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작가의 소설중에 제일 좋아하는 작품.같이 주는 컵도 이상하게 다른컵보다 더 매끄럽게 느껴져 맥주 한 캔을 굳이 따라 마신다.흩어져 있던 좋은 작품들이 한데 묶여 책장에 꽂혀 내 것이 되니 오늘 나는 더 바랄게 없다.
하...이래서 과학이 필요하다.이 책을 이제보다니..속상하다.<세상은 그 누군가의 계획과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인간은 더 똑똑해지기 위해 살아온 것도 아니다. 물리적 법칙과 화학 반응들에 의해 발생한 것이 우주고, 생명이고, 인간이다. 그 과정에는 어떤 목적도 이유도 없다. 인간은 수천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시계보다 복잡한 존재지만, 이 복잡성 자체가 초 자연적인 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p.46
엄마가 된 만 6년 동안 ‘나 이런사람 아니었는데......‘ 이 생각을 참 많이 한것같다. 엄마라는 역할이일시에 <나> 라는 인간을 깨부쉈다가 아이의 시간에 맞춰 천천히 조금씩 부서진 조각들을 주워<완전히 다른 나>를 만들어가는것이라는걸 알아가고있다.엘레나 페란테는 부서진 잔해를 철저히 들여다보고 길을 찾아 헤매보라고 말하는것같다.
중산층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 오로지 결혼(남편)에 달려있으니, 통제할수 없는 변수가 생길까 늘 불안함을 달고사는 1920년대 흑인 중산층 여성의 삶. 2020년대의 대한민국 여성인 나는 여기서 벗어났나.간만에 다시한번 순수한 자립에 대해 생각해 본다. 몰입감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