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내가 좋다 - 불친절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혼자살이 가이드
게일 바즈-옥스레이드 외 지음, 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곧 인생의 CEO가 되는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업을 세워 가꾸는 셈이다. 누군가 더 나은 길로 이끌어주기만을 바란다면, 다음과 같이 자문해보자. 내 삶을 남에게 맡겨둘 것인가? 만약 아무도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몇 년이 걸리든 기다리고 또 기다릴 것인가? 희망은 단기 전술일 뿐, 확실한 전략이 아니다. 당장의 고통은 덜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불확실성만 높아진다. 스스로에게 행복과 만족과 평온을 선사할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라는 걸 명심하자.   p.26~27

우리나라도 갈수록 1인 가구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시점으로 1인 가구수가 561만이라고 하니, 전체 인구의 28.6%가 혼자 살고 있다는 얘기다. 결혼 시기가 늦춰지고, 이혼율도 증가하고, 사회가 전체적으로 고령화되고 있으니 1인 가구수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해 솔로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예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비혼족도 있다. 결혼을 했지만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가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게일은 세 번 결혼했고, 세 번 이혼했다. 이제는 싸우는 데에도 이골이 났고, 하루라도 마음 편히 살고 싶어 싱글 라이프에 뛰어 들었다고 한다. 공동 저자인 빅토리아는 나이 쉰이 되던 해 남편을 폐암으로 먼저 떠나 보냈다. 남편의 빈자리만큼, 또다시 누군가의 밥상이나 차리고 싶지 않다는 피로감이 컸기에 싱글로 지내온 지 어느덧 10년째이다. 

이 책에는 두 저자가 이혼과 사별의 경험에서 얻은 유용한 팁들이 가득 담겨 있다. 홀로서기의 단계별 감정 관리법부터,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1인용 삶에 맞게 물건을 정리하고 소비 습관을 바로잡는 법 등 '싱글을 위한 구체적인 인생 설계 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돈 관리부터 소비 습관, 물건 정리, 인간관계, 노후 대비, 혼자 살아가며 마주하는 문제와 이를 해결할 실전 노하우는 언젠가는 싱글로 돌아갈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기죽지 마라. 당신은 이제 막 혼자가 되었다. 싱글들의 세상에서는 아직 견습생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 순식간에 통달하긴 어려운 법이다. 하루하루 경험을 쌓고 시야를 넓히다 보면 조금씩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지금 서 있는 곳은 출발점도, 도착점도 아니다. 홀로서기가 능숙해질 때까지, 발전을 거듭해야 한다. 당신이 헤쳐온 길을 한 번 돌아보라. 이번엔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앞을 바라보라.   p.288

혼자 사는 사람에게 아마도 가장 큰 걱정은 자금난일 것이다. 저자는 이를 대비해서 미리 돈을 모아둬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자산 내역을 정리하고,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두 사람이 함께 살다가 헤어진다는 것은 감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에도 여파를 미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재정적인 연결 고리를 끊어낸 뒤엔 혼자의 삶에 적합한 재정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애초에 솔로인 사람들의 싱글 라이프와 둘이었다가 싱글로 돌아간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된 이들에게 필요한 노후 대비 라이프도 그럴 것이다. 게일과 빅토리아는 자신들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진심 어린 조언으로 이러한 싱글들을 위해 따뜻하지만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들의 라이프 코칭 중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내가 중심이 되는 관계의 재구성'이라는 챕터였다. 혼자는 불완전하다는 편견을 넘어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늘 해왔기 때문에 하게 되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익숙한 패턴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경로 의존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다고. 남들의 기대에 부응해 살아가다 보면, 정작 나를 위한 삶이 자리 잡을 곳이 없어진다고 말이다. 물론 스스로 인생을 책임지는 일이 늘 신나고 좋은 건 아닐 것이다.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져야 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꼭 둘이 아니어도 삶은 완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들의 이야기는 싱글 라이프를 넘어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싱글 라이프가 판타지가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라, 여러 사람들에게 다양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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