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그림 엽서북 : 옐로우 에디션 - 마음 가는 대로 상상해 그려보는 손그림 엽서북
공혜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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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한 점 하나, 선 하나로

누구도 따라 그릴 수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요.

마음 가는 대로 즐겁게 그려보세요!

아이와 함께 색칠 공부를 하거나, 그리기 놀이를 하다 보면 가끔 아이의 상상력에 깜짝 놀라곤 한다. 쓱쓱 자기 마음대로 그려 놓고는 그것이 나무도 되고, 물고기도 되고, 음식도 되었기 때문이다.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나무는 이래야 하고, 물고기는 이렇게 생겨야 하고, 딱 정해진 틀대로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아무렇게나 그린 선 하나, 점 하나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기는 아이였을 때밖에 없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 <손그림 엽서북>이라는 책을 만났다.

뭔가 그려보고 싶지만 타고난 곰손이라서, 그리다 망쳐버릴 것 같아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책이라는데 굉장히 독특했다.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꽃과 식물, 익숙한 물건들을 배경으로, 가벼운 선 긋기를 하는 것만으로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다. 나뭇잎이 빨간머리 앤의 얼굴이 되기도 하고, 꽃잎이 이티가 되기도 하며, 소라가 음악을 듣는 귀로 재탄생하고, 와인 따개가 부엉이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책에는 완성 그림엽서 48장과 같은 배경의 그림 연습용 배경 48장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저자가 그린 그림을 그대로 따라 해봐도 되고, 내 마음대로 원하는 그림을 그려도 좋다. 판형도 작고 가벼운 책이라 그림 그리기 좋은펜 한 자루만 있다면, 어디든 가지고 다니면서 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어도

우리 각자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다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면

나만의 시선으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몇 년 전부터 컬러링 북이 서점가에 열풍이었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해봤음 직한 단순 색칠 놀이처럼 보이지만, 성인대상으로 나오다 보니 조금 더 복잡하고, 세밀한 도안들로 다양한 컬러링북이 출간되어 나도 해본 적이 있다. 채색을 하다 보면 이것저것 따지지 않게 되어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컬러링 북의 특성 상 채색을 할 수 있는 색연필의 컬러가 다양할 수록 더 좋고, 그걸 굳이 가지고 다니기에는 좀 번거로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세밀한 그림일수록 생각보다 예쁘고, 완성도 있게 채색이 되지도 않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처럼 간단한 손그림을 그리는 거라면,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굳이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덜하고, 무엇보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더욱 좋은 것 같다.

 

부드러운 연필, 세밀한 표현에 좋은 샤프, 선 굵은 그림을 그리기에 좋은 사인펜 등 다양한 펜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펜에 따라 그림 느낌도 완전히 달라진다. 그리고 내 손으로 완성한 그림들은 엽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떼어낼 수 있다. 내가 그린 그림 엽서라고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뭘 그릴까 고민하면서 수록된 배경 이미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 회사에서,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길 없는 직장인과 주부들에게 적극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특히나 아이가 있다면 그림을 보여주면서 상황을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나서 같이 할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한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한 손그림 그리기를 통해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동심과 순수함을 되찾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일종의 '명상' 효과도 있어 현실을 잠깐 떠나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취미가 될 것 같다. 마음을 담은 엽서로, 허전한 벽을 채울 멋진 그림으로.. 내 손으로 그린 개성 넘치는 그림이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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