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낸 시인에게 문자 메세지로 "이게 시냐?" 라는
도발적인 단문을 누군가 보냈던 모양이다.
시인은 버럭했을 텐데,
욕이라도 퍼질렀을 법도 했을텐데,
문자를 지우고 삭혔다고 한다.
가끔 나도 그런 비슷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게 사진이냐? 라고 했을 때, 나도 "그래, 씨발놈아..사진이다."라고 하지는 못했다.
이게 뭐냐고 따지는 사람에게 굳이 기를 쓰고 방어막을 친다한들,
그러면 그렇고 아니면 아닌 갑다라고 말 뿐이지.
' 아, 네, 그러셨어요?' 사진이 사진답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만다.
기면 긴거로 보면 그만이고, 아니면 아닌대로 말면 그만일텐데
꼬투리 잡을려면 우주 만물이 전부가 꼬투리 잡을 것으로 보일 뿐이거든.
하기야, 나야 워낙 쥐뿔도 내세울 것도 없고 그저 얄팍하니 설레발로 놀고 자빠진 수준이지만,
그래도 시인은 나름대로 등단도 하고 십 년 단위로 시집을 낸 중견인데,
이것도 시냐? 라고 반문 했을 때, 아주 깊은 내상이 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삭히고 말았다.
그럼 자존심은 죽어가도 스스로의 자존감은 죽지 말아야제....
나 같으면,
"씨발럼아,
문자질 하지 말고....
니는 시도 조오또 좀 아냐?
그럼 너도 시 좀 보여라.
지랄 말고 꺼져."
라고 해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