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손톱과 밤
마치다 나오코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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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슬슬 때가 된 건지도 몰라."

 

늦은 밤 잠에서 깬 고양이가 문득 생각한다.

"틀림없어."

"오늘 밤이야."

 

고양이는 조용히 집을 빠져나가 어디론가 향하는데..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사람들이 모두 잠든 시간, 고양이들만 알고 있는 비밀스럽고, 특별한 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소 애묘인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화가 마치다 나오코의 매력 넘치는 고양이 그림책이다. 마치다 나오코는 여덟 살에 입양하여 어느덧 열일곱 살이 된 고양이시라키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는데, 바로 이 작품 <고양이 손톱과 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표지에서 묻어나는 이미지 그대로, <슈렉> '장화 신은 고양이' 같기도 하고, 시크하고 도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이다.

 

저기에서도 고양이.

여기에서도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주인공 고양이를 비롯해 마을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모두 모인다. 스토리는 짧고 단순한 동화지만, 여운이 남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생생한 색채 표현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그 수많은 고양이들의 표정이 모두 제각각 개성 넘치게 표현되어 있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고양이와 오래 함께 생활해왔던 작가의 각별한 애정이 페이지마다 넘쳐나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저자는 말한다. 귀여운 아기 고양이도 사랑스럽지만, 살짝 뚱해 보이는 다 자란 고양이도 따뜻한 눈길로 봐달라고.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친해지면 분명 고양이의 많은 비밀들을 가르쳐줄 거라고 말이다.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하나 같이 뭔가 비밀을 품고 있는 존재로 그려지곤     한다. 실제로 환상적인 비밀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은,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잠든 밤에 그들 만의 특별한 밤을 보내는 것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고양이는 정말로 특별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러한 고양이의 모습을 너무도 환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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