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도서관 웅진 모두의 그림책 12
다니엘라 자글렌카 테라치니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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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모두의 그림책 12권은 나만의 미니어처 서재를 만들 수 있는 <나의 작은 도서관>이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서재를 가지고 싶다는 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원하는 대로 모두 구입할 수 없어서, 혹은 그 많은 책들을 정리할 공간을 마련할 수 없어서 서재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여기, 그런 이들의 로망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너무도 아름다운 책이 있다.

 

고풍스러운 패턴의 아름다운 상자를 열면 아담한 방이 나타난다. 고운 햇살이 드는 창, 고풍스러운 비취색 벽지, 맨발로 걷고 싶어지는 결 좋은 나뭇바닥으로 꾸며진 그곳은 바로 '작은 도서관'이다. 그리고 그 도서관은 내가 직접 만들고 꾸미는 대로 나만의 도서관이 된다.

손끝으로 오리고, 접고, 붙이고, 꾸며 완성될 30권의 작은 책 만들기는 여느 DIY들과는 다르게 너무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다. 가위랑 풀만 있으면 되고, 너무 단순한 방법이라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쉽게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쉽지만 시간은 꽤 걸린다. 무려 30권이나 되는 책을 일일이 자르고, 접고, 붙여서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만드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

 

30권의 책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 샤를 페로의 <빨간 모자>,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 에드워드 리어의 <올빼미와 고양이>, 루이스 캐럴의 <재버워키> 등 명작 동화와 <식물 도감>, <열두 별자리>, <세계지도>, <상상의 동물 사전>, <조류 도감> 등의 흥미로운 정보들이 담겨 있는 책, 그리고 열 권의 나만의 책이다. 

 

<내가 쓴 이기한 이야기>, <작고 소중한 나의 보물들>, <내가 쓴 모험 이야기>, <나의 일주일>, <나만의 무늬 그리기 책>, <우리 가족 앨범> 등 내용이 비어 있어서 직접 이야기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재미있는 사진을 잘라 붙여서 완성할 수 있는 나만의 책들이 있어 더욱 흥미로운 서재가 완성된다.

완성된 미니어처 책들은 생각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게다가 미니어처라고 해서 내지를 대충 만들지 않고, 각각 표지에 맞는 고급스러운 패턴의 속지와 본문의 내용들 또한 실제로 읽을 수 있는 크기의 글자와 내용에 맞는 삽화가 포함되어 있다. 세계지도 이미지도 멋졌고, 동화 속에 나오는 장면들을 그린 일러스트도 굉장히 멋지다.

 

짜잔. 그렇게 해서 완성된 나만의 작은 도서관이다. 핑크색 상자를 열고 바닥에 세우면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도서관이 나타난다. 게다가 대부분의 미니어처들이 만들때는 재미있고, 완성하면 뿌듯하지만, 막상 보관이 애매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책은 보관 방법도 훌륭하다. 독서가 끝나면 상자를 다시 눕혀서 만든 책과 책꽂이를 넣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상태 그대로 상자 채로 책처럼 책꽂이에 세워서 보관도 가능하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언제든 펼쳐서 볼 수 있는 나만의 도서관이라는 비밀 공간이 생긴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대부분의 사랑이 그렇듯이, 어떤 대상을 사랑하면 소유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책을 수집하게 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이 당연한 일이란 얘기다. 나 역시 나날이 늘어나 네 벽을 완전히 둘러 방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책꽂이들의 틈새에서 매일 생활을 하고 있다. 가끔은 책들이 자가증식을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책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으로 빼곡히 채워진 나의 서재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 물론 책등의 컬러 별로, 시리즈 별로, 출판사 별로.. 보기 좋게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완벽한 서재의 모습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뒤죽박죽 바닥까지 쌓여 있는 책들의 숲이지만 말이다.

 

<나의 작은 도서관>은 책 한 권이 주는 수만 가지의 즐거움을 감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나처럼 책을 수집하고, 읽고, 책이라는 존재 자체를 아끼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만의 비밀 서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추천한다. 내 손으로 직접 책을 짓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이 체험은 읽기의 대상을 넘어 감각의 대상으로 책 읽는 즐거움을 확장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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