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출처: http://crownpublishing.com/hogarth-shakespeare/)
2016년은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의 서거 400주기가 되는 해이다. 두 작가는 1616년 4월 23일에 사망했는데, 이 날은 1995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책의 날’로 지정되었다. 각각 영국과 스페인을 대표하는 이 세계적 문호들은, 자국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물로 손꼽힌다. 올해는 작가들 관련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문학동네에서는 『햄릿』, 글항아리에서는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모험』, 민음사에서는 셰익스피어 평전인 『세계를 향한 의지』가 출간되었다. 또 영국의 출판사 호가스 랜덤하우스가 진행 중인 작가들의 오마주 프로젝트가 있다. 이 장기 프로젝트는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우리말로 옮기는 중이다. 셰익스피어 재해석 프로젝트 중 두 편은 이미 우리말로도 번역되었다. 희극 『겨울 이야기』를 고쳐 쓴 『시간의 틈The Gap of Time』과 희비극 『베니스의 상인』을 고쳐 쓴 『샤일록은 내 이름Shylock is My Name』이다.
호가스 셰익스피어 리톨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된 작가들과 작품은 다음과 같다. 무대에 올리기 위해 씌어진 희곡을 소설로 개작함으로써, 시간과 배경에서의 제한이 풀렸다. 한국 출간예정일은 현대문학 출판사 블로그를 참조하였다.
지넷 윈터슨 / 시간의 틈 / 겨울 이야기 (2015년 10월 6일 출간, 한국 2016년 6월 20일 출간)
하워드 제이콥슨 / 샤일록은 내 이름 / 베니스의 상인 (2016년 2월 6일 출간, 한국 상동)
앤 타일러 / 식초 소녀 / 말괄량이 길들이기 (2016년 6월 7일 출간, 한국 2016년 10월 출간)
마거릿 애트우드 / 마녀의 씨 / 템페스트 (2016년 10월 11일 예정, 한국 2017년 11월 출간)
요 네스뵈 / 맥베스 (2017년 2월 4일 예정, 한국 2018년 3월 예정/ 2018년으로 미뤄짐)
트레이시 슈발리에 / 오셀로 (2017년 5월 출간, 한국 예정)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 리어 왕 (2018년 4월 3일 예정, 한국 미정)
질리언 플린 / 햄릿 (2021년 1월 5일 예정, 한국 2020년 예정:블로그 오타인 듯)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작가와 개작, 원전 소설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시간의 틈
지넷 윈터슨 저/허진 역
현대문학 | 2016년 06월
지넷 윈터슨은 1985년,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Oranges Are Not the Only Fruit』로 휫브레드상을 수상하면서 알려진 작가다. 그녀가 선택한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는 동시대 작가 로버트 그린의 『판도스토―시간의 승리』를 다시 쓴 이야기이므로 이 리톨드 시리즈와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왕비 헤르미오네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버려진, 갓 태어난 공주 페르디타의 이야기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윈터슨의 개인사를 떠올리게 한다. 『겨울 이야기』를 현대적인 배경으로 옮긴 『시간의 틈』의 플롯은 원전의 플롯에 상응하며, 윈터슨은 디테일을 되살리면서 설득력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 『시간의 틈』은 읽고 리뷰를 썼다. http://blog.aladin.co.kr/769383179/8622930
샤일록은 내 이름
하워드 제이컵슨 저/이종인 역
현대문학 | 2016년 06월
하워드 제이컵슨은 케임브리지 대학 영문과에서 셰익스피어를 전공하였으며, 2010년 『영국 남자의 문제The Finkler Question』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유대계 영국인으로서, 제이컵슨이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유대인이 등장하는 『베니스의 상인』을 선택한 것은 큰 도전일 터다. 고리대금업자이자 악인으로 묘사되는 샤일록은 그렇기 때문에 반유대주의를 대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제이컵슨에 따르면, 샤일록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현대의 관심사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라 한다. 『샤일록은 내 이름』에는 그의 전작인 『영국 남자의 문제』의 주제, 유대인이 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 있다.
Vinegar Girl
Tyler, Anne
Random House | 2016년 06월
앤 타일러 / 식초 소녀 / 말괄량이 길들이기 (2016년 10월 한국 출간 예정)
1989년, 『종이시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앤 타일러는 2015년, 『파란 실타래』로 맨부커 후보에 올랐다. 6월 출간된 『식초 소녀Vinegar Girl』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개작한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극에서 '말괄량이'를 '길들이는' 과정을 통해 당대 여성관과 결혼관을 드러내고 있다. 여성이 남성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화를 내는 것처럼만 보여도 '말괄량이'가 되며,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란 내용은 현대의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 극의 마지막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해피엔딩인지 아닌지가 달라진다. 앤 타일러는 어떻게 해석하였을까?
-2016년 10월 14일 추가
식초 아가씨
앤 타일러 저/공경희 역
현대문학 | 2016년 10월
현대 미국의 중산층 가족을 그려 온 작가 앤 타일러의 셰익스피어 다시 쓰기.. 배경은 이탈리아에서 미국 볼티모어로 옮겨졌다고 한다.
밀워키 저널 센티널 (추천) : 지금 활동하는 미국 작가 가운데 앤 타일러만큼 결혼에 대해 잘 쓴 이가 있었던가. 아니면 영원토록 행복하게 사는 금실 좋은 부부라는 환상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실제로 함께 지내는 대체로 울적하지만 우스꽝스럽기도 한 놀라운 사건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누가 그렇게 변함없이 솔직했었나. 『식초 아가씨』는 유쾌하고 낙천적이고 기발하고 온정적이며, 여느 때와 같이 등장인물을 향한 타일러의 특별한 애정으로 충만하다.
Hag-Seed
Margaret Atwood | Vintage Books
마거릿 애트우드 / 마녀의 씨 / 템페스트 (2016년 10월)
2000년 『눈먼 암살자』로 부커상 수상, 1985년 『시녀 이야기』를 발표한 캐나다의 거장. 그녀가 선택한 『템페스트(폭풍우)』는 마법을 쓸 줄 아는 프로스페로가 지배하는 섬을 배경으로 한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이며 많은 시간 동안 해석에 대한 논쟁을 낳은 작품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은 평론가들은 유럽 식민지주의자의 전신으로서 프로스페로를 집중 탐구해왔다. 호가스 시리즈 트레일러에서 애트우드는 이 극을 선택한 이유를 '마법이 나오잖아 당연한 거 아님?ㅇㅇ' 이라고...
-2017년 11월 30일 추가
마녀의 씨
마거릿 애트우드 저/송은주 역
현대문학 | 2017년 11월
애트우드의 『마녀의 씨』는 측근에게 배신당해 모든 것을 잃고 변방으로 밀려난 주인공이 긴 세월 절치부심한 끝에 악인들을 벌하고 잃었던 것을 되찾는다는 『템페스트』의 기본 구도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동시에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소설로 ‘다시 쓰는’ 어려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작품의 배경이 400년 전 절해고도에서 현대의 교도소로 바뀌고, 셰익스피어가 만든 마법과 환상이 21세기에 걸맞은 컴퓨터 장치와 특수 효과들로 대체되고, 셰익스피어의 프로스페로가 21세기 셰익스피어 연극 축제의 예술 감독 필릭스로, 사악한 동생 안토니오가 사악한 부하 직원 토니로, 순결한 딸 미란다가 당차고 자기주장 강한 여배우 앤마리 그린랜드로, 정령 아리엘과 ‘마녀의 씨’ 칼리반, 프로스페로의 수족인 도깨비 개들이 연극 <템페스트>에서 그들을 연기하는 죄수들로 바뀌는 것을 보면 애트우드가 원작과 개작 사이의 연결 고리를 얼마나 절묘하게 준비했는지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책소개 중)
요 네스뵈 / 맥베스 (2018년 출간 예정)
핫한 작가, '해리 홀레 시리즈'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유명 작가 요 네스뵈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네스뵈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개작할 예정이다. 희곡 설명도 유명하니 생략. (요 네스뵈의 이름은 익숙지 않아 헷갈리곤 하는데 요! 네스뵈로 외우면 된다...)
New Boy : Othello Retold (Hogarth Shakespeare)
트레이시 슈발리에 저 | Vintage Publishing | 2017-05-11
평생을 델프트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빛의 화가, 네덜란드의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그린 북구의 모나리자, 『진주 귀고리 소녀』를 소설로 되살려낸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이방인'이라는 관점에서 『오셀로』를 개작할 예정이다.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30년을 영국에서 살았음에도 늘 이방인임을 느낀다고... (한국어판 출간예정)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 리어 왕 (2018년 출간 예정)
5권으로 구성된 패트릭 멜로즈 시리즈로 유명한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소설은 단 한 권도!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시리즈 네번째 권인 『모유Mother's Milk』는 2006년 부커상 후보, 2007년 페미나 상 외국문학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세인트 오빈은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을 개작할 예정인데 현대문학 출판사 블로그에는 번역 출간 일정이 나와 있지 않다.
길리언 플린 / 햄릿 (2021년 출간 예정)
베스트셀러 그리고 동명 영화의 원작으로서 더욱 알려진, 『나를 찾아줘Gone Girl』의 작가 길리언 플린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개작할 예정이다.
>>>>>> 『햄릿』도 리뷰와 페이퍼를 썼다.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697909
페이퍼 햄릿의 고민: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11506
페이퍼 오필리어: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42656
>>>>>> 아래 영상은 호가스 셰익스피어 트레일러.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트레일러 마지막에 작가들이 암송하는 것은 셰익스피어 소네트 18
>>>>>> 참여 작가들의 작품들 중 추천작과 셰익스피어 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