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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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철학책을 통해 에피쿠로스 철학에 대한 간략한 이해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는 단순히 육체의 말초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단편적 지식을 넘어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이 제격입니다.

1권에 에피쿠로스의 생애가 묘사되어 있는데, 그는 플라톤이 죽은 지 일곱 번째 해에 태어나 72살에 방광 결석으로 죽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에피쿠로스에 대한 비방과 모함이 엄청났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스토아 철학자들의 모함이 아주 거칠었습니다. 그렇지만 에피쿠로스를 존경하는 자들이 그를 찾아왔고, 그는 정원에서 그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에피쿠로스에게는 모든 사람에 대한 인간애가 있었다”(p. 20)라는 기록이 있군요. 4권의 현자론은 에피쿠로스 학파가 무엇을 추구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현자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애에 빠지지 않고, 술에 취해 어리석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현자는 재산과 미래를 계획하고 조국을 사랑하며 돈 때문에 친구를 버리지 않습니다. 디오게네스 라이에르티오스<현자론>을 읽으면, 에피쿠로스가 스토아 철학자들의 비방처럼 불량한(?) 쾌락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5,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낸 서신에서 에피쿠로스의 훌륭한 가르침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는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에 죽음은 우리에게 오지 않고, 죽음이 우리에게 왔을 때는 우리가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이나 내세, 영혼의 불멸을 믿지 않는 자에게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는 젊은이에게 잘살라고 충고하고 늙은이에게 잘 죽으라고 충고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잘사는 것이 곧, 잘 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추구한 것은 쾌락(행복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이며, 그것은 몸의 건강과 평정심을 유지함으로 얻을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족할 수 있어야 하며, 소박한 음식에 길들여지는 것이 좋다고 충고합니다. 에피쿠로스에게 있어서 최고의 선은 사려 깊음입니다.

이 책은 에피쿠로스의 여러 작품과 그와 관련된 가르침을 보여주는 책들(6, 주요 가르침; 7, 에피쿠로스 어록; 8권 에피쿠로스 저작들의 단편)을 성실하게 번역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중복되는 내용도 많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맨 뒤편에 실린 역자 박문제의 해제에피쿠로스 연보는 에피쿠로스와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에피쿠로스의 원작을 만나보시죠. 즐거운 독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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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일본 여행회화 365 - 무조건 따라하면 통하는 일상생활 여행회화
이원준 엮음 / 탑메이드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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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 또는 여행으로 전 세계 많은 나라를 다녀봤지만,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일본은 가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여러 나라 언어도 접하고 배워도 보았는데, 일본어는 좀처럼 가까이할 기회가 없었네요. 이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 풍토병으로 자리를 잡으면,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그러면 제일 먼저 일본을 여행하고 싶습니다.

인터넷에서 히라가나카타카나를 다운로드 받고, 동영상으로 발음을 들어가며 연습에 또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간단한 회화를 익혀봅니다. 언어를 혼자 연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일본어는 우리말과 어순도 같고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는 친숙한 단어들도 많아 그런대로 해볼 만합니다. 그러나 체계적으로 일본어를 익히려면 아무래도 특정 교재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이 책, <일상생활 일본 여행 회화 365>을 만났습니다. ! 꽤 잘 만들어진 회화 교재입니다. 특히 나같이 일본 여행을 꿈꾸는 초보자에게는 매우 유용해 보입니다. 현지 관광지의 푯말과 식당에서의 메뉴라도 제대로 읽고, 아주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기만 할 수 있다면 나로서는 대만족입니다.

이 책은 제일 먼저 일본 대표 관광지를 소개해 주면서, 독자에게 일본어를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합니다. 도교 타워, 하코네와 후지산, 오사카, 벳푸의 온천, 큐슈의 나가사키와 아소산, 유후인의 온천, 겐로쿠엔 정원, 등등. 가보고 싶은 데가 너무 많네요. 이어서 기본 회화 표현을 소개하고, Part1에서는 일본어의 기초인 히라가나와 카타카나, 그리고 발음을 도표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여행에 필요한 인사, 감사, 대답, 긴급 상황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을 알려줍니다. 날짜, 요일, , 숫자, 등도 일목요연하게 제시합니다. 썩 마음에 듭니다. Part1만이라고 철저히 익히면 나 같은 초보자도 일본 여행을 하는데 두렵지는 않겠다 싶습니다.

Part2부터 마지막 Part7까지는 출입국, 숙박, 식사, 교통, 관광, 쇼핑에 필요한 회화를 알려줍니다. Part8에서는 전화나 우편을 이용할 때 쓸 수 있는 표현들을 소개하는데,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누가 국제전화 콜렉트 콜을 사용하고 편지를 보냅니까? Part8에서 Part10까지는 거의 쓸 일이 없을 것 같네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은 시간이 꽤 필요합니다만, 여행을 기다리며 차근히 연습해봅니다. Part1만이라고 확실하게 익히고 통역기를 사용한다면, 일본을 여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어의 일자도 모르는 분들, 이 책으로 도전해 보세요. 반석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MP3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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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
오드 고에민 지음, 안 로르 바루시코 그림, 손윤지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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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은 프랑스 고등학교 역사 선생인 오드 고에민과 그림 작가 로르 바루시코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재치 있게 설명한 백과사전과 같은 그림책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유익했습니다.

서론은 그리스 음류 시인들에 의한 신화의 형성과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에 의한 신과 영웅들의 탄생을 설명합니다. 이때는 신화가 종교의 역할을 했을 때입니다. 이후 세 명의 위대한 그리스 비극 작가인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에 의해 신화 속 인물의 서사가 발전되었고, 이러한 그리스 신화들은 베르길리우스와 오비디우스 등에 의해 로마 신화로 계승되었습니다. 이로써 신화가 종교를 넘어 역사와 보편적인 교육의 자료가 된 것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탄생과 발전과 전승을 정리하고 연표로 제시한 것과 혼란스러운 신들의 계보신화 속의 영웅들의 계보도를 제시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주 깔끔하고 탁월한 정리입니다.

본론에서는 올림포스산의 열두 신과 티탄족, 신화 속 연인들과 영웅과 괴물들, 그리고 신화 속 비운의 인물들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먼저는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이 소개되고 각 신과 인물들이 친근감 있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 을 찾으라라는 제목으로 묶여있는 박스 안에는 오늘날의 문학작품이나 문화 속에 신화 속 신들이나 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제우스를 닮은 마크롱, 과학과 디즈니 속의 포세이돈, 바티칸의 아폴론과 달 탐사선 아폴론, 시리얼과 곡물의 여신 케레스(데메테르), 지리학 속 아틀라스, 에우로페와 유로화, 페르세우스와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메두사와 베르사체 로고, 미다스와 자동차 수리업체, 등등. 오늘날 문화와 문명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심심풀이 땅콩처럼 읽다가 많은 인문학적 지식을 얻게 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가 신들의 계보가 헷갈리거나 인물들이 혼동될 때 이 책을 참고하면 좋을 듯합니다. 내 책장에 꽂아두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 때 가끔 들추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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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약간의 너그러움 - 오래되고 켜켜이 쌓인 마음 쓰레기 치우는 법
손정연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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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이런 질문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나에게 너그러운가? 나에게는 너그러우면서 남에게는 인색하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해답도 얻었습니다. ‘나에게 너그럽다는 것은 결코 자기중심적이 되라는 충고가 아닙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차리라는 것이죠.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 알아차려야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장은 내 몸과 마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아차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우리 몸은 신호를 보냅니다. 이 신호는 나의 감정과 생각과 욕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데, 종종 우리는 그 신호를 애써 무시합니다. 그러지 말고 잠시 고요에 머물며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충고합니다. 감정은 억누르면 숨는 것일 뿐 사라지지 않으니, 부정적 감정까지도 알아차려야 합니다. 힘들고 화가 날 때 그 감정을 통해 나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내 삶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환경들을 낯선 것처럼바라보는 것도 알아차림을 위한 좋은 시도일 것입니다.

2장은 너그러움을 방해하는 6가지 접촉경계혼란을 설명합니다. ‘내사, 투사, 융합, 반전, 자의식, 편향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6가지 요소를 조금씩은 다 가지고 있겠지만, 나에게는 내사’, ‘자의식의 요소가 가장 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까 지나치게 염려하며 소심하게 산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습니다.

3장은 나에게 가장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자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 위해 산책을 추천합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것에 집중하며, 마음에 떠오르는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라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이는 일종의 마음 챙김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감정은 삶의 나침반과 같은 것이니, 어떤 감정도 좋고 나쁨으로 구분하지 말고 알아차려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그렇게 날것의 감정에 접촉하고 그 감정이 하는 에 집중할 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서로 간의 간격을 유지하고 서로의 경계(boundary)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또 내 안에 두 마음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갈등을 회피하거나 도망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을 지지(surpport)하고 수용해야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치 아름다운 곳을 여행한 것 같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이 오래 가슴에 남습니다. 사는 게 힘들다고 느껴지는 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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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과학 - 맛이라는 세계의 경이로움을 파헤치다!
밥 홈즈 지음, 원광우 옮김, 정재훈 감수 / 처음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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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 애호가로서 커피에 대해서 꽤 많은 것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커피 한 잔에도 다양한 맛과 향이 있습니다. 쓴맛, 단맛, 신맛, 짠맛, 감칠맛뿐 아니라, 원두를 분쇄할 때 코끝에 와 닿는 향, 물을 부을 때 맡아지는 향, 입 안에 퍼지는 향, 그 후의 여운, 등을 느끼며 커피를 내리고 마십니다. 그리고 커피의 바디감과 모든 과정에서 느끼는 밸런스까지 커피의 향미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커피 외에 음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세부적으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보통은 그냥 맛있다, 맛없다, 쓰다, 맵다, 달다, 밍밍하다, 자극적이다, 등으로 말합니다. 그리고 정도의 차이에 따라 앞에다 너무라는 수식어만 붙여 두리뭉실하게 표현하곤 합니다.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해서는 많은 말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음식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딱 하나 관심의 차이가 아닐까요? <맛의 과학>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었습니다.

<맛의 과학>맛의 세계에 관한 흥미로운 설명이 가득합니다. 향미는 맛과 냄새 그 이상의 것을 포함하고 있는데, 미각, 후각, 촉각, 청각, 시각이라는 오감이 나름의 역할을 감당합니다. 또 음식을 어떤 무게와 색깔의 그릇에 내놓느냐에 따라 향미에 영향을 미칩니다. 심지어 배경음악이나 테이블 등 음식을 먹는 환경에 따라서도 맛은 달라질 것입니다. 더 나아가 유전적 기질, 살아오면서 겪었던 음식 경험, 삶의 문화권에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맛의 세계에 살아갑니다. 이 책 Part1에서 Part3까지는 미각, 후각, 식감에 대해 과학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Part4에는 우리 머리의 전두피질(OFC)에서 맛, 냄새, 질감, 장면, 소리 모두를 뜨개질해 맛 지각이라는 공통의 천을 만들어낸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 줍니다. Part5에서는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적 재료 MSG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Part7Part8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요리사가 요리에 맛을 더하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향기 분자를 추출하고 농축하는 것, 둘째, 요리 그 자체에 열을 가하는 것, 그리고 셋째, 발효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요리할 때, 재료에 따라 세 가지 방법 중 무엇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먹기 위해 사는 것일까요? 살기 위해 먹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둘 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맛에 대해 배울 때 우리의 삶은 더 풍부해질 것입니다. 이 책은 누구나 맛을 평가하는 능력이 나아질 수 있으니 좀 더 맛 경험에 집중해 보라고 우리를 맛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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