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 완벽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불안한 그녀의 인생 새로고침
숀다 라임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부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살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길을 잃지는 않는다. 하나씩 거절하다 보면 점점 길을 잃게 된다. 오늘 밤에 만나자고 해도 안 된다고 하고. 오랜만에 대학교 때 룸메이트가 만나자고 해도 안 된다고 하고. 어떤 파티에 가자고 해도 안 된다고 하고. 휴가를 가자고 해도 안 된다고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자고 해도 안 된다고 하고. 그러다 보면 한 번에 한 발짝씩 길을 잃는다.

국내에도 시즌 14까지 방영되며 미드 열풍을 일으켰던 [그레이 아나토미]를 비롯해 미국을 대표하는 TV 드라마 들인 [스캔들 ] [범죄의 재구성] 총괄PD이자, [프린세스 다이어리2] 각본가인 숀다 라임스. 그녀는 마흔 이전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흑인 여성이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두 번의 입양과 한 번의 대리모 출산을 통해 얻은 세 딸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아이비리그를 나온 성공한 여성의 전형처럼 보이는, 너무도 완벽할 것만 같은 그녀의 삶에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이 책은 그 동안 세상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숀다 라임스의 내밀한 삶에 대한 첫 고백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 그녀의 인생을 흔든 말의 시작은 바로 언니가 무심코 내뱉은 여섯 마디 때문이었다. "너는 뭐든 좋다고 하는 법이 없지." 언니의 말은 이렇다. 네가 싱글맘이기는 하지만 혼자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가족도 가까이 살고, 훙륭한 베이비시터에, 언제든 달려올 친구도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회사에서는 네가 사장이라 마음대로 스케줄을 조정할 수도 있는데, 너는 왜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하느냐는 거다. 일생에 한 번뿐인 멋진 기회들이 수없이 밀려들고 있는데, 전부 그냥 날려 버리는 이유가 뭐냐고. 왜 인생을 재미있게 즐기지 않느냐고 말이다. 사실 그녀는 대부분의 초대나 섭외를 다 거절해 오고 있었다. 왜냐하면 좋다고 했을 대의 결과가 두렵기 때문에. 그녀는 조용하고 말이 없고 내성적이며, 새로운 환경보다 책이 더 편하고, 상상의 세계 안에서 사는 데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그레이 아나토미>가 엄청난 히트를 쳤을 때, 얼마나 겁이 나고 슬프고 불안해졌는지, 얼마나 부끄러워졌는지 모른다. 글을 쓰는 일 자체는 너무도 즐거웠지만, 일을 하지 않을 때의 삶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니 모든 것을 가졌는데도 행복하지 않았다. 뭔가 달라져야만 했다.

 

 

미안해하거나 변명하거나 주눅 들 필요 없다. 여러분의 지금 모습에 미안해하거나 변명해야 할 것 같은 필요성이 느껴진다면 내면의 목소리가 엉뚱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뜻이다. 석판을 깨끗하게 지우고 이야기를 다시 쓰기 바란다.

동화는 안 된다. 여러분이 화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가자.

언니가 우연히 내뱉은 한 마디로 인해, 숀다 라임스는 1년 동안 자신 앞에 놓인 모든 도전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1년 동안 모든 일에 거절하지 않고 도전하기." 과연 그녀는 겁이 나는 모든 일에 도전할 수 있을까. 숨지 않고, 재고 말고 하지 않고, 모든 일에 좋다고 하며, 안전지대 밖의 모든 일에 도전하는 일이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그녀의 도전은  TV 쇼에 출연하여 불안증을 극복하고, 아이와 볼을 부비며 놀아 주는 행복을 경험하며 휴식하는 법을 배우고, 바쁘다는 핑계를 입에 달고 가지 않았던 학부모 모임에도 나가고, 체중을 58킬로그램을 감량하기도 한다. 그녀의 삶에서 우선순위가 달라지고, 해야 하는 일보다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일들이 우선시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녀를 이루고 있던 '숫기 없는 성격' '내성적인 성향', 그리고 '겹겹이 쌓인 살'들이 점점 멀어지게 된다.

 

물론 숀다 라임스의 해피엔딩이 우리의 그것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녀가 이루어낸 1년의 도전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내면의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살면 행복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들처럼 살려고 하지 말고, 대세를 따르려고 하지 말고, 있는 모습 그대로,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도 그녀처럼 모험심 가득하고 스스럼없으며 용감하고 타인에게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더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년만 두려운 일에 “yes!”하며 살아 보자. 1년 뒤 당신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그냥 저지르세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다 이루어지는 숀다의 마법이 당신에게도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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