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에 이어 다른 책을 또 볼까하는 생각이 든것은 "교고쿠도의 헌책방"때문이기도 했다. 교고쿠도의 취미가 늘어남에 따라 책들이 방안에서 퍼져나가 헌책방을 이루었다는 서술로 시작하는 종전후의 일본의 고서점의 분위기와 항상 팔아야할 "상품"을 읽고 있는 헌책방 주인 쿄고쿠도가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이 생각난 것은 몇 년전 웬만해서는 절대 안가는 신촌까지 나를 찾아가게끔 했던 전설의 헌책방 <숨책>이었다. 신촌 전철역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다시 내려서 기찻길을 지나 기찻길옆에 줄줄이 늘어서있는 술집 안쪽으로 깊게 자리잡은 재래시장 골목을 타고 넘어가서 그 안쪽 구석에 있는 헌책방을 찾아내기까지는 2시간은 족히 걸렸다. 해는 거의 지고 있었고 어둑해지는 초저녁 문을 열고 들어간 가게안에는 주인아저씨가 무료로 제공하는 인스턴트 믹스 커피의 향이 가득했고 헌책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있고 -추리소설칸은 따로 정리되어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 한쪽구석은 원서로 따로 또 가득 차 있었다. 절판된 추리소설 문집이 통째로 들어왔다는 소식에 헐레벌떡 달려갔지만 당연히 나보다 발빠른 분들이 이미 거의다 채가버린 상태라 소득은 거의 없었지만 그날 혼자서 걸었던 낮설고 긴 거리와 커피향과 따끈하고 달짝했던 커피맛만은 그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