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상식사전 - 최신 개정판
이기태 지음 / 길벗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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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골라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처음 시작하자마자 '나에게 맞는 와인상식 찾기'라는 사다리 코너가 있는데.. 와인에 대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따져서 선택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와인, 이제 조금 더 근사하게 즐기고 싶어요!'를 선택해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셋째마당으로 향할 수 있었다. 물론, 셋째마당을 읽은 후 또 다른 사다리 타기를 해서 찾아다니다 보니 책 한권을 다 읽게 되었지만.. ^^* 길벗책은.. 어학공부때문에 접하기 시작하게 되었는데.. 책마다 첫장에 나오는 '독자의 1초도 아껴주는 정성' 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것이 길벗에서 나오는 모든 책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상식사전]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쏙쏙 뽑아 읽을수 있게 잘 배려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난 와인을 절대적으로 내 입맛에 따라 즐겼다. 달고 가볍고.. 화이트와인이나 로제와인정도.. 특히나, 아이스와인에 열광하는~ ^^* 하지만, 비지니스쪽으로 얽히다보면 내 의견만 주장할 수도 없고.. 중량감있고 타닌이 강한 와인들을 마시게 되고 또 와인 한잔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들이 뭐 그렇게 많던지..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나의 부족한 면들을 하나하나 채워넣는 기회가 되었다.
와인의 독특한 향을 결정하는 '아로마'를 정리해놓은 부분은 두루뭉술하게 구분하고 차차 세세하게 판단하는 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나타내는 '마리아주' 역시 참고할 부분이 많았다. 보통 이 와인은 이러이러하니까 이런 음식과 함께.. 라며 설명해주는 걸 들으며 고개만 끄덕거리곤 했는데 이젠 나도 소소하게 추천해볼 수 있으려나? ㅎ 나폴레옹에게 훈장을 받은 모에상동 브뤼 임페리얼과 그의 징크스가 되어준 샹베르탱.. 내가 좋아하는 샤토 디켐의 비밀인 곰팡이 핀 포도.. 와인과 오크통의 시작은 로마였다는 것.. 다양한 볼거리, 이야기거리가 많은 책이다.
와인을 어떻게 마시는 것인가 하는 기초적인 예절부터.. 와인을 고르는 법, 메뉴판 해독법과 와인 쇼핑 체크리스트.. 소믈리에수준의 지식과 국가별 지역별 와인 정보.. 그리고 나처럼 아는척 좋아하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와인 상식까지..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를 잘 충족시켜줄만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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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가슴으로 듣고 마음으로 담아내다 - 클래식 해설가 이지혜의 음악 이야기
이지혜 지음 / 문예마당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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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가슴으로 듣고 마음으로 담아내다.]를 읽는 시간은 마냥 즐거웠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클래식 공연에 자주 가곤 했다. 사실 지루하기도 했고.. 어느정도 지나면 연주자들의 표정이나 어떻게 연주하는지 이런걸 유심히 볼때도 있었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 어느날 금난새씨를 만났던 것이 나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였다. 그의 이야기와 함께한 클래식은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연극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후로 금난새씨가 지휘하는 공연은 꽤 열심히 가곤 했다. 그리고 그의 책과 강연을 듣다보니 어느새 클래식이 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외국에서의 생활이 길어지면서 클래식은 또다시 의무에 가깝게 느껴지고 있던 요즘, 이 책을 만나서 다시 즐거운 권리로 바뀌게 됬다.
비록 내가 좋아하는 림스키코르사코프는 빠지긴 했지만, 1장 클래식을 읽다를 통해 다양한 음악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는 마치 자연을 노래하는 듯한 인상을 주던 말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내가 작곡한 교향곡은 내 삶 전체의 과정입니다. 내가 경험하고 겪은 진리를 그 속에 모두 담았습니다. 만일 누군가 그것을 읽어 낼 수 있다면, 내 삶 전체가 빤히 드러나 보일 것입니다." 라고 말했는데, 나에게는 마치 대자연이 노래를 부르는 듯한 그의 교향곡이였기에 그의 굴곡진 인생 역시 대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졌다면 내가 제대로 본 것일까?
그리고 악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2장 클래식을 듣다에서는 악기에 관련된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그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성격이 대체로 어떠하라는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얼마전 있었던 작은 공연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를 만날 수 있었다. 아주 작은 공연이였기에 연주자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볼 수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연주자들의 인상과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해서 한참 웃기도 했다.
가장 기대했던 3장 그리고 클래식을 느끼다에서는 아직까지 나에게는 난해하게 느껴지는 오페라 즐기기가 인상적이였다. 아는만큼 들린다.. 라는 말이 얼마나 큰 굴레처럼 느껴지던지.. ^^* 오페라를 보러갈때마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 가려고 노력하지만 늘 부족하기만 하다. 아무래도 난 그 문화권에서 자라난 사람이 아니니까.. 그래서 나에게 오페라는 아직도 큰 산인것일까? ^^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상식도 있고, 찾아보기 코너는 정말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주말에 가야 하는 공연의 레파토리가 책에 수록되어 있는지 열심히 찾아보는 날 봐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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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탐욕을 팝니다 - 달콤함에 관한 잔혹 리포트
오를라 라이언 지음, 최재훈 옮김 / 경계(도서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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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에 관한 잔혹리포트'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의 원제는 [CHOCOLATE NATIONS : Living and Dying for Cocoa in West Africa]이다. 책을 읽으면서 카카오 생산에 얽힌 일들이 한나라의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나라는 초콜릿의 생산량의 1, 2위 생산국인 코트디브아르, 가나이다. 가나초콜릿의 영향으로 가나가 초콜릿 생산국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에게 코트디부아르는 드록바로만 기억되는 나라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까 싶다. 난 초콜릿과 코코아를 정말 사랑한다. 아마 보통 사람의 소비량의 적어도 5배 이상은 더 먹었을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초콜릿의 주 원료가 되는 카카오가 그 곳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리고, 나름 올바른 소비를 하겠다며.. 이 책에 등장하는 디바인 초콜릿이나.. 로얄블루빛이 인상적이였던 오만헤네 코코아 빈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나 큰 도움이 됬을까? 라는 의문이 절로 든다. 단순히, 어떤 초콜릿을 구매하느냐로 해결되기엔 카카오를 둘러싼 서아프리카의 현실은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 열매빛으로 물들어 있는 이 책의 시작을 장식한 이 말과 역자의 후기의 등장하는 '원하는 초콜릿을 사라. 그러나 그 이면을 잘 살펴봐라'라는 말처럼 적어도 내 손에 쥐어진 이 초콜릿에 이야기를 알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카카오 열매색이라고 느껴졌던 책장이.. 그들은 먹지도 못하는 카카오를 재배하기 위해, 누군가의 달콤함을 위해, 그리고 그 것을 유통시키는 거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아프리카의 땅처럼 느껴졌다. 아프리카를 더욱 힘들게 하는 가난과 기근은 어쩌면 먹지도 못하고 사료로도 쓸수 없는 상품작물이 점거해버린 그들의 땅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춘 드록바의 이야기가 결국 카카오때문이였다는 것이다. 카카오로 국부를 쌓기 위해 정책적으로 다른 지역의 이주를 받아들였던 코트디부아르는 이제는 도리어 어느지방 출신인지, 어느 신분중을 갖고 있는지가 생과 사를 가르는 기준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 위기를 만들어낸 정치가들은 그저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만 열중하고,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해도 농민의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역시나 아프리카의 위기는 정치가들이 자초했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아동노동에 대한 또다른 시각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그러한데.. 실제로 내전에 휩쓸리고, 열심히 카카오를 재배해봤자 생계를 잇기도 힘든 그들의 마음이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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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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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매우 사적인 편이다. 작가의 이름이 내가 좋아하는 언니와 같다는 것.. ^^*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서는 나의 랄라랜드는 어디일까? 라는 생각에 빠져들게 되었다. 아마도.. 책이 아닐까?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의 강에서.. 나만의 탈출구이자 나만의 랄라랜드는 아무래도 책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언니에게 '언니의 랄라랜드는 어디예요?' 라고 물어보면 무엇이라고 대답하실까?

이 책은 기면증을 갖고 있는 안용하의 일기장이다. 아니 일기장이 아니라 용하가 지어놓은 이름 비트이다. 비밀노트의 준말이랄까..? ㅎ 그래서 첫장부터 이런 경고문이 나온다. 이 책의 리뷰를 쓰다보면 아무래도 내용을 말할 수 밖에 없고.. 그럼 저런 소소한 괴로움에 시달려야 하는건가? 그리고 랄라랜드 2부도 나오지 않을까? ㅎ 용하의 아빠처럼 경고를 보고 내려놨어야 하는건가? ㅎ 사실 책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이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제목만 보고 환타지 소설일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 망할고.. 약칭 망고.. 가 등장할때는 그 사람이 환상의 세계로 안내해주는 길잡이인건가? 라는 생각도 슬쩍 했다. 그런 생각도 잠시..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가족이 겨우 모이게 된 게스트 하우스와 그 게스트 하우스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피터최와의 갈등.. 가족을 지키고 싶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한 부모님의 비밀.. 이미 자신이 정해놓은 틀대로 딸을 맞춰넣으려는 아빠에게 반발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 방황하는 나은새.. 그리고 망고이긴 하지만 용하를 관심있게 지켜봐주는 고할아버지까지.. 어느새 그의 일기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속에 푸욱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처음에 랄라랜드는 그저 둘러대기 위한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랄라랜드가 은새가 꿈꾸는 곳이 되기도 하고.. 어느새 은새와 용하가 함께 꿈꾸는 탈출구가 되어버린다. 나에게도 용하의 비트같은 것이 있다. 매일 짧게나마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놓는 일기장인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랄라랜드를 가기 위해 필요한 티켓은 비탈리의 샤콘느가 아니라.. 비트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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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1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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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이미지는 '어렵다.. 딱딱하다.. 하지만 해야 한다.' 라는 것이 아닐까? ㅎ 특히나, 나에게는 더욱 그렇다. 학창시절에 방학이면 친구와 함께 권장도서 읽기에 열중했었는데.. 그때 읽었던 책들은 이해했다기보다는 읽었다라는 의미가 더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에 대한 책들에서 권장도서가 나오면 '아.. 나 이 책 읽었는데...'에서 끝이다. ㅎ 하지만 그래도 그 때의 추억이 부끄럽지 않은 이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라는 것도 있지만.. 뭐 가끔은 그때 읽었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그때 읽기는 했지만 내 머리속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이 하나로 잘 엮일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은 그동안 읽었던 인문학 입문서 중에 가장 광범위하다고 할 수 있지만 또한 그만큼 가장 잘 정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이라는 부제답게 이 책정도만 읽고 이해하고 (솔직히 강조하고 싶은 말은) 암기한다면 어디가서 꿇리지는 않을 듯 하다. 그만큼 기초적인 지식을 충실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인문학의 입문서로 적절하게 느껴진다.

인문학은 다양한 범주를 통합해서 지칭하는 말이다. 나 역시도 그렇지만.. 그 범주를 다 살표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의 인문학은 철학과 신학쪽에 상당히 치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이 책은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시대별 철학, 글로벌 이슈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나는 회화와 글로벌 이슈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평소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하는 지식의 지형 - 회화' 를 읽으며 그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러나, 이 책이 나누고 있는 범주도 책을 읽다보면 그 경계가 의미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 강조하는 '통합적 사고'랄까.. 글로벌 이슈에 다다를때는 그 동안 읽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의 틀로 만들어서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단,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서양의 이야기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은 사람의 사고의 틀을 다양화시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의 틀은 당연히 동양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터인데.. 너무나 서양위주의 사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다음 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기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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