음순 연쇄 살인 사건의 관계자였기 때문에, 와타세와 고테가와도 현장으로 향한다. 교수의 시신은 사방으로 흩어진 정도가 아니라 산산조각이 났고, 지난 사건에서 개구리 남자가 남겼던 범행성명서와 흡사한 메세지도 현장에서 발견이 된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얼마 전 퇴원만 도마 가쓰오로 그는 과거 오마에자키 교수와 이상적인 주치의와 환자 관계였다. 목격자도 없었고, 폭발물 파편으로 인해 증거 조사만으로도 시간이 좀 걸리는 상태였지만, 와타세는 기존 사건 과의 유사성을 인정한다. 사람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시체 처리나 기호화 등 자신의 광기를 숨기려 하는 범인을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전 사건을 정확하게 좇는 모방범이라는 면에서는 완벽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과연 완벽한 모방범이 나타난 것일까. 아니면 개구리 남자의 귀환인 것일까.

 

", 도마 가쓰오의 심리와 악의에 질려버렸다는 애기군."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이제 와서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야."

와타세는 고테가와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사람이니까 그런 짓을 하는 거야."   p.226

개구리 안에 폭죽을 넣어서 불을 붙여봤더니, 개구리가 불꽃놀이처럼 폭발했다. 뭐든지 녹인다고 하는 황산에 개구리를 넣어봤더니, 연기가 나고 개구리가 눈깜짝할 사이에 녹았다. 뭐든지 납작하게 만드는 전철은 굉장하다. 그래서 개구리를 선로에 떨어뜨려봤다.  등등.. 이번 작품에서도 개구리 남자의 잔혹한 살해 방법과 어린 아이가 쓴 듯한 유치하고 투박한 범행성명서는 여전 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단지 이름만으로 벌어지는 무자비한 연쇄 살인에 시민들은 불안과 공포로 인해 혼란에 휩싸인다.

와타세 경부 시리즈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가 각각 별도로 있지만, '개구리 남자' 시리즈에서도 이들이 수사의 주체와 관계자로 등장해 캐릭터들의 매력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확실한 캐릭터를 여럿 가지고 있는 작가이고, 각각의 시리즈도 완성도 있고 재미있지만, 이렇게 캐릭터들이 전혀 다른 작품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도 주고 있다. 전작에서 제기했던 문제인과연 심신상실자에게는 죄를 물을 수 없는가’에 대한 주제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 지고 있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막힌 반전과 끝나지 않는 결말의 놀라움까지 페이지 터너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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