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8
루이스 캐럴 지음, 김민지 그림, 정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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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왕의 꿈에 나오는 여러 가지 중 하나에 불과하니까. 너도 네가 진짜가 아니란 걸 알잖아."

"난 진짜라고요!" 앨리스는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을 쥐어 짠다고 해서 네가 진짜가 되는 것은 아니야." 트위들디가 말했다.    p.100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작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호기심 강하고 똑똑한 꼬마 숙녀 앨리스를 통해 신나고 독창적인 모험의 세계를 거침없이 보여 준다. 거울 속 반대편 세상을 탐험한다는 기발한 관점에서 상상력과 극도의 환상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너무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루이스 캐럴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전편이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배경과 주제와는 상반되는 거울 이미지를 보여준다. 전편은 따뜻한 5, 야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카드놀이의 이미지가 주로 사용되었다면, 이 작품은 추운 11월에 실내에서 시작되며 시·공간이 자주 바뀌고 체스의 이미지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두 작품을 비교해 가면서 읽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앨리스는 전편에도 등장했던 고양이 다이나와 아기 고양이들과 흉내 내기 놀이를 하며, 거울 속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이 전부 반대 방향에 있다는 것만 빼면 우리 거실이랑 똑같이 생긴, 거울 속에 있는 방. 거울 속의 집에서 살면 어떨까? 그렇게 거울 속의 집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상상해 본다. 거울이 거즈처럼 부드러워서 우리가 거울 속으로 슬그머니 들어갈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다 정말 거울이 반짝거리는 은색 안개처럼 뿌옇게 변하고, 앨리스는 거울을 통과해 거울 속의 방으로 사뿐히 뛰어 내린다. 그렇게, 앨리스는 거울을 통해 반대편 세상으로 들어가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앨리스는 그저 사자와 유니콘, 그리고 앵글로 색슨 전령들이 나오는 꿈을 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두 케이크를 자르던 그 커다란 접시가 앨리스의 발치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꿈을 꾼 게 아니라는 건데." 앨리스는 혼잣말을 했다.

"우리가 같은 꿈의 일부분이 아니라면 말이야. 그렇다면 붉은 왕의 꿈이 아니라 바로 나의 꿈이면 좋겠어! 다른 사람의 꿈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으니까."   p.175

하얀 여왕과 붉은 여왕, 사자와 유니콘,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험프티와 덤프티 등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거울 속 세상이야기는 아이와 함께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정신 없게 등장한다. 거울 속 세상이라서, 뭐든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하얀 여왕은 손가락이 뭔가에 찔리기도 전부터 아프다고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잠시 후 정말 브로치가 풀리면서 손가락을 찔리고, 정작 피가 나는 그 순간에는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벌써 아프다고 소리를 쳤고, 이제 와서 다시 비명을 지른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것이다. 회상은 항상뒤돌아보지만은 않는다. 하얀 여왕은다다음 주에 일어날 일을 기억한다. 이렇게 이야기는 뒤죽박죽, 정신 없이 흘러 가지만 루이스 캐럴의 놀라운 상상력과 김민지 작가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만나면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고전 명작을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다시 읽는 즐거움을 주는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리커버북은 기존 시리즈보다 판형이 커져 가독성을 높였고, 클래식한 패턴과 고급스러운 골드 프레임으로 표지가 더 고급스러워져서 소장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개인적으로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에서 <어린 왕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등을 그린 김민지 작가의 일러스트를 좋아한다. 이번 작품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도 김민지 작가의 사랑스럽고 환상적인 컬러 일러스트를 가득 만날 수 있다. 따스하고 포근한 색감과 터치로 그려낸 세밀한 이미지들은 아무렇게나 페이지를 펼쳐도 바로 현실을 잊고 추억에 빠져 들도록 만들어 준다. 기존 시리즈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리커버북은 소장용으로도 좋을 것 같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 구입해도 좋을 것 같다. 150여 년 전에 출간되어 누구나 아는 작품이지만, 환상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만나면서 더욱 매혹적인 작품으로 변신해, 지금 다시 읽어도 새로운 감동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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