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테마명작관 3
니콜라이 고골 외 지음, 강완구 엮음, 고일 외 옮김 / 에디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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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레부르크는 마치 이 도시에 그가 전혀 존재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변함없이 그대로였소. 아무에게서도 보호받지 못햇고, 아무에게도 소중하지 않았으며,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파리 한 마리라도 침에 꽂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어떤 것도 놓치지 않는 자연 관찰자조차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존재, 공손하게 관청식 조롱을 참고 아무런 눈에 띄는 행위도 없이 무덤으로 간 존재, 비록
삶의 끝자락에서 외투의 모습을 한 밝은 손님이 순간적으로 그의 삶을 생기롭게 하긴 했으나 불과 며칠 만에 커다란 불행이 닥쳤던 거외다.
-97쪽

우리는 거의 완벽하게 행복할 수 있었는데.... 아, 이 시기는 슬프고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모든 것이 함께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도 그것에 대해서 기억을 하면 슬프면서도 기쁘다. 추억은 기쁘건 마음이 아프건 항상 괴로운 것이다. 최소한 나한테는 그렇다. 그리고 괴로움은 달콤함이다. 추억은 마치 폭염 후의 습기 많은 저녁에 이슬이 말라 버린 가엾은 꽃들에게 신선함을 주며 꽃들을 소생시키듯 무겁고, 아프고, 가라앉고, 슬픈 마음에 신선함을 주고 생기를 불어넣는다.-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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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테마명작관 3
니콜라이 고골 외 지음, 강완구 엮음, 고일 외 옮김 / 에디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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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책에는 총5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외투>와<역참지기>는 언제인가 곁두리로 다른 책에서 한번 읽은 적이 있던 글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또 새롭다. 5편 모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러시아 작가들의 글이다. 사회적 강자가 있다면 당연히 사회적 약자도 있는 법. 하지만, 마음이 아프다. 사소한 일들 하나에도 마음이 약해지고, 그것으로 죽음까지 가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가 마음 언저리를 쿡쿡 찌른다.

카람진 <가엾은 리자>
꽃파는 가난한 처녀 리자는 귀족청년 에라스트와 사랑에 빠진다. 순결을 바치고 버림받게 되는 리자. 강에 빠져 자살을 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그녀의 어머니 또한 죽는다.

푸슈킨 <역참지기>
경기병 대위에게 납치된 딸을 찾아 나선 역참지기의 운명.. 술로 세월을 보내다 결국엔 죽게 된다. 딸은 잘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고골 <외투>
한 하급관리가 너무도 허름한 외투를 두고 드디어 새로운 외투를 만들어 입게 되었다. 새로운 외투를 장만하기 위한 고군분투. 하지만 외투를 위한 축하파티에 참석후 그날밤 자정을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외투를 도둑맞게 되고, 그 일로 죽음까지 이르게 된다. 상실감으로....

체호프 <관리의 죽음>
오페라를 관람하다 한 하급관리가 재채기를 했고 앞자리에 앉은 높은 장관에게 피해가 갔다. 장관은 개의치 않았지만, 이 하급관리는 수차례 사과를 한것도 모자라, 그를 방문해 그날 일을 사과했지만, 장관에게 면박당하고 귀가한 그는 그날 죽음을 맞이한다.

도스토옙스키 <가난한 사람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주고받는 편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된다. 가난한 하급관리. 그리고 먼 친척뻘되는 가난한 처녀. 남자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녀를 보살피고. 또 때로는 그녀가 그를 보살피기도 하지만, 처녀는 결국 돈 많은 사업가와 결혼하게 되고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집을 사놓고서 아직 한 권도 펼쳐보지 않은 나는 처음 접하는 그. 대문호의 소설을 이 책에서 먼저 만났다. <가난한 사람들>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들 때문에 그의 책은 접근하기 어려울 꺼라며, 뒤로 뒤로 미루고 있는 나에게 <가난한 사람들>의 이 단편소설은 '아!!' 라고 소리치게 만들었다. 더 의미있었던 것은 이 <가난한 사람들>속의 이야기에 <역참지기>와 <외투>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이 이 책을 또 엮어놓게 만들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5편의 이야기들. 사회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한번 푹 빠져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읽고 또 읽어보아도 지루함을 주지 않을 것 같은 깊이가 있는 책들. 추천해본다. 테마명작관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나머지 시리즈 다 소장하고 싶어졌다.. 헉...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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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 탈출
피에르 불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8월
품절


8월달에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이라는 영화를 메가박스에서 봤었다. 인간의 탐욕과 침팬치들의 반란을 그린 영화였는데, 상당히 신선했었고 아직까지 한 장면, 한 장면들이 기억에 생생히 남는 영화이다. <혹성탈출> 이 책을 받았을때, 영화와 같은 제목과 표지 사진의 침팬지 그림이 그 영화의 원작일꺼라는 생각에 몹시도 반가웠고, 아껴두었다가 그제서야 꺼내들어 읽기 시작한 책이다. 영화만큼의 생생한 기쁨을 안겨줄까? 라는 즐거움을 가지고 첫장을 넘겼는데... 어라? 왠 우주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영화와는 다른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그 영화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놀라기 까지 할 것이다.

영화속에서의 침팬지는(아니다.. 고릴라였던가?) 인간의 연구에 의해 언어를 할수 있게 되고, 인간만큼이나 진화된 생각을 가질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여 반란을 이루고, 숲속으로 간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떤가? 지구에서 떠난 3명의 연구자(주인공1명은기자임)들은 지구와 비슷한 곳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서 1명은 침팬치들로부터 죽임을 당하고 1명은 동물원 우리에 갖히게 되며, 마지막 기자인 윌리스는 침팬치들에게 포로로 끌려가게 된다. 그러니까.. 영화와 완전 반대의 스토리인 것이다. 영화속 인간은 책 속 침팬지가 되고, 영화속 침팬지는 책 속 인간인 것이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그곳에서 인간은 침팬지들처럼 유인원과 같았다. 그와 반대로 침팬지들은 도시를 세우고 인간처럼 옷을 입었으며 지능을 가지며 연구하고 그 연구를 인간들로 하고 있었다. 지구에서 인간들이 침팬지들을 가지고 연구하는 것처럼. 포로로 끌려간 윌리스는 침팬지들에게 다른 끌려온 인간 포로들과는 다른 지능이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부분에서 정말 놀랐던 것이. 인간과 침팬지가 바꼈음에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었다.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하면서도 참으로 이상했다는..

윌리스는 그렇게 자신의 지능을 보여주었고, 영화속에서 인간들이 놀라운 능력을 가진 침팬지를 보고 경악한 것처럼, 침팬지들 자신들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구사하게 된 윌리스를 보고 경악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인간 포로들과는 다른 대우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놀라운 점은 지구와 비슷한 대기 환경을 가진 그곳도 원래는 인간이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점점 퇴하하게 되고 그 자리를 침팬지가 지배하게 된다. 꼭 영화의 마지막이 보여주는 것처럼... 윌리스는 지라연구원(침팬지임)의 도움으로 그곳을 떠나 지구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은. 몇백년 후 도착한 지구가... 떠나온 그곳과 같게 변한 것이다. 인간들은 퇴화하고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가 점령하고 지배하는 곳. 지구는 그렇게 변했다. 충격적인 책이었는데, 왠지 그렇게 충격적이지만은 않았던 책이 나를 더 놀라게 만들었다. 영화보다 더 집중하며 읽게 된 책.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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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 탈출
피에르 불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8월
품절


유인원들에게도 전기, 공업, 자동차, 비행기가 있었다. 하지만 우주 정복과 관련해서는 겨우 인공위성을 발사했을 뿐이었다. 무한대와 무한소에 대한 지식 역시 우리보다 못했다. 그러나 소로르의 발전이 더딘 것은 어쩌면 단순히 우연일 뿐인지도 몰랐다. 침팬지들이 보여주는 연구 정신과 열의를 고려했을 때 그들이 언젠가 우리를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그들은 아주 오랫동안, 지구보다 더 오랫동안 어두운 침체기를 겪었으나 최근부터 비약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것 같았다. 연구 방향은 주로 생물학, 특히 인간을 실험 도구로 한 유인원 연구로 기울어져 있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몹시 굴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한편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인원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이 행성에는 어청난 수의 사람들이 있었다-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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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절판


어른이란 더 복잡해진 욕망에 시달려야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더 칭칭 감기고, 누군가를 사랑해도 사랑하지 않아도 외로운 존재임을 어린 시절에 알았다면 어른을 무척 동경하며 속을 덜 썩였을지도 모르겠다. 최초로 어른으로 산다는 것의 고단함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했을 때, 나는 길거리에서 나이 드신 분을 보면 다짜고짜 다가가 꾸벅 인사를 하고 싶었다. 주름지고 깔깔한 손을 감싸며, 진심으로 말을 건네고 싶었다. "어떻게 그 세월을 다 건너오셨어요? 정말 장하세요."-142쪽

어느 영화에서 그랬다. 마음이 아프다는 건 당신이 노력했다는 뜻이라고.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도 열심히 살아 보려고 애쓰는 과정의 하나였고 그 시절에서 얻은 힘도 적지 않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운명 가운데 하나가 열망의 크기만큼 주어지지 않은 재능을 붙들고 씨름하는 거라고 여길 만큼 막막하고 아득하기만 했다-149쪽

운명은 나도 모르는 무언가를 준비해 놓고 다만 내가 받아들일 그릇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내가 모르는 사랑이,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행복이 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지도. 그러고 보면 상실했다고, 어긋났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더 큰 만남을 위해 적당한 때 길을 비켜 준 것인지도 모른다. 더 배우라고, 그래서 더 성장하라고-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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