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간의 남미 일주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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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특유의 유머코드가 맞는 사람은 끝까지 재밌을것같다. 나는 절반 이후로 피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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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연필 - 연필이 연필이기를 그칠 때 아무튼 시리즈 34
김지승 지음 / 제철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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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를 조금 가볍게 재밌다 라는 감각으로 읽어갔다면, 후반부 여성작가들의 연필에 대한부분은 곱씹으며 어느새 그들의 책을 장바구니에 넣고있었다.


-가난과 관계하는 것들은 글로 표현이 잘 되지않는다. 표현할수록 낮아지거나, 다른 문장과 만나면 거짓말이 되는 말들이 있는데 가난이 꼭 그렇다. ‘연필을 좋아한다‘와 ‘가난하다‘가 만나면 연필이 초라해지거나 거짓말이 된다.
......
눈치가 빤했던 그 시간에 내가 바랐던 게 무엇이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슬픈건 그런 거다. 소유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소유할 수 없음을 알고 원했던 기억조차 지워버리는 일 같은거 말이다.
......
대체로 가난한 나의 친구들이 경험한 억압의 양상은 비슷했지만 모두 달랐다. 그 다름 덕분에 우리는 다행히 아무도 비난하지 않으면서 실패와 가난, 과잉과 불안을 표현할수 있다. 너는 그랬구나. 가만히 귀기울이며 그렇게. 유연한 자존감과 세심한 감각은 가난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어떤 기이한 임무처럼 친구들은 그것들을 해낸다. 가난이 자랑은 아니지만 부끄럽지도 않으니까.-
p.196~205 《루이자 메이 올컷의 연필》

나 역시 조에 이입했고 에이미를 얄밉게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루이자가 그의 작품에서 ‘여성이 강하게 욕구를 표현하거나 뚜렷한 의지로 선택하는 장면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도록 격려했다‘고 하니 다시 읽어보고싶어졌다. 나의 어린시절 가난과 억압이 내가 뭘 욕망하는지 알수없게 만들었을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조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

전반부의 가장 좋은 부분은《마녀의 빗자루》p.80~90.

- 나는 이 동네 마녀가 반지하에서 연필을 빗자루 대신 쥐고 박완서와 오정희의 글을 마법서처럼 중얼중얼 읽는 모습을 상상했다. 현대판 마녀는 재판이나 화형보다 매일밤 고독사를 두려워하겠지.
......
토독, 토독 반지하 낮은 창에 비 닿는 소리가 들렸다. ˝아, 희우다˝ 내 말에 노인이 반색했다. ˝나는 기쁨과 걱정이 나란한 희우인줄 알았어요. 아니었구나. 비에젖은 기쁨이었구나.˝ 희우를 ‘비에 젖은 기쁨‘이라고 읽어내는 노인이 좋았다. 빗자루같은 노란 연필들도. 그렇다고 하자 노인의 코가 쑤욱 커졌다. 아니, 그랬던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반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왔다. 오늘이 그날인가, <파우스트>에 나오는 마녀와 철학자, 시인과 문학가 들이 뒤섞인 밤. 낭만적 발푸르기스의 밤이 희우와 함께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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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뭐야? -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의 비밀 과학과 친해지는 책 16
최승필 지음, 한지혜 그림, 김신연 감수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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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공룡 이후로 인류의 조상에 대해 관심이 폭증하여 여러가지 책을 읽어주었는데
당연한 궁금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하여 나도 잘 모르는 질문들에 대답해보고싶어 찾아본 책. 쉽고 인과적 설명이 명확하고 이야기적 구성에 그림까지 찰떡이라 100점이 아깝지 않다. (물론 대상연령을 고려해 출산처럼 대충 넘어간 부분도 있다.)

아이들의 이 집중 무엇ㄷㄷㄷ
인류의 진화에대해 관심없던 나도 읽어주며 감탄했다. (현시점 52개월 산 우리집 유아들에겐 풀어 설명해줘야하는 단어나 용어도 조금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쉽게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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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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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다.

마리나!
50대에도 더는 사랑하는 사람(오마샤리프같이 생긴)을 찾을수없을것같아 침대에 쓰러져 통곡하고(p.261), 이제 자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었는데도 삐딱한 낯짝의 사랑(p.316)을 선택하는 그런 사람.
삶에 이토록 정렬적이라니...마리나 이사람아.

아 나랑 너무 멀어서, 그렇지만 너무나 그러고 싶어서 마음이복잡하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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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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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부분은 가끔씩 다시 읽는데 이덕무의 사소절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읽게된다. 고등학교시절 ‘이덕무- 사소절‘ 이렇게 감흥없이 수많은 암기거리중의 하나에 불과했던것을 김연수작가는 읽을때마다 뭉클하게 만들어주었다.

이번에 다시 보다 새롭게 다가온 구절은,

< 사실은 지금도 나는 뭔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이상하기만 하다.
그 모든 것들은 곧 사라질텐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p.191

< 봄빛이 짙어지면 이슬이 무거워 지는구나. 그렇구나.
이슬이 무거워 난초 이파리 지그시 고개를 수그리는구나.
누구도 그걸 막을 사람은 없구나.
삶이란 그런것이구나.
그래서 어른들은 돌아가시고 아이들은 자라는구나. 울어도 좋고, 서러워해도 좋지만,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해서는 안되는게 삶이로구나. > p.242


어느새 나이 한 살을 더먹었는데..
어제와 오늘이 큰 차이가 없는 나 자신은 잘 못느끼지만,
아이들은 할 줄 아는 것, 표현해 낼수 있는 것들이 눈에 띄게 보여 그럴때마다 시간이 가는구나 싶다. 아이들은 이렇게 매일매일 성장하는데 나는 얼마나 성숙했나 고민도 해보게 되고..
아이들 만4세 까지는 의무로만 가득찬 하루하루로 익사직전에야 가까스로 살아 나온..그런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제야 아이들의 유년시절이 내삶에 어떤 시간들일지 생각해 본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 그 밖에서야 그순간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것 같아 즐거울때마다 ‘아 지금이 바로 행복한 순간이구나‘ 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기억에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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