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낸 시인에게 문자 메세지로 "이게 시냐?" 라는

도발적인 단문을 누군가 보냈던 모양이다.

 

시인은 버럭했을 텐데,

욕이라도 퍼질렀을 법도 했을텐데,

문자를 지우고 삭혔다고 한다.

 

가끔 나도 그런 비슷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게 사진이냐? 라고 했을 때, 나도 "그래, 씨발놈아..사진이다."라고 하지는 못했다.

 

이게 뭐냐고 따지는 사람에게 굳이 기를 쓰고 방어막을 친다한들,

그러면 그렇고 아니면 아닌 갑다라고 말 뿐이지.

' 아, 네, 그러셨어요?' 사진이 사진답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만다.

기면 긴거로 보면 그만이고, 아니면 아닌대로 말면 그만일텐데

꼬투리 잡을려면 우주 만물이 전부가 꼬투리 잡을 것으로 보일 뿐이거든.

 

하기야, 나야 워낙 쥐뿔도 내세울 것도 없고 그저 얄팍하니 설레발로 놀고 자빠진 수준이지만,

그래도 시인은 나름대로 등단도 하고 십 년 단위로 시집을 낸 중견인데,

이것도 시냐? 라고 반문 했을 때, 아주 깊은 내상이 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삭히고 말았다.

 

그럼 자존심은 죽어가도 스스로의 자존감은 죽지 말아야제....

 

나 같으면,

 

"씨발럼아, 

문자질 하지 말고....

니는 시도 조오또 좀 아냐?

그럼 너도 시 좀 보여라.

지랄 말고 꺼져."

라고 해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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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7-15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씨~~~ 읽는데 왠지 스트레스가 풀리는듯하네요.
말을 뱉어 상대방에게 전해버리는 것 보다
가지고 있을 때가 더 위력적인 것 같습니다.

yureka01 2016-07-15 14:56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이것도 사진이냐? 그런 저주스런 소리 몇번 들었습니다만,
이정도 배짱없이는 소위 발표라는 것을 못하거든요...

누구든 지적 다 할 수 있고 받아줄 배짱은 가져야 됩니다 .ㅋㅋㅋ

마립간 2016-07-15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민정 시인이나 yureka01 님 모두 마음 상하는 일에

저는 살짝 미소를 머금고 한 수 배우면서 자신을 다잡고 갑니다.^^

yureka01 2016-07-15 14:57   좋아요 2 | URL
아 뭐 .우주같은 마음으로
저수지에 돌하나 던졌다고 울렁거릴 수야 없죠.....

이런 모욕정도는 감수하야할 배포는 가졌야 ˝˝발표˝˝라는 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그럼 글도 못쓰고 책도 못내고 사진도 못찍죠..ㅋ

오거서 2016-07-15 15:12   좋아요 2 | URL
누구든 지적하는 것은 참 쉽죠. 그에 비하면 지적질 하면서도 당하면 받아주는 것이 얼마나 어렵던지. 정말 베짱과 관대함이 무한대여야 합니다.
시인이나 유레카 님은 남다르군요. 우주 같은 마음에 감탄 하나 던져 봅니다. ^^

yureka01 2016-07-15 15:27   좋아요 2 | URL
네..장기판 훈수야 선수급이고 보면,
지적은 누구나 다 객관적으로도 잘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할려면, 아주 어려운 것이 많거든요.
특히 창작적 요소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니까요.

따지는 거는 아주 잘하는 사람도 멍석 펴놓고
놀아 보라면 놀지 못하는 비겁자가 더러 있으니까요.

2016-07-15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5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5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5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5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6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0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0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7-15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와 시인을 대놓고 무시하고, 천대하는 나라가 한국 말고 또 있을까요? ㅠㅠ

yureka01 2016-07-15 16:27   좋아요 1 | URL
어~~없지 싶어요 ㄷㄷㄷㄷㄷㄷ아놔..ㅠㅠ

qualia 2016-07-15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시냐, 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게 시다 이 X발놈아, 이러고 싶었지만 문자 삭제하고 말아버렸다. [···]

→ 저는 이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미 저런 문자 혹은 댓글로 저 시인 또한 언어에 대한 테러를 저질렀다고 봅니다. 자칭 시인이라는데 참, 그거 듣기 민망스럽네요. 저 문자가 초광속으로 우주로까지 번져나간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일까요? 백인백색 사람들 정신/마음에 가서 박힐 텐데... 거기까지는 의식이 미치지 못하는 ‘짧고 얕은’ 시인인 것 같습니다. 이미 자기 마음 속에 상스런 욕을 실컷 내뱉어놓고, 그걸 또 백주대낮에 문자로까지 노출시키고, 할 건 다하고, 시인이라는 타이틀은 자기 이름 석 자에서 떼어내버리지 않고/못하고... 정말 안타깝네요.

yureka01 2016-07-15 16:56   좋아요 2 | URL
시인도 시인이기 이전에 감정 가진 인간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기야 시집 하나 내는 게 얼마나 자신을 탁마했을까 라는 노고에
먼저 축하라도 주는 게 예의는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다음에 시집에 대한 평가는 차후에 라도 늦지 않으니까요.


22c 2016-07-15 17:55   좋아요 2 | URL
qualia님 덧글 보다가 오늘 모처럼 빵터지고 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yureka01 2016-07-15 18:07   좋아요 2 | URL
관점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거든요....

오늘 빵 텨지셨다니 빵 드셔도 좋을듯합니다.~^^.

qualia 2016-07-15 18:34   좋아요 1 | URL
야~ 이거 기분 좋으네요ㅋㅋㅋㅋㅋㅋ
제 댓글이 남들을 빵터지게 해줄수 있다니 기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딴에는 제가 넘 썰렁한 댓글만 날린다고 생각해서 그게 늘 맘에 걸렸었는데~
감사하구요~ 빵 많이 드세요~ ^^

qualia 2016-07-16 00:15   좋아요 1 | URL
yureka01 님, 그렇죠. 관점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는 것이죠.
이 점에 대해서는 yureka01 님 의견에 얼마든지 동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고요. 좋은 사진도 많이 올려주세요~

yureka01 2016-07-16 00:45   좋아요 2 | URL
아마 어떤 작품이든지 시인 자신이 자신의 시집에 있어서 제일 잘 알거예요.
아무리 완성도 높은 시집이라 할지라도 시인 당신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니까,
간혹 울고 싶은데 뺨때리면 더 울게 되거든요...ㅎㅎㅎㅎ
그래서 버럭할수도 있고....

여러 예술가들 중에서 시를 짓는 사람을 시가라고 부르지 않고 시인~이라고 했을까...
소설가..음악가,,사진가,,화가..다 가家라고 붙이는데 유독 시인만큼은 인人를 붙이는 걸보고,
시라는게 보통 예술과는 조금 차원이 다르겠구나..라는 걸 느끼겠더군요.

인간의 감정, 더 나아가 솔찍한 감성에 더욱 집약하는 사람이라서
시인이라 했나..그런 거..말이죠..ㅎㅎㅎ

좋은 의견 감사드리고 깊어가는 초여름 답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