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쓴 그의 댓글들이 곧 그의 시가 되었다.

이름이 제페토.

필명이나 혹은 닉네임이었을 것이다.

역시 이 시집에도 실명은 없다.

 

우리나라 문학계는 문단이란 거대한 테두리 속에 있는데,

이 시집은 문단하고는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시집이다.

 

시집의 형식도 일반적인 등단이나 추천한 시인의 시집은 아니다.

 

그저 인터넷에 올라오는 많은 소식에 달린 그의 댓글은 시적으로 쓰여 졌다.

 

시의 형식이든 아니든 그의 글은 시와는 관계있던, 없던간 울림이 크다.

 

느껴지는 시란 무엇인가.

 

나는 소위 등단했다던가 국문학을 전공했다던가 혹은,

이런 저런 문학판의 스펙에 대한 활동은 거의 모른다.

또한 굳이 알아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러나 문학을 몰라도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내 삶의 일종의 감정의 구색을 갗추는 일이다.

 

그렇하듯이, 시집 하나 못읽고 살면 사는 게 아닌거 같아서다.

 

시가 절박하게 느껴지는 그 덩어리가 만져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주문했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모기에 물렸는데 시적인 표현은 " (그 감각을 느끼며) 내가 이 여름에 살아 있구나" 라고 했단다.

메타포의 정수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유의 발상이 놀랍다.

 

이 책은 일본 에도시대인가 선시를 쓴 고바야시 잇사의 시를

한글로 번역한 시집이다.

잇사의 어릴 시절의 불운과 방랑을 찾다보니 주문하게 된 책.

 

또 어떤 감동을 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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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8-23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분 댓글시가 시집으로 나왔군요. 반갑네요.

yureka01 2016-08-23 13:59   좋아요 2 | URL
등단 시인은 아니겟지요.그런데 참 궁금하더군요....만져지는 시가 이런거구나 싶었습니다.

cyrus 2016-08-23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모노가타리를 읽은 이후로 와카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하이쿠를 읽는 날이 오게 될 것 같습니다. ^^

yureka01 2016-08-23 14:01   좋아요 0 | URL
짧은 구절에 쏟아 있는 봉우리 같다고나 할까요....꼭 읽어 내시길.^^.

오거서 2016-08-23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책 하나 더 알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
어이쿠 둘이군요… ^^;;

yureka01 2016-08-23 16:1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시인되고 싶어서 시를 읽지는 않아도, 절절한 감동이 필요할 때 시집을 찾게 되더라구요..

초딩 2016-08-23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좋네요 :-) 그 기인함이

yureka01 2016-08-24 09:13   좋아요 0 | URL
저도 감사합니다!~~^^..

2016-08-23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4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5 0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5 08: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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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7 2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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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8 23: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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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9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08-23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페토의 댓글 기사 난 적이 있어 그 때 알게 된 작가에요. 이 참에 책으로 나왔군요. 근데 좀 싸게 내 놓지. 한 칠팔천원 정도.... 만원대면 좀 쎄네요. 유레카님 글 보고 잠깐 검색했더니...

yureka01 2016-08-24 09:13   좋아요 1 | URL
그나마 책이 제일 싼 예술 아니겠습니까..
영화 한편보는 것도 딱 이 가격이더라구요..

강옥 2016-08-24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등단, 별거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지요.)
문단에 이름 걸어놨다고 우쭐대는 사람치고 글 제대로 쓰는 사람 없던데요.
`내가 이 여름에 살아있구나~
하이쿠의 진수네요 ㅎ

yureka01 2016-08-24 09:50   좋아요 1 | URL
등단하고 작품활동 전혀 없는 분들도 있겠다 싶어요..ㅎㅎㅎ
등단보다 등산이 좋더라구요 ㅋㅋㅋ^^..

네 하이쿠..아이구..라는 발상이 멋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