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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30분
나도향 외 지음, 강나루 엮음 / 북씽크 / 2012년 2월
평점 :
처음 책을 받아보고 참 이쁜 책이라고 생각했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30분이라는 제목도 좋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이야기속에 들어가있는 그림도 좋았고... 종이 한편이 그 계절의 색감으로 또 이어지는 계절의 색감으로 물들어있는 것도 좋았다. 다른 책에 비해서 꽤 큰 글씨도 좋았고...
"자신이 인정한 것을 힘차게 찾아가는 하루하루가 바로 참된 인생인 것이다. "
라는 괴테의 말도 인상깊었다. 그러다 읽기 시작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의 자화상이라는 꼭지에서 툭 걸리고 말았다. 아내의 화장법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남편의 이야기였는데... 아내가 화장하는 모습을 보며 혹여 아내가 먼저 저세상으로 가게 되면... 마지막 화장은 자신이 해주리라는 이야기가... 왠지 오싹하고 뒤끝이 좋지 않았다. 분명 아내는 남편이 해주는 화장을 싫어하는걸 알면서... 마지막이기에 썩어 사라질때까지 간직해야할 얼굴을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임을 알고 읽기 시작했기에... 유난히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천사가 예쁜꽃과 어린애의 웃음과 어머니의 사랑을 가지고 하느님에게 갔는데... 천국에 가는 긴 세월속에서 예쁜꽃은 시들고 어린애의 웃음은 아름다움을 잃고...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한결같이 변치 않고 아름다웠다고 한다. 요즘 박완서님의 산문집을 다시 읽고 있는데...
"이 몸이 얼마나 사랑받은 몸인데, 넘치게 사랑받은 기억은 아직도 나에게 젖줄이다. "
라는 구절이 있다. 한결같이 변치 않고 아름다운 엄마의 사랑을 넘치게 받은... 세상사람 누구나 참 행복한 기억을 갖고 있음에도 쉽게 잊고 산다는 생각이 든다.
방정환님이 더운날 뭉게구름의 변화를 바라보며 쓰신 글도 인상깊었다. 어린시절... 늘 어른들사이에 있어야 했기 때문일까... 나에게도 할아버지의 건물 옥상이 나만의 공간이 되어주었다. 그 곳에서 날 스쳐지나가던 바람이... 아름다운 빛으로 감싸주던 하늘이.. 여러가지 모습으로 즐거움을 주던 구름이... 늘 친구 같았다.
역시나 나에겐 법정스님의 글이 제일 마음에 남았다. 아득한 모음, 영혼의 모음, 나그네길에서. 그중에 어린왕자에게 보낸 편지 영혼의 모음...
"인간관계가 회복되려면, '나' , '너' 사이에 '와'가 개재되어야 해. 그래야만 '우리가 될 수 있어."
'와'... 나에게 부족한 것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요즘 커넥팅이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었다. 그 책에서는 창조적인 활동으로 인간관계에 새로운 접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마 나에게 역시 취미생활이 '와'가 되어주고 있는 것 같다. 그 '와'로 알게된 소중한 인연이 많음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