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심리학 - 너의 마음속이 보여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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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선입견이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상을 보고 자기 멋대로 내린 판단이다. 그러니 선입견이라는 게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제법 쓸 만한 견해일 수는 있다. 어차피 우리가 타인의 마음을 추정할 때 그것이 100퍼센트 맞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 정도는 이미 감안하고 있지 않은가. 적어도 50퍼센트 이상의 확률만 있다면 일단 선입견을 가설로 인정하고 적용해도 좋다. 틀리면 "아님 말고" 하면서 없던 일로 하면 된다.

삭막한 인간 관계, 팍팍한 일상의 고단함, 매일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현대인들은 누군가의 위로나 공감을 필요로 한다.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 심리학 서적들과 에세이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심리학 서적들도 요즘에는 딱딱한 이론이나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에세이처럼 가볍고 친근하게 풀어내는 경우가 많아 읽기에 좋은 것 같다. 심리학 서적들이 주로 '나 사진을 알라'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만난 책은 '타인의 심리를 읽어라'는 색다른 방향이어서 흥미로웠다.

이 책의 저자 송형석 박사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정신 감정 편에 출연해 멤버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행동 패턴을 예측하면서 뜨거운 호응을 샀다. 이 책도 당시 2009년 출간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았었고, 이번에 개정증보판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10여 년의 내공이 더 쌓인 저자가 당시 제시할 수 없었던 해결책을 대폭 보강했다고 하니, 기존에 만났던 이들도 새로운 버전으로 읽는 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특별 부록으로 심리학이 알려주는 '문제 인간' 감별법과 대처법을 담은 미니북을 받을 수 있어, 더욱 실용적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상한 사람, 불편한 사람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이 책은 사람으로 스트레스 받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어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느껴지는가?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가? 확 짜증이 나는가? 한 대 패주고 싶은가? 그런 감정은 다 나중에야 갖게 되는 것들이다. 이러한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비교적 인상이 좋다. 특히 노는 스타일이 서로 비슷한 경우에는 이들이 화통하고 자유로운 성격의 소유자란 느낌도 받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개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온다.

1장에서는 우선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처음 만난 사람을 파악하는 방법부터 알려주고 있다. 여러 가지 단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것은 바로 '선입견'이다. 저자는 선입견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선입견을 최대한 활용해, 정반대의 가능성도 고려하고, 자신이 세운 선입견들 간에 모순되는 부분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파악하고, 숨어 있는 심리를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실전처럼 이어진다. 2장이 시작되면 심리를 읽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도구를 심리학 이론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대상관계 이론, 자기 심리학, 융의 인격 분류 등 정신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론들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이렇게 첫 번째 파트가 끝나고, 두 번째 파트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여러 사람의 유형이 성격 별로 보여지고 있다. 관심에 목마른 사람들, 타인에게는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 그리고 타인에게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상황과 성격 별로 구분되어 있어 이야기 자체로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사람의 마음은 초능력자가 아닌 다음에야 쉽사리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반드시 누군가와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관계를 맺고 살아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타인은 자기 자신을 보기 위한 거울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타인에 대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알아갈 수록 나 자신도 그만큼 충분히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또한 이른바 '문제 인간' 유형을 만났을 때 상대를 어떻게 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나를 위해 너를 배운다는 심정으로, 이 책을 가이드 삼아 한번 읽어 보자. 분명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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