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기 홍콩 마카오 - 2018-2019 최신 개정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김수정.김승남.원정아 지음 / 길벗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13년 가을, 홍콩 여행에서 내가 마주했던 그 유명한 홍콩의 야경은 길을 잃어 헤매던 높은 빌딩들의 숲에서였다. 우여 곡절 끝에 피크 트램을 타러 가는 길에 탄 버스는 어둑한 언덕길을 올라갔고, 안내 방송을 들어도 모르겠고, 바깥은 무섭도록 캄캄하고, 이대로 길을 잃어 버리는 게 아닐까 싶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첫 날의 정신 없던 일정이 지나가고 난 뒤에는 다행히 헤매지 않고 곳곳의 명소들과 맛있는 현지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다들 홍콩은 참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도시라고들 한다. 5년 전에 가보고 그 뒤로 못 갔으니 얼마나 달라졌을 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된다. 다음 달에 갈 늦은 휴가를 홍콩으로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너무도 오랜 만에 가는 곳이라, 현지의 최신 정보들을 미리 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른 것이 바로 이 책,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이다.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의 강점은 무엇보다 '분리형 가이드북'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1권은 미리 보는 테마북, 2권은 가서 보는 코스북이다. 1권에서 체크한 테마 장소를 2권 지도에 표시해 나만의 여행 동선을 정할 수 있다. 그렇게 여행 스케줄을 다 짜고 나면, 가볍게 2권만 여행 가방 속에 쏙 넣고, 비행기에 타기만 하면 된다. 사실 현지에서 두툼한 가이드북을 들고 다닐 수 없어 대부분 가이드북은 국내에서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일정이란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르므로 이렇게 가벼운 책을 가져가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홍콩하면 식도락의 천국으로 유명할 정도로 흥미로운 음식들이 많다. 중식과 포르투갈 음식이 만나 색다른 퓨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카오도 그렇고 말이다. 특히 이번에는 제대로 된 애프터눈 티세트를 경험해보기로 해서 더 기대가 된다. 원래 애프터눈티는 영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오랜 기간 영국의 영향을 받았던 홍콩에서도 다양한 스타일로 변화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고급 호텔에서 즐기는 애프터눈티세트가 유명하고 종류도 많아서, 어디를 가야 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다.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에 소개되어 있는 곳만 해도 무려 여덟 군데이니 말이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중식&딤섬, 로컬 음식, 홍콩식 디저트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5년 전에 홍콩 여행을 갔을 때 웬만큼 유명한 곳들은 다 들렀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관광지들 외에 다른 곳들을 중점적으로 가볼 생각이다. 이 책에 홍콩의 숨겨진 보석들이라고 해서 한적한 근교에 있는 장소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좋은 팁이 되었다. 게다가 보통 홍콩하면 맛집과 쇼핑만을 생각하게 마련인데, 트램&페리&이층버스, 사원, 럭셔리호텔, 스파&마사지, 경마, 마카오 세계문화유산 1일 투어, 베네시안 호텔 정복 등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정보들도 있어 흥미로웠다.

 

2018-2019 최신 개정판답게 관광지맛집쇼핑체험 장소 등 없어진 곳과 새롭게 문을 연 곳의 정보가 자세하게 반영되어 있고, 변동이 있는 지역별 교통 정보도 전면 업데이트되었다고 하니, 실제 여행지에서 더욱 유용하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홍콩과 마카오 주요 도시를 세부적으로 나눠 실측 지도, 코스와 함께 소개하고 있고, 상세한 교통편 정보와 구글 지도 GPS  수록 되어 있다. 디테일하게는 여행의 출발점과 끝나는 지점을 지하철(MTR) 출구 역이나 그 지역을 이용하는 가장 합리적인 교통수단의 정류장을 기준으로 알려주고 있어 더 좋았다.

얼마 전에 읽었던 여행 에세이에서 홍콩이 중국에 영구 귀속되는 해가 2047년이라고 하는 걸 봤다. 저자는 그러므로 홍콩이라는 유통기한 짧은 단편영화를 하루라도 빨리 보길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홍콩까지의 거리는 1,292마일, 세 시간 반 조금 넘는 비행시간, 한 시간의 시차. 한 번쯤의 터뷸런스를 견디고 열 번쯤의 건조함을 이겨내면 후덥지근한 공기와 마주하게 되는 그 곳. 홍콩이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 다시 그 곳에 가기까지 남은 시간이 딱 한달이다.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덕분에 홍콩이라는 곳으로 내 마음은 벌써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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