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카 씨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전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큐라이스의 네 컷 만화친절한 티벳여우의 단행본이다.‘ 티벳여우 스나오카 씨는 외모는 험상궂지만 행동은 친절하게, 겉으로는 무심한 듯하지만 사실 매우 다정한츤데레의 전형으로 그려지는 캐릭터이다.

'츤데레'라는 말은 일본의 인터넷 유행어로,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는 일본어츤츤과 부끄러움을 나타내는데레데레가 합성된 단어이다. 보통 차가운 모습과 따뜻한 모습이 공존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 혹은 처음에는 퉁명스럽지만 나중에는 마음을 열고 살갑게 구는 사람을 나타내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무심한 듯 다정한, 겉으로는 무뚝뚝하더라도 뒤에서는 세심하게 배려하는 남자들에게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이 말은 최고의 칭찬이기도 하다.

 

 

실제로 티벳여우의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덥수룩한 털, 무념의 눈빛, 험상궂은 표정으로 정말 딱 만화 속 스나오카 씨와 똑같이 생겼다. 외모는 늑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행동은 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여우이다. 극중 스나오카 씨는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 대디로 인상은 매우 험상궂고 절대 웃지 않을 것처럼 표정 변화 없는 얼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친절하다. 영화관에서 뒷좌석의 아이를 위해 앉은 자세를 낮춰 주기도 하고, 상사에게 혼나고 의기소침해진 직원에게 스윽 달콤한 마들렌을 건네주기도 하며, 부하 직원이 화장실에 간 사이 몰래 계산을 하고, 차에 갇힌 아기 토끼를 구해주고, 날치기를 쫓아가 가방을 찾아 주는 등..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약한, 그야말로 개념 있는 캐릭터이다.

홀로 딸을 키우며 마음 짠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레시피를 연구해 요리를 하고, 도자기 만드는 솜씨도 수준급이며 못하는 것이 없는 사기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생색내지 않고 무심한 듯 척척 도움을 주는 모습이 너무도 매력적이다.

 

 

'험상궂게 생긴 동물이 무척 친절하다면?'이라는 생각에서 스나오카 씨가 탄생했다고 큐라이스 작가는 말한다. 큐라이스의 작품은 시무룩한 표정이 매력인 뚱뚱하고 소심한 고양이 <네코노히>를 통해서 먼저 알게 되었는데, 네코노히와 스나오카 씨 모두 독특하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힐링을 안겨 주는 특별한 캐릭터이다.

 

스나오카 씨의 표정도 거의 시종일관 비슷하고, 짧은 만화 안에서 대사라고 할 만한 것도 몇 줄 안 되지만 굉장히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보고 또 보고 싶은 만화가 아닐 수 없다. 요즘 가장 트렌디한 '츤데레'의 전형을 보여주는 캐릭터라 이삽십대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사십대 아저씨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단행본에서는 세상에 아직 공개하지 않은 특별한 에피소드와 뒷얘기도 만나볼 수 있으니 온라인상에서 먼저 만났더라도 책으로 다시 한번 읽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티벳여우를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라는 무념무상의 상징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카 씨를 만나 보길. 일본 트위터를 뒤집어놓은 화제의 만화답게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마성의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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